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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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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만 하던 가게에서

 

인사만 하던 가게가 있었습니다.

언제나 이 가게는, 장사는 잘 되지 않고 인사만 하는 곳에 있었습니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이 길고 지루한 가게에서  즐거움을 찾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하루의 해답을 찾는 일이기도 했고

이틀에 어리석음을 발견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모습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나는 이런 것들을 읽어내고 생각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이러한 즐거움은 무거워진 개인사에 습관처럼 슬그머니 올라탔습니다..

즐거움과 습관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수없이 서로를 올라탔습니다. 

즐거워지는 방법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즐거워졌을 때부터

이것이 나의 일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양정욱-

 

 

 


        날벌레가 알려준 균형전문가의 길(부분)_ 나무, 모터, _ 2300x2500x1000mm_ 2013

 

날벌레가 알려준 균형 전문가의 길

 

그는 가만히 멈추어 서있다.

순식간에 남편이 되었다가 아들이 되었다.

학생이 되었다가 손님이 되기도 하고 선생님이 되기도 했다.

매시간 자신이 불리어지는 위치로 허겁지겁 쫓아가서 그 자리에 앉아있기가 바빴다.

손님이 되었던 어느 시간, 공중에 떠있는 날벌레가 그에게 무엇인가 속삭였다

그날 이후 그는 모든 역할이 항상 변해간다는 것을 이해했다

이제 그는 가만히 멈추어서 균형을 잡으려고 한다.

 

 


언제나 피곤은 꿈과 함께(부분), 나무, 모터, _ 2500 x 3300 x 2500mm_ 2013

 

언제나 피곤은 꿈과 함께

 

그는 오늘도 경비실 초소를 지키고 있다.

 동네에서 가장 빨리 출근 할 사람도 잠을 자고 있을 시간이면, 그는 급여를 받았다.

그러면 보기좋게 고기 한 봉지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 간다.

손녀를 번쩍 들어 품에 안으면, 들고 온 고기는 밥이 되고, 찌개가 되었다.

집안에는 어느새 오래된 가족들이 신발장 앞까지 앉아야 할 정도로 많이 와 있었다.

언제 보았는지 모를 손자손녀들의 재롱에 그는 고개를 기분 좋게 끄덕 인다.

아슬아슬 끄덕이다가 고개가 푹 떨구어 졌다

가늘게 눈을 뜨고 초소의 몽롱하고 작은 유리창을 바라본다.

그 후로도 몇 번의 급여를 다시 받았는지 누구도 알 수 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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