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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현 : 맥거핀 디자이어 Macguffin Des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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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상징물들의 혼성 배합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분열되고 파편화된 다중적 인격체로서의 우리 자신의 모습을 표현한 회화, 사진, 영상물.





○ OCI미술관(관장 김경자)은 다양한 예술 언어로 인간의 실존과 자아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온 중견작가 권여현의 개인전 <맥거핀 디자이어 Macguffin Desire>를 오는 3월 7일부터 4월 28일까지 53일간 개최한다. 


○ 권여현은 1988년의 첫 개인전 이래 줄곧 현실세계의 무수한 관계 속에서 형성된 자아의 다면적인 모습을 규명하는 데에 집중해왔다. 이는 개인의 내면이나 사회의 구조를 통해 드러나는 자신의 모습, 정체성에 대한 꾸준한 조명과 성찰 속에서 작가의 예술 영역으로 귀착된 것이다. 


 - 그의 자의식에 대한 집요한 탐구는 신화, 역사, 철학, 종교, 심리학, 사회학, 과학 등 인문학을 비롯한 모든 분야의 방대한 조합 속에서 이루어져왔으며, 작업 태도 또한 회화, 사진, 드로잉, 입체, 설치, 퍼포먼스, 영상에 이르는 전방위적이고도 다차원적인 표현 방식에 입각해 왔다. 

 

 - 특히 서양의 위인이나 고전명화를 패러디하면서 다양한 이미지들을 혼성, 병렬, 중첩하는 방식을 통해 과거와 현재, 신화와 현실, 상징과 기호 사이를 통시적으로 자유롭게 넘나드는 특징을 보인다. 이처럼 새롭게 기호화하고 재해석하는 예술적 시도는 그의 투철한 아방가르드 의식과 실험 정신에 기인하는 것으로, 심리적인 내용, 문화와 역사 인식에 근거한 서술 등 미시적 단초와 거시적 시각을 모두 아우르는 독특한 예술적 행보로 이어지고 있다. 


○ 이번 전시 <맥거핀 디자이어 Macguffin Desire>는 그가 추구해왔던 예술 세계의 진화를 총망라하는 것으로, 철학적 상징물들의 혼성 배합을 통해 존재의 양가성을 드러내는 확장된 영역 속에서 자아에 대한 총체적 탐구를 보여준다. 


  - 맥거핀은 공포영화의 거장인 히치콕 감독이 사용한 영화기법을 가리키는 용어로, 작품 줄거리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관객의 시선을 의도적으로 묶어 둠으로써 공포감이나 의문을 자아내게 만드는 영화 구성상의 속임수를 말한다. 


  - 즉, 감상자는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우선 작품 속에 가득한 철학적 상징물들을 독해하려 하지만, 이들은 본래의 의미대로 수용된 것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감상자는 오히려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미궁 속에 빠져들게 된다. ‘맥거핀 디자이어’는 작가가 자신의 의도와 감상자의 시선 사이에 의도적으로 거리와 경계를 둔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표제어이다. 


  - 이러한 장치를 통해 작가가 추구하는 것은 결국 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모든 요소들에 대한 열정적인 탐구와 그것들의 전격적인 해체 및 순환이다. 이를 위해 수많은 미학적 담론과 미술사적 모티프가 거울보기의 수단으로, 혹은 차용과 변용의 미끼로 쓰이기도 하고, 의식과 무의식을 관통하는 분열증적인 복합심리의 형상들이 양가적 혹은 다층적으로 구체화되기도 한다. 


○ 전시의 구성은 회화, 사진 위의 회화, 퍼포먼스와 설치, 영상 등 다채널적인 감상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 회화는 2003년부터 몰입해온 <숲> 시리즈로 구성되었다. 작가에게 있어 숲은 일탈, 즉 억제된 현실 너머의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의미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프로이드가 언급한 언캐니(uncanny)한 효과(낯설고 괴이하고 위험한 인상)의 한계상황을 잘 보여주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보여주는 의미로 정의된다. 


 - 즉, 맹수의 이미지나 실존 인물들의 배치를 통해 억제된 욕구와 숨겨진 자아의 다른 형태들을 조합하기도 하는 등, 드러나지 않은 각 사물의 상징성보다는 그러한 것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전체적인 정경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 


 - 또한 그는 신템(syntagm, 통합체)과 하이브리드(hybrid, 혼성)를 합성한 ‘신템브리드(syntagmbrid)’라는 용어를 제시하면서 자신의 자아 찾기가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이들 간의 합성을 기저로 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작가에 따르면, 자아는 신템을 통해 타인의 머릿속에서 구성되는 이미지이며, 브리드는 본인에게 인지되는 정신적 물리적 움직임을 나타낸다고 한다. 이러한 신템브리드적인 존재로서 켄타우르스, 사피로스, 히드라, 메두사, 아테나, 올빼미, 카멜리온 등을 등장시키고 있으며, 일찍이 세계와 세계를 연결시키는 상징 매체로서의 깔때기가 그 대체물이라 규정된 바 있다. 


 - <코나투스의 숲>(2012)은 영원성을 상징하는 뱀, 우로보로스가 등장하고 메두사의 머리를 한 니체, 헤르마프로디테의 모습을 한 스피노자, 쇼펜하우어, 국보 83호 금동보살반가사유상 등이 연계성 없이 등장하여 불특정한 숲에서 생이 지속되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 사진 위의 회화 작업은 제자들과의 공동작업 프로젝트인 ‘사제동행세미나’라는 기획에 의해 제작된 것이다. 작가는 신윤복의 <단오풍정(端午風情)> 등 미술사에서 거론되는 명작들과 아테나, 켄타우로스 등의 신화적 존재들을 끌어와 이들의 이미지를 당당히 변형, 왜곡, 전도시켜 원본의 가치와 의미를 변질시키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의 교란 작전은 자아탐색의 의도뿐만 아니라 박제화된 이미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며 예술작품 고유의 진정성에 대한 도전이라 할 수 있다. 


  - 이 프로젝트는 동서양의 고전과 현대를 별개의 분절적인 것으로 간주하기보다는 당대의 맥락으로 끌어들여 동시대의 것으로 연결하는 통시적 맥락화를 시도한 것이다. 기획자이자 출연자로 참여하는 작가는 나르시시즘에 귀착하는 면모를 보인다.


○ 영상 작업은 퍼포먼스와 사진으로 구현된다. <구도자>라는 영상은 바닥에 캔버스를 깔아놓고 온 몸으로 화면 위의 물감을 휘젓는 퍼포먼스를 하면서 완성되었다. 이때 그의 손은 고원에서 오체투지를 하는 순례자의 거친 손과 구분하기 어려울만큼 고행의 흔적을 고스란히 전해주어 이미지의 교란을 일으킨다. 


  - 최근에 제작한 <맥거핀 욕망 혹은 네트 헌터>는 한 시간 분량의 영화인데, 바닥에 깔아놓은 캔버스 위에 온 몸을 던져 허우적거리는 강렬한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영화 속에서 그는 이성과 무의식을 모두 동원하여 샤먼의 광기에 버금가는 고도의 에너지를 전달한다.        


○ 이번 전시에서 권여현은 동서양 미술사의 모티프와 실존주의, 정신분석, 후기구조주의 등에 이르는 다채로운 철학적 담론의 혼성과 융합을 꾀하며 자신의 존재성에 이바지했던 수많은 요소들을 투영하고 전복하는 양가적 작업태도를 드러낸다. 이는 욕망에 의해 작동되는 자아의 모습에서부터, 어떠한 것으로도 규정할 수 없는 분열적, 혼성적, 파편화된 다중인격적인 자아의 정체성에 이르기까지 ‘규정 불가능한 것으로서의 자아’를 탐색해 나가는 노정 속에서 대입된 예술적 관점이자 방법론이다. 관람객과의 투명한 소통보다는 예술가로서 은밀히 독백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는 그의 독특한 예술세계는 결국 우리 모두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에 다름 아닐 것이다. 


전시 제목 : <맥거핀 디자이어 Macguffin Desire>

전시 기간 : 2013년 3월 7일(목) ~ 4월 28일(일) (53일간)   

전시 부문 및 출품작 수 : 평면, 사진, 설치, 영상 총 60여 점

장     소 : OCI미술관 1~3F (서울시 종로구 수송동 46-15)    

전시 담당 : 최정주 수석 큐레이터 

문     의 : Tel. 02-734-0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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