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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원 설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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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서 못 가요」는 송지원 작가의 개인전으로 갤러리 보는에서 5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 간 열린다. 첫 개인전 플레이스 막 「Inner calm」에서 보여준 치과용 석고 캐스팅 작업 매체와의 연속 선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조소를 전공한 송지원은 촉각적인 재료에 대한 호기심에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작가만의 기호와 선택 방식으로 ‘기억’이라는 소재들을 물성으로 재현한다. 그중에서도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지는 재료에 대해 적극적이고 다양하게 실험하여 왔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기에 앞서 작가와 이야기를 수차례 나누면서 작가가 살며시 비추어주었던 표정이나 조심스러운 듯 차분한 말투들이 머릿속으로 나열이 된다. 작가의 가지런한 태도, 작품에서 쓰인 재료들의 특성, 작업 진행 과정,  작가의 노트 등 소소한 것들이 마치 정해진 각본처럼 자연스럽게 연이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촉감의 재료들은 보는 이에게 고요하고 연약하고 불안하기도 한 감정과 상태를  노출시킨다. 작품 <꽃달>은 멀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했던 할머니 댁 근처에 핀 들꽃들이 크레파스로 캐스팅되어 작가만의 기억으로 재현하였다. <굴뚝>은 갤러리 근처에 있는 당인리발전소를 모티브로 작가가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를 회상하며 아련하고  복합적인 감정들이 작가만의 체득으로 재현되어 전시장 가운데에 높이 솟아있게 된다. 이렇듯 누구나 종종 지난 시간에 대하여 자주 회상을 하게 되는데 시시각각 변하는 기억들이 머릿속이나 텍스트로 기록이 될지라도 그 순간의 기억은 그 순간으로 끝나버린다. 예를 들어 영수증의 날짜, 시간, 위치 등을 통해 느껴지는 구체적 사실로 인한 현실적인 자각이 아닌 그 찰나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그 시간의 공기라든지, 함께 마주한 사람의 옷매무새 등으로 인해 그 순간의 상황이 거리감도 훨씬 가깝고 묘하게 와 닿는 이유다.


 끊임없이 활개를 쳤다가 눈앞에 사라져 가는 이러한 모든 것들이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어딘가에 존재하긴 하는 것일까. 작가는 이러한 자각을 통해 계속 ‘과거’가 되어버리는 ‘현재’에 대하여 우회적으로 묘사한다. 또한 과정에 놓여 있는 낯선 현재에 대하여 유희적으로 곱씹으며 작업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멀어서 못 가요’라는 문장은 약간의 귀찮음이 섞인 핑곗거리로 느껴진다. 이 전시를 보는 이가 ‘멀어서 못 가요’라는 말 대신 오늘 하루는 ‘멀어도 갈게요’로 변모되어 가벼운 실천이 덧붙여진 수고한 하루가 되길 바래본다. -조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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