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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섭, 르네상스로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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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섭, 르네상스로 가세!

평론가 김현숙

1952년 12월, 피난지 부산의 르네상스 다방에서 ‘기조전’이라는 이름의 전시회가 열렸다. 전쟁의 끝을 알 수 없어 더 춥고 허기진 화가들이 담배연기가 자욱한 다방 벽에 손바닥만한 그림들을 걸었다. 초라한 전시가 어찌 서글프지 않았으랴마는 순박한 미의 전사들은 잠시 행복을 누렸고, 그 날의 순수와 열정을 단련시켜 오늘날 한국 화단의 초석이 되었다. 엄청난 열과 압력을 거쳐 보석이 탄생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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