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13-01-31 ~ 2013-03-17
황세준
무료
02.514.1248
목단행성길치길
종말론은 되풀이 된다. 우리가 그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금방 종말이 오진 않겠지만, 그만큼 그것은 세상을 끝내고 싶어 한다. 예술은 종말의 징후들을 직시하면서 종말론을 밀쳐낸다. 그것은 일종의 힘이다.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무의식적 사투다. 육체는 그걸 매일 한다.
길치痴에게도 길이 있다. 헤매도, 그가 가는 것이 그의 길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원칙적으로 거기에는 모종의 평등이 있다.
우리가 그래도 '한 예술'에 해보겠다는 것은 그것이 방법이자 목적으로서 세계에 균형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위로'해 준다기보다 '시야'를 터준다. 전망은 현실 속에서 현실을 볼 수 있는 힘이다. 그걸로 우리는 세계의 공포에서 조금씩이라도 벗어난다. 종교의 과밀도를 숨쉬게 해 주는 것은 예술이다.
나는 그림의 주술성을 믿는다. 그걸 믿는 마음을 믿는다.
모란은 부귀와 명예, 부귀와 영화의 상징인 꽃이다. 이 꽃은 그러니까 문자 그대로 자본주의의 ‘꽃’이다.
부귀와 영화는 언제나 비교급이다. 그것은 우리의 결여, 존재 자체의 결여를 뜻한다. 일생의 아주 짧은 순간, 이를테면 열렬히 사랑하는 그런 순간, ‘의심암귀’가 사라진 그 순간은 자체로 충족 되어, 부귀도 영화도 '그 빛'을 잃는다. 심지어, 격하면 그 순금의 시간에 죽고 싶어 하고-죽기도 한다.
예술, 내 경우에는 미술, 그 중에서도 그림은 비교급으로만 가능한 부귀와 영화를 절대적인 부귀와 영화로 바꿔치기 하고 싶은 터무니없는 기획 속에 있다. 존재의 전이. 이건 가당찮은 욕망이지만, 사랑의 격렬하고 고요한 균형이 없다면, 우리는 살 수 없다. 그러니까 모든 우리는 그런 원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 꿈의 발화점으로서의 예술. 지속적이진 않겠지만, 단속斷續적으로는 ‘순금의 시간이 흔전만전’ 일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은 불안할 정도로 잘 산다. 물질적으로 이만한 나라가 지구상에 몇 개나 있을까 싶다. 목단牧丹행성은 더 ‘잘 먹고 잘살아보자’는 강박에 대한 우화이자 신경증적인 한눈팔기이다.
결핍과 우울은 부귀영화에 몰두해 있는 시대의 내면 풍경이다. 그래도 그건 가끔 유머러스하기도 하다.
아직도 우리는 단체로 간다. 집단적으로 길을 찾고, 통째로 길을 잃는다. 길치는 선천적으로 독자적이다. 못 찾기 때문에 다른 길로 간다. 사실 길이 찾아오는 것이다. 거기에는 어떤 위엄과 자유가 있다.
그림은 조약돌 같은 포만감을 줄 수 없다. 그 근처에서 얼쩡거릴 뿐이다. 이것이 이것일 지도 모른다고 손짓 하는 것이다. 아름다움은 어디에나 있다.
되풀이 하다보면 그것이, 그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술의 주술은, 되풀이해서 실재를 만들어 내는 마음의 기술인 것 같다. 몸이 하는 기도인 것 같다. / 황세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스펙터클은 종말을 순간적으로 소비하는 것이다. 종말론/ 종말론적 행위는 그 소비의 쾌감에 중독된 의식에 기대어 퍼진다. 우리의 자정 능력은 많이 떨어져 있다. 동시대 예술의 문제의식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 전시제목 : 목단행성(牧丹行星) / Painting
- 전시작가명 : 황세준 / Hwang Sejun / 黃世畯
- 전시기간 : 2013.1.31(목)-3.17(일)
- 초대일시 : 2013.1.31(목) 6pm
- 후원 : 로얄&컴퍼니(주)
- 입장료/관람료 : 없음
- 관람가능시간 및 휴관일 :
관람시간 / 11:00am~07:00pm / 토요일_11:00am~05:00pm / 일,공휴일 휴관
- 전시장 정보
갤러리명 : 갤러리 로얄 / GALLERY ROYAL
주소 : 서울 강남구 논현동 36-8번지 로얄TOTO빌딩 2층
전화번호 : +82.2.514.1248
홈페이지주소 : art.royaltoto.co.kr
FAMILY SITE
copyright © 2012 KIM DALJIN ART RESEARCH AND CONSULTING. All Rights reserved
이 페이지는 서울아트가이드에서 제공됩니다. This page provided by Seoul Art Guide.
다음 브라우져 에서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This page optimized for these browsers. over IE 8, Chrome, FireFox,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