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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유족이 감동하는 '홍지동 박물관' 소장품

관리자

국내 근현대 미술 관련 자료 보고…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12월 20일 화가와 아카이브展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12월 20일 개최하는 '작가가 걸어온 길-화가와 아카이브'전 출품작인 이우환 화백이 선배인 이세득 화백에게 보낸 편지(사진 윗줄)와 제 1회 대한민국 미술전람회(국전) 대통령상 수상자인 류경채의 자필 이력서. /사진제공=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12월 20일 개최하는 '작가가 걸어온 길-화가와 아카이브'전 출품작인 이우환 화백이 선배인 이세득 화백에게 보낸 편지(사진 윗줄)와 제 1회 대한민국 미술전람회(국전) 대통령상 수상자인 류경채의 자필 이력서. /사진제공=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1. “저는 아직 남 앞에 자랑할 만한 작품은 없습니다마는 그렇다고 남도 아닌 자기 나라 선배들에게 기막힌 모욕을 당할 줄이야.”(이우환 화백, 1969년 4월 3일 선배인 고 이세득 화백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2. "1938~45 선만적 특선 조선교육회상, 일본국대판조일신문사상 수상. 선전 12회 부산전(특선 부산일보사상 수상) 등 출품. 46~50 제1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특선 대통령상 수상), 대한미협전(회원) 등 출품"(고 류경채 화백이 1965년 작성한 친필 이력서 중에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하 김달진박물관)은 국내 근현대 미술 관련 자료의 보고다. 김달진 관장이 수집해온 각종 미술 관련 자료는 주요 전시의 필수 요소가 됐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지난 8월에 연 천경자 1주기 추모전(‘바람은 불어도 좋다. 어차피 부는 바람이다’)에 김달진박물관 소장품을 전시했다. 고 천경자 화백이 표지를 그린 1954년 3월호 문예, ‘천경자 남태평양풍물시리즈전’ 엽서 등 관련 자료 25점이 이 박물관 소장품이다.


국제갤러리 주최로 지난 4월까지 벨기에에서 연 ‘단색화와 한국 추상미술’ 전에도 김달진박물관 소장품이 전시됐다. 1966년 고 권영우 작품전, 1962년 고 김환기 미술전, 1970년 박서보 유전질전 등 관련 자료 21점이다.

사진 왼쪽부터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의 대표 유물인 서경대전(書經大全), 조선아동화담(朝鮮兒童畵談), 서화협회회보(書畵協會會報) 창간호. /사진제공=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사진 왼쪽부터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의 대표 유물인 서경대전(書經大全), 조선아동화담(朝鮮兒童畵談), 서화협회회보(書畵協會會報) 창간호. /사진제공=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김달진박물관 소장품을 빼고는 국내 근현대 미술전이 가능하지 않을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달진박물관이 지난 2008년 개관 이후 ‘가장 사적인 기록물’을 선보이는 아카이브(기록물)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 명은 ‘작가가 걸어온 길-화가와 아카이브’다. 예술가의 친필편지, 이력서, 연하장, 방명록, 사진, 기록 문서들이다. 작가의 필적이나 생각을 엿볼 수 있고, 작가가 맺고 있던 인적 네트워크도 파악할 수 있다.

이우환 화백(80)이 33세에 고 이세득에게 보낸 편지는 일본 도쿄에 체류하던 중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우환은 선배 화가에게 고국의 작가들에게 외면당하는 처지에 슬픔을 토로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졸업장이나 상장, 이력서도 있다. 공문서는 미술계의 사건 진행 과정을 알 수 있게 한다.

원로 화가 김정이 고 장욱진을 그린 드로잉 작품. /사진제공=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원로 화가 김정이 고 장욱진을 그린 드로잉 작품. /사진제공=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인쇄물도 선보인다. 1949~1969년대 팸플릿으로 당시 전시 출품작을 상세히 수록했다. 김달진박물관 측은 팸플릿에 대해 “정기 간행물, 단행본의 표지 및 기사와 저서 등 전시와 더불어 작가가 일반 대중과 소통하는 중요 창구”라고 규정했다. 원로 화가 김정의 초상 드로잉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은 서경대전(書經大全·1717년), 조선아동화담(朝鮮兒童畵談·1891년) 등 고서적도 소장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관객보다 예술인의 가족들이 더 감사해 한다. 올해 홍지동 김달진박물관에 다녀간 거장의 유족이 방명록에 쓴 글에는 자신들도 미처 몰랐던 어머니나 아버지와 관련한 기록물을 수집한 김 관장에게 감사의 뜻이 그대로 드러난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처음 보는 아버지에 관한 자료를 보며…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고 유영국 화백의 차녀 유자야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이사) “관장님이 중학생 때부터 모으셨다는 어머니 관련 잡지 기사 등 이렇게 귀한 자료를 만날 줄 몰랐습니다.” (고 천경자 화백의 차녀인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

전시는 오는 12월 20일부터 내년 4월 29일까지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16.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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