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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도 미술분야 현황분석

고충환

2002년도 미술분야 현황분석

Ⅰ. 머리말


본 미술전시 편람은 2002년도 국내작가들이 국내외에서 행한 각종 미술전람회들과 외국작가들의 국내전시를 수록하고 있다. 이 전시들은 전시 시작일을 기준으로 날짜순으로 정리했으며, 전국의 전시장을 행정 구역상의 15개 시도별로 구분하여 정리했다. 여기에 국내미술 해외전시(개인전과 다국적 작가가 참여하는 해외에서 열린 국제전 형식의 전시 포함)와 해외미술 국내전시(개인전과 다국적 작가가 참여하는 국내에서 열린 국제전 형식의 전시 포함)를 별도의 편람으로 정리하여 첨부했다. 이와 함께 해외미술 국내전시의 경우, 전시가 열린 해당 지역별 편람에도 동시적으로 표기함으로써 지역별 전시횟수의 집계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이때 해당 연도 전체 전시횟수의 최종집계 시 그 횟수가 중복되지 않게 처리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여타의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시가 적게 열린 충남, 전남, 경북지역의 전시들을 각각 대전, 광주, 대구의 전시들과 함께 수록했다.
형식은 회화, 공예•디자인, 조소, 판화, 서예, 사진, 건축, 신매체(뉴미디어) 그리고 종합으로 각각 분류했다. 회화는 전통회화(한국화)와 현대회화ㆍ판화로 세분화할 수도 있지만 그 모두를 회화로 일괄 분류했다. 대신, 상세 분류에 대해서는 예컨대 한국화의 경우 채색화 또는 수묵화로, 현대회화ㆍ판화의 경우 유화 또는 아크릴화로 세부적으로 표기하는 등 비고란을 이용하는 것으로서 대신했다. 이때 특정 재료의 사용이 현저히 구별되는 경우로 한정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전시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비고란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의미도 있다. 전통회화와 현대회화ㆍ판화를 구분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선 그 용어 정립이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미술교육현장에서 전공을 구분할 때에야 적용되겠지만, 졸업 이후 창작현장이나 전시현장에서 보면 사실상 그 구분이 어렵거나 무의미한 것이 현실이다. 말하자면, 이 두 장르를 구분할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근거인 재료의 경계가 허물어진 것은 이미 오랜 일이다.
그리고 공예와 디자인을 각각 분리 표기했다. 세부적으로 공예 항목에는 도예와 도조를 비롯한 도자기 전시를 포함시켰다. 이는 그 내용이 전통적인 공예의 개념을 충족시켜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경기도국제도자기엑스포』나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보듯 그 자체로 독자적인 하나의 범주가 요구될 만큼 그 관련행사가 점증하는 최근 추세를 감안한 것이다. 참고로, 도조는 조각에 가까운 도조와 도자기에 가까운 도조로 구분되는데, 이 가운데 전자를 조각에 그리고 후자를 도자기에 각각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디자인 항목에는 염색, 염직, 텍스타일, 만화, 캐리커처, 애니메이션을 비롯하여 금속공예, 목공예, 옥공예 그리고 칠보 등 전통적으로 공예로 분류되던 형식들을 포함시켰다. 이는 이 형식들이 도자기와는 달리 그 내용 면에서 상당할 정도로 디자인적인 요소가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신매체는 뉴미디어로 정정 표기했으며, 여기에는 비디오, 영상, 설치 그리고 예컨대 신체의 일부(분비물을 포함하는)를 이용한 작업 등 전통적인 매체 중에서 최근 들어 재인식되고 있는 각종 오브제 미술과 웹 상의 전시를 포함시켰다. 그리고 행위예술과 함께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틀어 여러 형식의 장르들이 공존하는 경우를 종합 항목으로 분류했다. 사실 해를 거듭할수록 신매체와 종합 항목에 포함되는 전시는 증가 추세에 있는데 반해, 회화와 조소 그리고 판화를 비롯한 여타의 전통적인 장르의 전시횟수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장르 자체의 약세로 보기보다는 더 이상 전통적인 장르로 구분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성격의 전시들이 늘어나면서 그 전시들을 신매체와 종합 항목에 편입시켰기 때문이다. 그 만큼 형식적으로나 내용 면에서 기존의 정형화된 장르와 그 구분에 구애받지 않는, 경계를 넘나들거나 통합 장르 경향의 자유로운 작업 관행이 일반화되고 있는 실정으로 보인다.
그리고 전년도에 비해 달라진 것으로는 비고란의 성격을 강화한 한편, 도표의 성격을 더 세분화하여 보다 충실한 자료적 가치를 기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국내미술 전시 내역을 각 지역에 따라 월별로 세분화했으며(표2), 신매체와 종합적인 성격의 전시가 보편화하는 현재의 추세를 감안하여 해당 항목의 전시 내역을 전년도와 비교하는 도표를 별도로 마련했다(표4, 5).
또한 올 한해 전시 경향의 특징으로는 6월에 열린 한일월드컵 개최를 전후로 관련 문화행사와 함께 미술관련 전시도 활발했다는 점이다. 국내 현대미술의 현황을 개괄할 수 있는 전시들과 함께 한일 교류전 형식의 전시들이 많았으며, 특히 전국의 박물관들이 전면 가동되면서 한국의 전통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들이 다양한 형태의 전시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을 감안하여 월드컵 기간 동안 국내 박물관에서 열린 주요 기념 전시들을 별도의 도표로 처리했다. 참고로 월드컵 행사를 주제로 하거나 이를 기념하기 위해 열린 각종 전시들은 전년도에 비해 올 한해 동안에 열린 전시횟수가 상회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표14). 이외에도 100분율은 반올림을 적용하여 소수점 한자리수까지만 표기했다.

Ⅱ. 각종 전시 분포 개요

수록된 2002년도 한해의 전시는 국내전시 총 6,703건, 국내미술 해외전시 총 188건, 해외미술 국내전시 총 189건이다. 이 수치를 전년도와 비교해 보면 국내전시가 전년도에 비해 315건 늘어났으며, 해외미술 국내전시는 29건 줄어들었다. 그리고 국내미술 해외전시는 각각 188건으로 전년도와 변동사항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표1, 2, 3, 6, 7). 지역별 전시는 서울 3,383건, 부산 442건, 인천 186건, 대구•경북 547건, 광주•전남 425건, 대전•충남 295건, 경기 331건, 강원 153건, 충북 198건, 전북 283건, 경남 255건, 제주 205건으로 집계됐으며, 예년과 마찬가지로 서울에 대한 전시 집중 현상이 두드러졌다(표1).
전시가 이뤄진 월별 집계로는 1월 352건, 2월 350건, 3월 514건, 4월 558건, 5월 702건, 6월 590건, 7월 499건, 8월 510건, 9월 532건, 10월 769건, 11월 756건, 12월 571건으로 집계됐으며, 주로 5월, 10월, 11월이 다른 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전시가 더 활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표2). 형식별로는 회화 2,993건, 공예•디자인 614건, 조소 335건, 판화 189건, 서예 258건, 사진 503건, 건축 34건, 신매체 482건, 종합 1,295건으로 집계됐으며, 회화 전시가 절대 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공예•디자인 전시가 활발했으며, 사진과 신매체 그리고 종합적인 성격의 전시들이 동시대적인 미술의 경향을 견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표1).

Ⅲ. 2002년 국내 주요전시 개요

올 한해에도 어김없이 국내 현대미술을 견인하는 국제전 형식과 비엔날레 전시들이 열렸다. 『제4회 광주비엔날레』와 『제2회 서울 국제 미디어아트비엔날레』, 그리고 『2002부산비엔날레』가 그것이다. 광주비엔날레의 올해 전시 주제는 ‘멈춤’으로서 근대화 이후 여러 형태로 제기된 거대담론을 반성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한편, 현재진행형의 프로젝트형 전시로서 종전의 완결된 오브제를 전시하던 관행을 대신했다. 서울 국제 미디어아트비엔날레의 올해 전시 주제는 ‘달빛흐름’으로서 달이 빛을 발하는 것은 반사광 때문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이를 영상매체의 허구적 이미지와 결합시켰다. 주제도 주제지만, 미디어아트라는 특정 장르에 한정한 점에서도 차후의 향방이 주목된다. 부산비엔날레의 올해 전시 주제는 ‘문화에서 문화로’이며, 1998년부터 2년마다 열린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을 이번에 부산비엔날레로 정식 개칭했다. 내용 면에서 현대미술제와 바다미술제 그리고 조각프로젝트를 포함한다.
또한 올해에는 최근 들어 더 힘을 얻고 있는 각종 사진 관련 전시들 역시 활발했다. 이 가운데 주목할 만한 전시로는 호암갤러리의 <미국현대사진 1970 -2000년전>으로서 팝아트와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대변되는 미국현대사진을 개괄했다. 그리고 사진전문 미술관을 표방한 대림미술관에서는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독일의 사진전>과 <베를린 도시의 변화 사진전>을 연이어 개최함으로써 독일의 개념주의 사진을 소개하는 한편으로, 마지막 분단국가로 남겨진 국내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했다. 같은 미술관의 <사진과 패션 모델의 역사전>에서는 광고사진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를 제공했다. 그리고 가나아트센터와 토탈미술관에서 지난해에 이어 열린 『제2회 사진영상 페스티벌』에서는 사진의 현재를 묻는 한편, 사진과 영상이 하나로 만나는 접점 가능성을 실험했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국내를 찾은 매그넘 사진가회의 <매그넘 축구 사진전>이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전시에 이어 전국을 순회 전시했다. 개인전으로서는 일민미술관에서 열린 <아라키 노부요시 사진전>이 주목할 만하다. 인간의 몸을 가학증(사디즘)과 피학증(마조히즘)으로 표출된 욕망의 대상으로 도구화하는 한편, 성적 욕망과 죽음의 이미지를 하나로 결합시켰다.
사진전과 함께 각종 미디어아트 전시들도 활발했다. 토탈미술관에서 열린 <텐저블 사운드전>은 귀로 듣는 소리가 아닌 손으로 만져지는 소리에 착안한 사운드아트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대전시립미술관의 <2002미디어아트 대전 뉴욕 특수효과전>에서는 매체미술의 시각적 효과가 갖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선보였으며, 스페이스 이마에서 열린 <리얼 인터페이스전>에서는 인터넷 방송 매체를 이용한 온, 오프라인 전시를 꾀했다. 그리고 아트센터 나비에서 열린 <2002한일 네트워크전>과 <워치 아웃전>에서는 첨단의 미디어를 매개로 한일 교류전의 의미를 되살리는 한편, 생활 속에 널리 침투한 개인 이동통신망과 매체를 작업에 끌어들여 동시대적인 소통 방식을 실험했다. 또한 일주아트하우스에서 열린 <우리시대 TV 다시 보기전>은 매체로서의 TV에 대한 일종의 메타 비평적 접근을 시도한 전시로 사료된다. 그런가하면 아트선재센터의 <다츠오 미야지마전>은 ‘카운트 오브 라이프’를 주제로 하여 죽음의 의미를 묻는 전시였다. 이러한 죽음의 주제의식은 비슷한 시기에 열린 <아라키 노부요시 사진전>과 사비나 갤러리의 <안창홍전>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서, 다츠오 미야지마가 죽음을 디지털적인 감수성으로 해석했다면, 다른 작가들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죽음에 접근한 것이 다른 점이다.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한•중•일 현대수묵화전>은 수묵화를 매개로 하여 동양삼국의 정신성과 그 형식적 표상성을 비교 개괄하게 했다. 이외에 월드컵 주제전으로서 <미술로 보는 월드컵전>이 조선일보미술관과 갤러리 현대에서 동시에 열렸으며, 기타 여러 형식으로 월드컵 행사를 기념하기 위한 각종 전시들이 열렸다.

Ⅳ. 2002년 국내미술의 해외전시 양상

올 한해 국내미술의 해외전시는 총 188건으로 집계됐다. 국내미술의 해외전시가 이루어진 국가들로는 일본이 74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외 미국 33건, 프랑스 20건, 중국 13건, 독일 6건,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각각 5건, 호주 4건, 인도와 러시아가 각각 3건, 대만과 영국 스위스와 필리핀이 각각 2건, 그리고 기타 국가에서 14건의 전시가 열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에서의 전시가 단연 많았던 것은 우리와 가깝다는 지정학적 위치도 그렇지만, 특히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주최한 한일 월드컵이 계기가 돼 두 국가 간의 문화적 교류가 더 활발해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중국에서의 활발한 전시 역시 최근 들어 달라진 두 국가 간의 정치적 위상을 반영하고 있으며, 차후 그 교류의 기회는 더 탄력을 얻을 것으로 사료된다(표6, 8).
형식별로는 회화가 72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밖에 종합 60건, 공예•디자인 14건, 조소 11건, 판화 9건, 사진 8건, 서예와 신매체가 각각 6건, 그리고 건축 2건 순으로 나타났다. 종합적인 형식의 전시횟수가 많았던 것은 탈장르에 힘입은 최근 미술 경향 탓도 있겠지만, 특히 개인전보다는 단체전이 많았던 탓으로 사료된다(표9).

Ⅴ. 해외미술의 국내전시 양상

2002년도 해외미술의 국내전시는 총 189건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일본미술의 국내 소개가 47건으로 가장 많았고, 프랑스 19건, 중국 17건, 미국 13건, 독일 11건, 호주 6건, 영국과 이탈리아가 각각 5건, 캐나다와 스페인이 각각 2건 순으로 나타났으며, 그밖에 다국적 작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전시 46건과 기타 국가 16건으로 밝혀졌다. 일본미술의 국내 소개 전시가 활발했던 이유는 역시 한일월드컵의 여파로 생각되며, 다국적 전시가 많았던 이유는 그만큼 기획전이나 주제전이 활발했음을 말해준다(표6, 10).
형식별 분포를 살펴보면 종합이 72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밖에 회화 26건, 사진 24건, 공예•디자인 22건, 신매체 21건, 조소 8건, 판화 7건, 건축 5건, 그리고 서예 4건 순으로 나타났다. 종합적 형식의 전시가 가장 많았던 것 역시 그 만큼 다국적 작가들이 참여하는 국제전 규모의 기획전과 주제전이 활발했음을 말해준다(표11).
올 한해 동안 열린 주요 해외미술 국내전시 중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미니멀 맥시멀전> <레스 앤드 모어전> 그리고 <바벨 2002전>이 주목할 만 하다. <미니멀 맥시멀전>은 그 동안 간헐적인 국내 소개에 그쳤던 미니멀리즘 관련 작가들의 주요 작품을 망라했을 뿐만 아니라, 서구의 미니멀리즘과 일본의 물파 그리고 국내 모노크롬의 영향관계와 그 차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뜻깊은 전시였던 것으로 사료된다. 그리고 <래스 앤드 모어전>은 프랑스 국립현대미술 기금재단이 소장한 각종 생활디자인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어서 생활현장과 미술이 하나로 만나는 퍼블릭아트의 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한일월드컵 참여국가 출신 작가들을 중심으로 열린 <바벨 2002전>은 여타의 월드컵 관련전시들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수준 높은 전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런 기획전 또는 주제전과 함께 국제 갤러리에서 열린 <루이스 부르주아전>과 회고전 형식으로 열린 서울시립미술관의 <밀레의 여정전> 같은 개인전 역시 주목된다. 키키 스미스와 함께 몸을 매개로 한 신체언어로 페미니즘 미술의 확고부동한 지위를 점하고 있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이번 전시는 마치 그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을 들여다보는 듯한 벌려진 입을 통해 삶의 욕망(충동)과 죽음의 욕망(충동)이 갖는 친근성을 증명해 보였다. 그런가하면 밀레의 농민화는 농민의 범속한 일상풍경에 거의 종교적인 경건함에 비견될 만한 일말의 존엄성을 부여함으로써 사실주의 혹은 현실주의 미술이 지향해야 할 진정한 방향을 제시했던 것으로 사료된다. 이번 전시는 농민의 범속한 삶에 기울인 밀레의 뜨거운 애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했다(표 12 참조).

Ⅵ. 대규모 국제 교류전시 양상에 관한 개요

올 한해 국제교류 전시와 관련해서는 특히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일본과의 교류전시가 눈에 띄게 많아진 점이 확인된다. 이 전시들 중에서는 특히 국내의 성곡미술관이 일본의 니카타 니이츠 시립미술관과 교류전 형식으로 연 <한국대중문화전>이 주목된다. 그리고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의 전통미술과 전통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려는 노력이 전국의 박물관들에서 여러 형태의 다양한 전시로 나타나기도 했다(표14).
이외에 국내작가들이 참여한 해외에서 열린 주요 국제전시로는 <제25회 상파울로 비엔날레>(김아타, 유현미), <제2회 후쿠오카 아시아미술 트리엔날레>(정연두, 니키리), <제2회 필리핀 국제 퍼포먼스 페스티벌> <제8회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와 부대 전시로 열린 <오픈 2002전>(최은경), 그리고 <휘트니 비엔날레>(이상남) 정도를 들 수 있다. 그리고 국내화랑들이 참여한 해외에서 열린 주요 국제 아트페어로는 <제11회 제네바 국제 아트페어전> <제4회 샌프란시스코 국제 아트페어전> <제1회 유럽 아트페어전>(프랑스 파리), <2002 시카고 아트페어전> <2002 마벨라 국제 아트페어전> <2002 멜버른 아트페어전>이 주목된다. 이 전시들에는 박영덕화랑, 박여숙화랑, 카이스갤러리, 줄리아나갤러리, 금산갤러리, 샘터화랑, 그리고 SP갤러리 등 국내의 주요 화랑들이 참여했다(표13).

Ⅶ. 맺음말

올 한해 전시 경향의 특징으로는 단연 한일월드컵 행사를 계기로 한 관련전시가 많았던 점을 들 수 있다. 그 경향을 세분화하면 월드컵 자체를 주제로 다룬 전시, 월드컵을 계기로 열린 국제 교류전 형식의 전시, 월드컵을 계기로 국내의 전통문화와 전통미술을 널리 알리기 위한 각종 주제전 형식의 전시, 그리고 단순히 월드컵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열린 전시로 구분된다. 특히 한일교류전이 활발했으며, 전통미술과 전통문화를 주제로 내건 전국 박물관의 기획전들도 전에 없이 활기를 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체전시횟수가 전년도에 비해 상회하는 데에 있어서 실질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만큼 월드컵 관련 전시들은 양적으로는 풍성했지만, 질적으로는 여러 면에서 과제를 남긴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전통미술과 현대미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모처럼의 기회인 만큼 무분별한 전시의 남발보다는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전시 기획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효율적인 지원체계가 아쉬웠다.
또한 사진의 강세는 여전했다. 이는 그대로 현실주의 미술과 서사미술의 강세로 이어지면서 미술작품을 하나의 시각적 대상으로서보다는 그 재현된 의미를 읽어내야 할 기호적 대상으로 이해하게 했다. 그리고 설치와 종합적인 성격의 전시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점차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탈장르와 탈형식의 전시 경향이 일반화되고 있음을 말해 주는 한편, 전통적인 장르 구분을 재고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기고 있기도 하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전시의 서울 집중현상 역시 여전했다. 이는 서울 자체 전시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탓도 있지만, 경기권에 적을 두고 있는 작가들의 상당수가 사실상 서울에서 작품발표를 하는 것에 기인한다. 그리고 지역작가들의 서울 전시 역시 전시의 서울 집중현상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또한 많은 경우에 있어서 이런 지역작가들의 전시가 서울과 지역 두 곳에서 동시적으로 열리기도 하며, 서울에서 열린 주요 기획전시가 서울에 이어 지역에 순회 전시됨으로써 지역미술을 활성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사료된다.
끝으로, 본 『문예연감』의 자료적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각 전시를 관람한 관람객 수의 집계현황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문이 있었지만, 타분야와는 달리 미술분야에 있어서는 그 현실화가 어렵거나 나아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사료된다. 음악, 무용, 연극 등의 공연예술의 경우 티켓팅이 정착돼 있어서 전체 공연 관람객 수의 정확한 수치는 도외시하더라도 그 추정치 정도는 산출할 수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티켓팅이 정착되지 못한 미술전시의 경우에 있어서는 아예 추정치마저 산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프레오픈이나 오픈 시 전시 관람객 수에 대한 산출은 고사하고 통제마저 어렵다. 이런 저런 구실을 내세우기 이전에 타분야와는 달리 미술 분야에 있어서는 추정치 자체도 객관적으로 신뢰할만한 자료가 못될 뿐만 아니라, 몇몇 대형전시들이 발표한 관람객 숫자조차도 의문시되기 일쑤였다. 이런 사실은 미술에 있어서 만큼은 관람객 수를 산출할 수 있는 정확한 기제가 없기 때문인 것이다.

※ 출처:<2003 문예연감> 현황분석
※ 아래 표는 <2003 문예연감> 참조.
<표1> 2002년 국내미술전시회 시도별ㆍ형식별 분포
<표2> 2002년 국내미술 전시 지역별ㆍ월별 분포
<표3> 2001년과 2002년 국내미술전시 월별 비교
<표4> 2001년과 2002년의 신매체 부문 전시 분포
<표5> 2001년과 2002년의 종합 부문 전시 분포
<표6> 2002년 국제교류 전시 분포
<표7> 2001년과 2002년의 국제교류 전시 비교
<표8> 2002년 국내미술 해외전시 국가별 분포
<표9> 2002년 국내미술 해외전시 형식별 분포
<표10> 2002년 해외미술 국내전시 국가별 분포
<표11> 2002년 해외미술의 국내전시 형식별 분포
<표12> 2002년 주요 국내 국제전시 내역
<표13> 2002년 주요 해외 국제전시 내역
<표14> 2002년 국내 박물관 주요 월드컵 기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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