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 광주시내 전체가 비엔날레 전시장
비엔날레 본전시, 전시관 외에도 무각사, 광주극장, 대인시장, 서구문화센터,
광주시립미술관, 중외공원, 용봉생태습지(용봉제) 등에서 펼쳐져...
2012광주비엔날레는 광주비엔날레 전시장 외에도 광주 시내 일원의 다양한 장소에서 열려 관람객들에게 광주의 지역적 맥락과 역사를 다양한 형태의 예술 작품과 접목해 보여준다. 이런 작품들은 장소특정적(Site-specific)이라는 미술 용어로 설명되는데, 올 광주비엔날레를 광주특정적(Gwangju-specific) 전시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광주정신, 도시의 흔적과 결들을 내포하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총 24명의 작가(그룹)가 이들 장소에서 전시하여, 광주 시내 전역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 광주극장, 광주극장 사택
광주극장과 사택에는 공간적 특성을 살려 광주극장의 역사와 광주 지역의 문화적, 역사적 맥락을 녹여낸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설치 작품들과 함께 광주극장에서 상영될 수 있는 영상 작품들도 참여한다. 또 광주극장 사택에서는 광주 도심 속 잊혀진 장소를 일상과 예술이 결합된 장소로 변모시키는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미술가 겸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마그누스 뱃토스는 개인의 일대기와 이야기를 담은 텍스트와 비디오, 오브제, 설치 등을 이용한 작업을 해 오고 있다.
광주극장에서 상영되는 ‘스벤손 일대기 생중계(Live Biography)’는 작가의 작고한 친구 스벤손(S. Svensson)의 삶을 무성영화로 만들고 변사의 내레이션을 더해 광주극장에서 상영하는 광경을 비디오로 담아 보여주는 작업이다. 약 20분 동안 변사의 이야기와 함께 무성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광주극장의 역사적, 공간적 측면이 함께 드러난다. 영화의 대사 외에도 본인의 경험에 따른 다양한 버전의 이야기가 변사들에 의해 재생산된다. 공간적으로, 문화적으로 상당한 거리감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의 전기를 광주의 문맥 안에 삽입하는 것, 변사에 의한 각색과 첨가, 아이디어의 변형과 해석은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포트폴리오 공모로 비엔날레에 첫 데뷔하는 조현택 작가는 오래된 영사기가 돌아가고 아직도 손으로 그린 영화 포스터가 걸리는 향수와 예술이 공존하는 이 오래된 극장에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세친구’ 등 어느 청년의 이야기를 조명한 작품을 전시해 자유와 의무의 중간 지점에 있는 청년기를 조명한다.
조각가 겸 문학가로 활동하는 멕시코 출신의 아브라함 크루스비예가스는 1930년대 지어진 광주극장의 사택에서 3주간 거주하며 '자동건축 작업실: 비효율적인 땜질 워크숍: 극장 뒤 무료 상담'이라는 작업을 진행한다. 작가가 사용하는 집은 집으로서의 기능에서 소규모 가내수공업 공간으로 전환되었다가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공간이다. 집으로서의 기능이 중지된 공간과 그 장소에서 발견된 물건에 노동력을 가하여 작업을 이루고 공간을 바꾸어가는 작업이다. 이 진행과정에서 크루스비예가스는 젊은 작가, 사상가, 음악가 등과 워크숍 등을 통해 교류 하며 작업에 관해 함께 결정해 나간다.
△ 대인시장
대인시장 전시에는 광주지역의 다양한 커뮤니티들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담긴다. 2008광주비엔날레를 통해 활성화된 지역 작가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려는 움직임도 크게 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세계적인 작가들이 시장 내 지역 작가들과 주민들과 교류하며 레지던시 및 신작제작에 참여함으로써 예술 현장에 활기를 불러일으키고 예기치 못한 다양한 형태의 미술 활동들이 파생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도네시아 출신 작가인 틴틴 울리아는 비엔날레 전시를 위해 광주 대인시장의 사람들을 만나 개인의 역사를 조사하면서 특히 1980년 광주민주항쟁과 관련된 부분을 집중 조명한다.
지난 4년 동안 틴틴 울리아는 다섯 개 나라 다섯 개 도시에서 만든 연작 ‘우리는 꽃에 주목하지 않는다(Nous ne notons pas le fleurs)’의 일부로, 여정이나 경계의 덧없음을 반영하는 여러 점의 작품을 제작했다. 이 작품은 지도에 기반한 과정 중심적인 작업이다. 지도는 게임의 행위가 일어나는 장소로부터 시작되고 그 안에서 관객의 참여를 통해 계속해서 지도의 경계가 변화한다. 지도 제작의 모든 과정은 녹화되어 참가자들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반추할 수 있다. 연작 각각의 작품에서 작가는 국경을 넘는 이주의 원인이 되는 지역적 문맥, 특히 세계화의 거대한 문맥 속에서의 개인적인 삶을 관찰한다.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국작가인 길초실은 광주에서 발견한 이미지들로 콜라주, 페인팅, 조각, 사운드 등으로 구성된 ‘공동체(collective bodies)’라는, 여러 매체를 사용한 작업을 선보인다.
작품에서 선보이는 이미지는 시장으로서의 기능이 약해지고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대인시장이나 오래되고 안전상의 문제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대학교 기숙사의 입구와 같은 장소에서 작가가 발견한 이미지를 찍은 사진을 재구성하거나 재구축한 것이다. 60년대에 사용되던 바닥의 재질로, 작은 돌과 시멘트를 섞어 만든 일명 도께다시, 70-80년대에 보편적으로 사용된 바닥재인 리놀리움의 패턴, 옛 상점에서 발견된 유리의 모습 등은 옛 정서의 흔적을 지니고 있다. 기억처럼 중첩된 콜라주의 이미지에는 많은 광주 사람들의 흔적과 작가의 개인적인 발견이 중첩되어 있다. 이미지들은 사진으로 기록되고 재조합되어 콜라주로 구성되기도 하고, 예전에 쓰던 공사 기법을 사용한 조각 등으로 재구성되기도 한다.
△ 무각사
무각사에는 불교적 정신, 만남과 인연 등 사람들에게 잠시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명상적 작업들이 주로 선을 보인다.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볼프강 라이프는 무각사 문화관 안에 ‘끝없는 바다’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절에서 재배한 쌀 더미들과 자신이 직접 모은 헤이즐넛 꽃가루를 쌓은 것들로 구성된다. 밀랍과 우유, 꽃가루와 쌀은 생명과 재생을 상징하고 있다. 그가 사용하는 단순한 재료와 행위들은 서구의 미니멀리즘을 연상시키기보다 본질적인 삶의 의미와 사물들 간의 상호연관성이라는 전체론적인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도시의 번잡함으로부터 격리된 무각사의 고요한 공간에서는 이러한 우주적 관계들이 고동치는 소리를 뚜렷하게 감지할 수 있다.
한국작가 우순옥은 광주 무각사 내에 있는 여덟 개의 작은 명상의 방들을 하나로 이어 구성한 ‘아주 작은 집 ? 무각사(색의 방, 2012)’를 선보인다. 부분이 전체를 이루고 전체가 곧 부분이라는 불교 철학에 기반한 작업이다. 여덟 개의 방으로 통하는 창문이 스크린이 되어 그 위로 마치 빛이 호흡을 하듯 여덟 가지 다른 색들이 서서히 떠오르고 다시 사라진다. 여덟 가지 색은 일곱 무지개 색과 숫자 o(zero)을 의미하는 흰색으로 이루어진다. 창 하나에 하나의 색이 입혀져 각기 다른 빛깔의 여덟 개의 창을 이루고, 방 하나가 커다란 사물이 되어 빛을 머금게 된다. 무수히 피어오르는 빛나는 색들, 숨 쉬는 빛들, 겹겹이 솟아오르는 시간들, 천천히 떠오르고 사라지는 공백들, 공기처럼 교환하는 빛의 주름들, 알 수 없는 불확실한 환상들, 조금씩 다른 차이들, 그 순간과 여운들이 아름다운 빛과 색으로 나타난다.
△ 서구문화센터
유동인구가 많은 서구문화센터 맞은편 전광판에도 작품이 실린다. 시민들과 광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대형 전광판을 통해 영상과 텍스트를 통해 강력한 메시지를 선사하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제니 홀저는 지난 30여 년 동안 공공장소와 전시 공간에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매체들을 통해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들을 광범위한 대중에게 전달해왔다. 그녀의 작업은 TV와 신문 잡지를 통해 상업적 광고산업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1970-1980년대 서구사회에서 대중매체가 대중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 그리고 그 작동 방식이 어떠한 사회정치적 문제를 야기하는가에 의문을 품고 시작되었다.
광주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기존 전광판을 이용한 홀저의 작업 ‘광주를 위하여(For Gwangju)’는 다양한 문화적 매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는 도심 속으로 침투한다. 도시 속의 전광판은 광고나 뉴스 등을 전달하는 장소로, 소리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미지와 텍스트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는데, 영어와 한글로 구성된 이 텍스트들은 전광판의 광고나 뉴스 사이사이에 흘러나오면서 매스 미디어의 공간에 끊임없이 개입한다.
△ 광주시립미술관, 중외공원, 용봉생태습지
광주비엔날레 전시장 및 광주시립미술관, 광주민속박물관이 문화벨트를 이루는 중외공원 및 용봉제 생태습지에도 장소특정적 작품들이 전시된다.
영국 작가 들레인 르 바는 집시 문화권에 떠도는 미신, 그 중에서도 집시 민족의 주요 생활 방식이었던 여행, 이주, 이동과 관련된 이야기들에 근거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집시 고유의 시각 언어를 차용하여 이들의 시각적 상상력 이면에 숨겨진 메시지들을 밝히고자 한다. 광주비엔날레에 선보이는 설치 작품 ‘마녀 사냥’은 설화 중에서도 특히 동화의 시각 언어와 코드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이 서사적 표현이 우리가 늘 대면하는 일상적 현실의 일부임을 목격하면서도 이를 가상으로 바라보려는 위급함을 깨닫게 된다.
비엔날레 전시관 야외마당에서 전시하는 비빔밥은 미술가 강운, 박상화, 이매리, 문학가 김한열, 공학자 장한별 등 20대부터 40대까지 사회적 문화적으로 다른 경험을 안고 있는 서로 다른 분야의 개인 다섯 명이 모인 콜렉티브이다.
비빔밥은 ‘숲, 숨, 쉼 그리고 집’은 무등산을 테마로 하여 장르간의 융합을 통해 인문학적인 무등산을 그려내고자 하는 프로젝트로 다섯 멤버들 사이에 이루어진 소통의 과정이자 결과물이다. 사회와 역사,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바탕으로 하여 시상이 담긴 한글 단어들을 시각, 영상, 공학, 문학으로 융합하여 예술을 소통의 도구로 사용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이들은 무등산의 자연환경을 개인 혹은 집단의 트라우마와 연결하고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통해 치유를 시도한다. 산, 숲, 쉼, 삶, 숨 등이 만드는 글자와 그 의미가 교차되는 공간에서 관객들에게 쉼을 통한 치유의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2년 연속 첼시 플라워쇼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환경미술가 겸 가든 디자이너인 황지해는 용봉 생태습지의 장소적 특성을 이용해 장소특정적 작품을 선보인다. 황지해 작가의 2012 첼시 플라워쇼 출품작 ‘고요한 시간(Quite Time)- Forbidden Garden'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아름다운 원시림으로 소생한 우리나라 DMZ를 통해 생명 환원과 치유라는 자연의 위대함을 표현한 바 있다.
문의 : (재)광주비엔날레 전시팀 062-608-4332~4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