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조각, 설치, 영상, 소설 등 다매체언어로 풀어낸 전준호의 신화비판은 인간 실존과 본질을 묻는다. 앙상하게 뼈대만 있는 인체가 몸을 낮춰 절을 올리는 작품에는 인간 실존과 본질을 탐구하는 예술적 소통의 진한 울림이 담겨 있다. 작가가 쓴 소설『묘향산관』은 북경에 있는 가상의 북한 식당에서 벌어지는 예술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전시명 ‘그의 거처’는 현실과 이상, 진실과 신화가 뒤섞인혼돈의 시대에 인간 존재와 인류 문명의 지위를 성찰하는 그의 태도를 함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