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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 구태를 타파하라.

정준모

첨부파일 : 월미0708호미술시장,구태를타파하라.hwp


미술시장, 구태를 타파하라
정준모: (재) 고양문화재단 아람& 어울림 아트갤러리 전시감독

과잉 유동성
장마철 장대비처럼 어두운 소식들이 미술동네를 휩쓸다가 폭염처럼 뜨거운 소식이 교차하기도 한 7월 이었다. 이렇게 미술동네를 요동친 중심에는 미술계에서 드러난 한 개인의 불미스러운 일이 동인이 되기도 했으나 한편으로는 한국의 경제상황과도 맞물린 것이었다. 넘쳐나는 유동성은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만큼 유동성과잉으로 나타났다. 이런 유동성의 원인은 첫째 저금리 때문이다. 따라서 자금이 부동산, 증시로 떠돌면서 미술품에까지 이른 것이다. 두 번째는 기업의 투자 감소 때문이다. 천대기업의 사내보유율이 2002년 232%였으나 2006년 616%로 약 3배나 증가했다.

이런 유동성과잉에 힘입어 주식시장은 1980년 1월 4일을 100으로 놓고 시작한 주가지수가1989년 1,000고지를 넘긴 이래 18년 4개 월 만에 2,000선을 돌파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기업의 실적이 좋아서 주식에 자금이 몰린 것이 아니라 펀드라는 개미군단들이 가세한 주식형 펀드나 기관투자자들의 가세가 낳은 결과이다.
그래서 일부 신중론자들은 펀드자금의 동향이나 기억의 실적과는 관계없이 상승한 주가 그리고 미국경기,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향방 그리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는 국제유가가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 놓고 있다. 이렇게 주식시장을 비롯한 여타의 자본시장은 민관이 각기 데이터를 토대로 미래의 향방을 예측하는 자료를 내 놓고 있지만 단군 이래 최대 자금이 몰렸다는 미술시장의 경우 어떤 자료나 데이터 제시 없이 연일 미술품값이 상승하고 있다는 이야기 외에는 딱히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투자처를 찾는 유동자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일부자금이지만 당연히 미술동네에 유입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하겠다.
저축에서 투자로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자금의 운용방식은 저축도 아닌 저금이었다. ‘저축은 국력’이라는 구호가 아직도 생생하지만 가정의 여유자금도 이제는 더 이상을 저축상품을 선호하지 않는다. 조금은 리스크가 있지만 그 부담을 안고라도 투자의 형태로 바뀐 것이다. 이는 물론 저금리시대에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이겠지만 우리나라 가계자산이 1472조원(06년말 기준)에 이르며 이중 약 75%가 부동산에 잠겨있다고 보면 약 25%의 가계자산이 유동성을 갖는다 할 때 이중 일부 자금이 미술시장으로 편입되는 것은 당연한 일 일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그 유입속도가 빠르게 진전되고는 있지만 사실 그 금액은 우리 자산규모의 총량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것이다.
최근 새로운 자산운용방식으로 자리한 주식형 펀드 수탁고가 70조를 돌파했다고 하지만 미술시장의 규모는 이와 비교하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미술시장의 규모를 정확하게 계량할 수는 없지만 건축물 장식과 관련된 통칭 1%법에 의한 조형물 시장을 제외하면-이 시장은 국제 신도시, 행정도시, 혁신도시 등등의 개발프로젝트와 연결되어 건설시장의 규모와 비례하기 때문에 흔히 미술품이 유통되는 화랑이나 경매시장의 규모에 포함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표1. 주식형 펀드자산규모와 미술시장의 규모비교
구분2004년2005년2006년2006년 7월주식형 펀드자산8.5조26조46조70.3조증가율(04기준)100313541827미술품경매시장31억93억566억745억원증가율(04기준)10029310252403미술시장/주식형펀드0.003%0.035%1.23%1.06%

위 표에서도 확인 할 수 있지만 단순하게 여러 자산의 형태 중 주식형 펀드의 규모와 미술시장의 중추인 경매시장의 비율을 살펴보면 미술시장은 크게 잡아도 전체 자산운용규모의 1%에 가까스로 미치는 형편이다. 그러나 이렇게 규모가 작은 1% 시장에서 화랑과 경매사 그리고 인터넷 경매와 속칭 ‘나까마’에 이르기 까지 모두가 스스로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이전투구를 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이들은 서로가 서로의 약점을 들추어내고 근거 없는 루머와 소문으로 미술시장을 혼탁하게 이끌기도 한다. 게다가 제법 규모 있는 화랑들까지 미술시장의 건전화와 투명성 제고 그리고 신뢰도를 쌓아 15년 만에 다시 돌아온 미술시장의 훈풍을 지속시켜나가려 하기 보다는 남보다 많이 우선해서 훈풍을 맞아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술시장을 주도하는 화상들의 장기적이고 넓게 보는 시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07년 상반기-‘준비되지 않은’ 투자자들의 시장
07년 상반기 미술시장의 특징은 거래되는 미술품의 상한가가 상승했으며 특정인기작가의 작품이라 할지라도 작품의 질에 의해 가격의 차별성이 나타나는 바람직한 현상이 나타났다면 일부 특정작가들의 작품가격이 과거어느 때 보다 급등했다는 것은 추후 미술시장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났다.
올 상반기 미술시장의 규모를 양대 경매사의 낙찰가-사실 화랑이나 기타 옥션 또는 개인간의 거래금액을 정확하게 집계할 수 없는 것이 미술시장의 특징이며 이는 해외미술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면(표2)

표2. 07년 상반기 경매낙찰가 총액
구분경매사총출품작 낙찰작품낙찰률총 낙찰금액
(수수료제외)3월서울옥션31422170.06%123억K옥션16413481.70%95억소계47835573.22%216억5월서울옥션19315479.79%202억K옥션224 19486.22%118억소계41734883.45%320억7월서울옥션16414286.59%109억K 옥션20718790.34%100억소계37132988.68%209억총 계1266103281.52%745억
총 낙찰가가 06년 상반기 210억에 비해 약 3.54배가 증가하였으며 2006년 총 낙찰금액 392억원에 비해서도 이미 두 배(1.9배)가까이에 이르는 성장률을 보였다. 낙찰률도 지난해 평균 60.56%에 비해 1.35배 신장되었음을 보여준다. 또 지난해까지 1억 원 이상의 낙찰가를 보유하고 있는 인기 작가들 중 이대원, 이우환, 오지호, 김환기, 도상봉, 김창렬, 천경자, 박수근, 장욱진등의 경우 70%-4%까지 상승했으나 유영국의 경우 하락(-3%)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박수근과 장욱진의 경우 9%와 4%의 상승률을 기록함으로서 일단 향후 상승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표3) 인기 있는 작가지만 이렇게 상승폭이 크지 않은 경우는 미술시장의 규모 상 상한가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정도에서 약간의 변동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크게 오르거나 내릴 확률은 작아 보인다.
표3) 07년 상반기 주요작가가격상승률(전년 평균가 대비)
작가이대원이우환오지호김환기도상봉김창렬천경자박수근장욱진유영국상승률(%)7335221919191094-3
또 작품 낙찰가격을 살펴보면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인 약 24.5%정도 가격이 상승했으나 특별한 이유나 근거-여기서 근거란 비중 있는 미술관전시, 미술관 작품소장, 미술사적인 재평가, 작가나 작품에 대한 논문이나 비평문의 발표, 비엔날레등 정기적인 전시의 참여도, 아트페어에서의 실적 등등의 평가- 없이 몇몇 작가의 경우 작품가가 급등하는 이상현상이 나타났다.
흔히 말하는 물감을 많이 사용해서 마티에르가 두껍고 원색을 사용해서 화려한 그림 즉 미술시장 속어로 말하자면 ‘예쁜 그림’ 또는 ‘멋쟁이 그림’이 상종가를 내달리는 이런 현상은 투자에 목적을 둔 ‘준비되지 않은’ 신규 컬렉터들이 대거 미술시장에 유입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러한 행태의 미술품 투자는 미술시장에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을 할 공산이 크다. 게다가 자신의 미술품에 대한 이해부족은 조정기나 하락기에 대한 대처능력의 부족을 수반해서 스스로에게도 큰 손실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사전 조사나 연구 없이 미술시장에 들어와 흐름에 편승해서 작품을 확보했다가 큰 손실을 보는 경우 작전세력에 당했다거나 미술시장의 불투명성 때문에 실패했다고 불평을 늘어놓는 사람들을 종종 보아 왔지만 이는 준비 없이 미술시장에 들어와 풍문에 의존한 자신의 책임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할 것이다.
물론 이런 그림을 십여 점씩 경매에 올려 낙찰률만 높여 온 경매회사들의 행태도 바람직 한 것은 아니다. 미술시장을 선도해온 주자들답게 보다 담대하고 통 큰 전략과 건강한 미술시장을 위해 매 경매시 이익금의 10% 정도는 미술시장의 건전 활성화를 위해 투자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행동에 옮기라고 강력하게 주문한다.
또 이런 ‘준비되지 않은’ 애호가들에게 미술품투자 또는 컬렉션에 필요한 기본기를 알려주는 기능을 미술시장의 축인 화랑협회나 경매사는 제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서비스는 미술시장의 훈풍을 오래 그리고 길게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미술시장 정보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종합하는 정보지를 발행하는 동시에 건강한 미술시장의 육성과 미술문화 발전을 위한 미술비평가 및 미술사가들이 미술사적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미술비평을 게재하는 전문지를 발간하거나 또는 발행을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미술비평이야 말로 전문적인 안목과 식견을 가지고 작품을 평가한다는 측면에서 미술시장의 가장 중요한 나침판 노릇을 한다. 시장은 살아있지만 비평은 실종된 상황에서 미술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기를 원한다면 이는 ‘밭에서 생선을 찾는’ 격에 불과하다. 얼마 전 부산의 미술평론가 강선학의 사석원전에 대한 비평은 미술문화의 발전과 시장의 건강성을 위해 미술비평이 얼마나 중요한 기능을 할 수 있는가를 실증적으로 보여준 바 있다.
저평가된 작품을 골라내 투자하는 전략
이와 함께 미술시장에 새롭게 입문하는 이들은 물론 기존의 컬렉터들은 주식시장에서의 투자 ABC를 미술시장에서도 그대로 적용시켜보라고 권하고 싶다. 즉 주식시장에서 실제 자산이나 실적에 비해 주가가 싼 기대주나 성장주에 투자 했을 때 수익이 높은 것처럼 미술시장 특히 경매시장에서 인기 있는 작가들보다는 부지런히 발과 눈 품을 팔고 공부를 해서 미술동네의 기대주나 성장주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이미 경매시장에서 상종가를 거듭하고 있는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이대원, 이우환, 김종학 등등의 인기작가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아 성장가능성이 있는 해외미술계를 중심으로 활약하는 작가들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베니스 비엔날레 등 해외 중요미술제와 국제적인 지명도를 갖춘 미술관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경우 에서 뉴욕증시에 상장된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혹여 국내시장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더라도 세계미술시장에서 통할 수 있으며 향후 상승세로 이어진다면 국제적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기 때문이다. 미술품의 경우 뉴욕시장에 상장되었다면 전 세계 미술시장에서 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장에 넓어져서 미술품 컬렉션이나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인 리세일을 비교적 원활하게 빠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작품의 유동성이 커지기 때문에 그만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외환위기이후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과 기관 투자자들이 대형주 위주로 산 것처럼 우리미술시장도 외환위기이후 대형작가 즉 블루칩 작가들에게 집중되었다. 따라서 중소형주라 할 수 있는 중견작가나 신진작가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자산이 많고 실적이 의외로 좋은 작가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국미술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시장의 관심이 아니라 해외미술관이나 큐레이터, 미술비평가들의 관심-이 증대되면서 이제 곧 가치주화 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확신한다. 따라서 보다 깊이 있게 현대미술의 흐름과 현장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투자해서 어느 정도 미술품 컬렉션에 경험을 쌓았다면 이쯤에서 갈아타기 또는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볼 구상을 해보는 것도 하나의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자신이 미술품을 왜 컬렉션 하는 지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70년대 삼각지 그림을 구입해서 벽을 장식했던 가정들은 이제 조금은 고가지만 구상적이고 설화적인 풍의 그림을 인사동이나 인터넷 경매 등을 통해 구입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의 작품들은 예술성도 중요하지만 보고 즐기는 완상용이라는 목적이 중요한 요소이다. 때문에 당연하게도 작품의 유동성이 매우 적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는 일반적으로 애호가 층이지 본격적인 컬렉터라고 할 수는 없다. 또 북한미술품등 특정지역, 특정시대 또는 월북 작가들의 작품 등을 컬렉션 할 경우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만 한다. 북한의 경우 작품의 오리지날리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거의 유사한 작품들이 대량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외화벌이 수단으로 소위 집체화라는 형식으로 분업해서 누구는 나무만 그리고 다음 누구는 바위만 그리는 산수화 등 이념적 내용이 제거된 작품들이 대거 만들어 지기 때문에 자본주의적 사고로 북한그림을 대해서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또 월북 작가들이나 근대기 작가들의 작품이라고 하여 인사동을 중심으로 또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유통되고 있지만 이 경우도 원작인가 하는 고민을 서너 번은 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월북 작가들의 경우도 한국전쟁이 끝나는 1953년 이후 부터는 대부분 주체사상이나 전쟁영웅, 산업역군들을 담아내는 주체화를 제작하기 때문에 서정적인 풍경화나 인물화의 경우 주체화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풍경을 습작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개가 북한에서 제작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미술시장, 차고 넘치는 경매사
아무튼 미술시장은 화랑들의 이구동성에도 불구하고 경매사들이 주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세계미술시장에서 경매사들이 화랑을 인수하고 화랑과 공동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지만 적어도 경매회사가 작가들로부터 직접 작품을 받아오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화랑과 경매사의 역할을 일정 구분하고 있다. 또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 크리스티나 소더비의 경우도 작가들의 작품을 형식적이라 할지라도 화랑을 거쳐서 리세일 형식으로 경매에 올리고 있다는 점이 무엇을 시사하는 것인지 우리 경매회사들은 곰곰 생각 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경매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원로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취급하는 인터넷 사이트의 경우 원론적인 미술품 경매회사와는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이런 경우 성격규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아무튼 미술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이러한 양적 성장을 지탱 해 나갈 구조가 허약하다는 점은 한국미술시장의 가장 취약한 부분일 것이다.
미술시장과 작가와 컬렉터와 비평과 평가-미술비평가, 큐레이터, 미술관-라는 4 바퀴 중 시장 하나만 비대해짐으로서 스스로 전복되지나 않을지 적이 근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시장에서 경매회사는 적어도 올해 안에 10여개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술품 경매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서울 옥션과 조만간 청담동으로 확대 이전 할 것으로 알려진 K옥션은 그 출발이 한국미술시장을 주도해온 가나아트 갤러리와 현대화랑이라는 점에서 순기능과 함께 역기능을 담당해오면서도 미술시장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바 크다. 이후 최근 들어 미술시장에 새로운 경매회사들이 속속 문을 열 계획이라 한다.
표4. 미술품 경매회사 현황
순서경매회사설립주체자본금출범시기연고비고1서울옥션가나아트외63억원98년 12월 서울2K옥션현대화랑외30억원05년 9월 서울3한국미술품경매고미술상 등등미상96년 서울고미술4A옥션전주 솔화랑 등미상07년 4월전주5D옥션엠코리아10억원(예정)07년 9월 예정서울6한국고미술협회한국고미술품 경매미상07년 12월 예정서울고미술7아시아 경매한국미술투자50억원(예정)07년 12월 예정서울8미정코리아로터리서비스100억원(예정)07년 12월 예정서울9아르바자(가칭)힐 코리아미상07년 8월 예정부산인터넷10M옥션대구MBC/K옥션대구MBC 부대사업07년 8월 예정대구

이미 고미술품을 주로 다루던 동예헌이 경매파트를 두어 고미술품 위주의 경매를 실시한바 있으며 이밖에도 많은 군소경매사들이 준비 중이거나 온 오프라인을 통해 활동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자본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은 미술시장에서 고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때로는 경매회사가 서너 차례 경매를 실시한 후 종적을 감추는 사례도 있어 경매회사설립을 위한 최소한의 규제 장치를 두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아마존과 옥션, 이베이의 온라인에서의 약진이후 미술시장에서도 올해 들어 미술품 유통구조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것은 ‘온라인 경매와 인터넷을 통한 미술품의 직거래 비즈니스’이다. 물론 이전에도 이런 비지니스 모델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그 이유는 미술품을 인터넷에서 구매한다는 사실에 대해 기존의 컬렉터들로부터 외면당한 채 별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6년 5월부터 시작한 영국의 ‘SAATCHI 갤러리 닷컴’의 경우 인터넷 직거래 경매와 판매로 2006년만도 8개월 만에 20만점의 미술품 확보에 매출이 2000억원을 넘겼고, 이베이의 저가형 미술품 경매가 2007년 초 문을 열어 5개월 동안 1억불(약 9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매우 경이적인 사실로 미술시장이 소비자에 의해 새로운 ‘파괴적 혁신’ 현상이 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상의 미술품 거래는 가정을 장식하는 기능의 그림이나 구상적인 비교적 저가의 미술품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미술품의 실 수요층들을 중심으로 활황을 이룬다는 점에서 기존의 경매와는 차별화되고 있으며 미술시장이 소비유형에 따라 세분되어 가는 것도 하나의 긍정적인 신호이다.
추급권, 미술시장을 변화시킬까
미국과의 FTA체결을 위한 합의 후 유럽(EU)와의 FTA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미술시장에는 추급권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EU측이 추급권, 공연보상청구권 도입을 요구해 옴으로써 그간 미술동네에서 수면 하에 잠복해 있던 미술품 저작권 문제가 다시 이슈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추급권이란 미술품이 재판매될 때마다 저작권자인 작가나 사후에는 작가의 상속권자 똔 저작권을 소유한 이에게 사후 70년까지 판매액의 일정한 몫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물론 이는 경매시장이나 전문 중개상을 통해 거래될 경우만 해당되고 개인간의 직접 거래나 개인이 공공미술관에 판매할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미술품에 추급권이 도입된 것은 작품 판매액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인세를 받는 소설가나 작곡가 등 다른 예술분야와 달리 한 번 작품을 팔면 그만으로 추가 수입을 기대할 수 없는 미술인들과 미술품의 특수성을 고려한 제도이다. 추급권에 따라 저작권자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작품거래액의 4% 정도. 거래가 5만유로까지는 4%, 5만~20만유로의 경우 3%, 20~35만유로는 1%, 35만~50만유로 0.5%, 50만유로 초과작품은 0.25%이며 최고금액은 1만2500유로로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추급권이 도입된다면 작가나 유족에게는 매우 환영받을 일이긴 하지만 미술품 거래를 담당하는 경매회사나 화랑들은 판매이익의 일부를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떨떠름해 할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추급권의 경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을 뿐 현실적으로 실효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왜냐하면 유럽의 경우 추급권이 도입되었지만 실제로 추급권에 의해 저작권자에게 일정금액을 지불한 사례는 미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술품의 거래 관행상 거래가 노출되는 경매시장보다는 화랑을 통한 개인간의 거래가 대종을 이루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경매시장이 미술시장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화랑이나 개인 간에 거래되는 미술품의 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추급권을 도입할 경우 작가 또는 유족과 컬렉터 사이에 분쟁만 야기 시키고 추문만 나을 뿐 별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추급권이 도입된다면 미술품 거래만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뿐 만 아니라 시장의 투명성만 저해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이러한 진보적인 개념의 저작권은 이미 유럽과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시행되어온 제도이다. 이 밖에도 아직 도입되지는 않고 있지만 미술인이 자신의 작품을 언제나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도록 하는 친견권을 보장하는 제도와 개작권 즉 작품판매 후 작가가 작품을 새롭게 고쳐 그리고자 할 때 소장가는 이를 허락해야하는 제도로 수년째 그 도입을 논의하고 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글에서 나오며
그런데 이렇게 미술시장의 내외적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미술계와 미술시장은 앙시앙 레짐 같은 구체제의 견고한 옛 껍질 속에서 나오려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미술시장의 낙후성은 어디로부터 비롯되는 것일까. 우선은 미술문화의 보루이자 미술시장의 가치척도이자 미술문화를 선도하는 국공립 미술관은 물론 사립미술관들의 활동이 정상화 되어야 할 것이다. 미술관들이 대관하는 전시관의 역할에 그치고 있는 등 미술관 문화는 미미한 실정임에 비해 미술시장만 비대하고 미술시장의 비대화를 통해 일부 화랑과 경매회사만 비대해지는 이상현상은 한국미술계의 기형적 상체비만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술문화의 지지층인 하체 즉 탄탄한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미술시장의 건전성과 활황을 이어나갈 것이냐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는 미술관의 문제인 동시에 책임 있는 정부당국과 미술인들은 물론 미술시장에 새롭게 관심을 가진 컬렉터 그리고 한국의 당대문화라는 점에서 오늘을 사는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주어진 책무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미술시장의 양대 축인 화랑과 경매회사들은 자체적인 정화능력을 보여야 할 것이며 낙찰률이 높은 돈 되는 작가의 작품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미술품의 정당한 평가를 담보해 낼 미술비평의 활성화와 큐레이터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재교육에 대해서도 호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또 미술시장에 새롭게 입문하려는 이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미술에 대한 기본기를 갖출 수 있는 교육의 장을 마련하야 할 것이다. 투자와 분배는 없이 이득만 취하려는 작금의 태도는 마땅히 버려야 할 것이다. 미술시장의 활황에도 불구하고 미술문화의 근본인 미술관과 화가와 조소예술가 등등 미술인들이 소외된 활황이란 ‘그들만의 잔치’에 불과하다. 이제 정작 주빈들이 빠진 ‘그들만의 잔치’에 주빈들을 초대(?)하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구멍가게 수준에서 출발한 미술시장이 이만큼 양적인 성장을 이룬 것은 그들의 끊임없는 노력도 주효한 탓이지만 그러나 이제 구멍가게를 벗어나 미술시장의 외형이 거대 백화점 수준에 이른 지금도 구멍가게를 운영하던 자세와 태도로 일관해서야 될 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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