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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김기창이 심경자와 제자에게 보낸 편지, 1965

한지형


심경자에게 보낸 편지, 1965.3.7  편지지: 28×21cm, 1장, 편지봉투: 11×24cm


본 자료는 한국 근현대기 대표적인 한국화가 김기창(1914-2001)의 친필편지이다. 1965년 3월 7일 수도여자사범대학 회화과 제자 심경자(1944- , 당시 동양화과 4학년)와 학생들에게 보낸 편지이다. 김기창은 1964년 11월 하와이 동서문화교류센터 초청 부부전을 위해 하와이로 건너가 전시를 개최하고 이어 1965년 2월 뉴욕 아시아 소사이어티 초대 부부전, 뉴욕 동남아시아박물관 초대 부부전, 4월 워싱턴 오벨리스크화랑 초대 부부전을 개최했다. 이후 유럽과 이집트, 인도 등을 여행하고 약 14개월만에 한국으로 귀국하였는데 그 일정 중 뉴욕에서 제자들에게 쓴 편지이다.
김기창에게 1960년대는 완전한 추상화풍으로 변화를 이루었던 시기였으며, 백양회 대만, 일본전, 2회의 상파울로 비엔날레 출품, 편지의 내용처럼 미국에서의 부부 순회전, 유럽 한국미술순회전 등 해외 활동이 도드라진 시기였다.
김기창은 이당 김은호(1892-1979)에게 사사하고, 문하에 들어간 다음해 1931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하면서 미술계에 입문하였다. 김은호의 영향 아래 사생과 묘사를 중심으로 한 전통 채색화의 학습을 받던 시기에서 광복 이후 점차 화면에서 생략이 많아지고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갔다. 1950년대 입체파풍의 반추상의 작업을 거쳐, 1963년경부터는 완전한 추상화풍을 선보였다. 1970년대부터는 청록산수 시리즈, 바보산수로 이른바 운보화풍을 이루었다. 이는 1950년대부터 평생을 이어온 회화적 도전이었으며, 전통의 현대화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화과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 1965.3.7, 28×21cm, 4장


“진정 보고싶은 얼굴들이오.
아- 그리운 그 높다한 교실에 이제 여러분은 3학년이 되고, 4학년이 되어, 모두들 모였겠구려.
… 뉴욕에도 이제사 봄자취가 차츰 다가오고 있지요.
허드슨강 물도 풀리니까- 교실 창밖에 “봄이 오면은…”의 글자가 보이지 않어요? 그리고 아지랑이 자욱이 흐르는 언덕하고-”


“사랑하는 여러분-
내가 살고 있는 동네가 저 유명한 문학에도 나오고 연극에도 나왔던 브로드웨이요. 여기는 니그로의 소굴이라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무척 마음에 들어요.
… 지금 뉴욕 시내에는 200여 개의 화랑과 박물관, 미술관에서 각 유파의 개전, 종합전이 불을 뿜으며 경연하고 있다오. 이 속에서 우리 전시회도 한목 끼워서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지요.…”


“사랑하는 여러분- 아모쪼록 공부들 잘해요. 
여기 있는 화가들은 밤이나 낮이나 쉬지 않고 창작에 몰두한답니다. 그들은 돈이나 명예를 생각하기 전에 자기 작품의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까닭이지요.
또한 여기서는 대가도 신인도 없어요. 그리고 연령의 차도 없지요.
모두들 한덩어리가 되어 다음에 올 시대에 대변자가 되려고 힘을 집중시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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