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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사진·한국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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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dystopia)’는 이상향을 의미하는 유토피아에서 파생하여 장소를 나타내는 topos라는 말에 불완전 상태를 나타내는 dys라는 어미가 붙어 만들어진 말로 인간의 소외가 극점에까지 달한 안티 유토피아를 가리키고 있다. 우리는 흔히 신문이나 방송과 같은 언론매체를 통해 자연재해나 전쟁과 같은 장면을 접한다. 동시대에 일어난 분명한 사실이지만 미디어를 거쳐 우리에게 전해진 탓인지 마치 가상의 일처럼 느껴진다. 우리는 현실이 너무도 현실 같지 않을 때‘꿈같다’고 말하며 가상의 세계가 너무 또렷할 때 우리는‘진짜 같다’고 말한다. 동시에 참이거나 거짓일 수 없는 모순된 상황이며 현실풍경의 역설이다. 이렇듯 가상과 현실의 역전에서 우리의 인식은 현실과 가상을 혼동하게끔 되어있다.


여행길에서 또는 내가 자라난 곳의 풍경 앞에서 포착한 시선은 바람의 세기, 빛의 흐름, 대기 등 미세한 자연의 생동감을 마치 꿈 속처럼 인상적으로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 풍경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풍경 속 인간의 존재는 고독과 공허한 개인의 소외된 심리적 정황을 더한다. 그 모습은 옛 실경 산수화나 풍경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의 모습과 닮아 있기도 하고 아직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보여주는 듯 경이롭기도 하다. 그것의 속성은 숭고하거나 낭만적이거나 불길한 재해 혹은 도전의 대상이 되곤 하는 자연이다. 이런 환경 속에 빨려 들어가 주체는 갈 길을 잃어버리고... 주체는 디스토피아적 현실로 인해 한 줌의 재로 사라져버린다.더 나아가 그 풍경이 2차원의 평면작품으로 전달됨으로써 지금 이 순간 작품을 바라보는 이질적인 영역들이 서로 충돌한다. 또한 이를 관찰자로 바라보는 시점은 우리를 낯선 기분의 방관자로 만든다.

이러한 풍경은 실제 풍경이라기보다 삶의 불안이 드러나는 심리적인 풍경이다. ‘불안’은 눈앞에 실재하는 대상으로부터 가해지는 위협을 통해 느끼게 되는 감정인‘공포’와는 다르다. 내면세계와 외부세계의 불일치가 일어나거나 외부세계에 주체가 흡수되어 갑자기 사라져 버린 공황상태에서 불안을 느낀다. 풍경이 주는 심리적 중압감, 풍경과 관객 사이의 끈적거리는 이물감이 회색톤, 모노톤의 느낌으로 과장되지 않은 절망의 진실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히치콕 영화의‘새’와 스티븐 킹 소설의‘안개’가 연상되어진다.

어떤 사실들은 매개체를 통하게 되면 현실과는 멀어지게 되며 개인적인 사고가 개입할 여지가 생긴다. 작업을 언뜻 보면 자연의 단순한 재현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에 놓인 어떤 긴장감을 표현하려고 했으며 환영(ghost)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기다림, 초조함, 그리움이라는 감정의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했다. 어떤 특정 풍경을 재해석하고 평면 회화로 접근하는 이런 방식은 외적인 형상에서 오는 조형미와 함께 현실과의 거리감에서 주는 절망의 의미를 계속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1. 전시작가: 김유경

2. 전시명: Dystopia Ghost

3. 전시장소: 팔레 드 서울 B1 

4. 전시오픈: 2014.02.08(토) 오후 4시

5. 전시기간: 2014.02.07(금)-02.2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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