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정

현대조각가에게 공간과 물질은 탐구와 극복의 대상이라는 두 얼굴을 갖는다. 올덴버그의 조각은 이런 조각적 고민과 시대적 고민 들을 담은 형상을 보여주어 왔다. 한국에서는 그만 청계천에 세운 스프링이 일명 ‘소라’로 인식되는 바람에 스타일을 구겼는데, 비교적 규모가 작은 작품들이 다시 전시장 안에서 ‘고이’ 보여지고 말았다. 하지만 반려자이자 예술적 동지의 이름을 드러냄으로써 도덕적 가치를 보여준 전시를 만날 수 있음은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