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됴화(桃花) 휘날리던 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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됴화(桃花) 휘날리던 날
김남호 & 김시현(은옥)
- 褓, 여인의 향기를 만나다 -

2014. 8. 8 - 9. 20
browngallery 1관 압구정



‘보자기는 한국적이며 여성적인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소재이다. 무엇인가를 감싸고, 덮고, 가리는 용도로 사용되던 보자기’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예술작품으로 해석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 이런 보자기의 아름다움을 환기시켜주는 전시가 있다. 8월 8일부터 압구정 브라운갤러리(Brown Gallery)에서 열리는 ‘됴화(桃花) 휘날리던 날’ 전시에서 김남호, 김시현(은옥) 작가는 보자기의 이미지를 캔버스로 또 오브제로 사용하며 서로 다른 해석과 방식으로 우리의 시선을 이끈다. 

김남호 작가는 왕과 왕비의 상징인 조선 왕실 어보(御寶)에 현대적 해석을 더해 예술작품으로 환생시킨 한국 최초이자 유일한 아티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브라운갤러리 ‘오마주 2013, 문정왕후 어보 환국(還國) 기념전’ 에서 김남호 작가는 어보를 모티브로 작업하여 어보의 예술적 가치를 대중에게 시사해 주었으며 작가 스스로 한국의 문화유산과 가장 한국적인 것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성찰을 통해 한국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켜주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왕비의 어보에 새겨진 위대한 일곱 왕후의 불꽃같은 삶을 그려내었다.

분홍빛 요염한 자태의 ‘됴화’는 매혹적인 여인의 상징이다. 
왕과 백성의 마음을 쥐고 있었던 ‘왕후’는 가장 아름다운 도화이지만 ‘흩날리는 도화‘ 왕후의 삶은 어쩌면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는다. 김남호 작가는 어보에 새겨진 왕후의 불멸의 이야기를 7개의 이미지로 풀어냈다. 작품은 기하학적 패턴과 색채가 조화로운 ‘전통조각보’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작가는 작품에 왕후가 가슴 속에 감싸야 했던 숱한 이야기와 인고의 세월을 담아내었고 ‘왕의 여자이지만 결코 왕의 여자가 아닌’ 역사 속 일곱 왕후를 현대적 미감(美感)으로 환생시키고 있다. 

한편, 김시현(은옥) 작가는 보자기를 한국 여인의 전통적 내면의 이야기를 담아 극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작가는 한국적인 이미지와 보자기에 담긴 여성성을 풀어내는 데에 집중하였다. 그녀는 전통 여성성에 화두를 두고, 나아가 작품에 작가 자신의 내면적인 것들을 담아내어 작업을 완성시킨다. 보자기 작가라고 불리우는 김시현 작가는 조형적 언어를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보자기에 집중하여 작품으로 끊임없이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김시현(은옥) 작가의 보자기는 한국의 전통색이라 일컫는 오방색이 주로 사용된다. 작가의 보자기는 화려한 빛깔에 비단, 그 위를 수놓은 자수의 멋이 어우러진 예의와 격식이 담긴 멋스런 의례용 보자기이다. 작품 속 보자기는 사람과 사람이 정을 나누는 이야기이면서도 ‘포장하는 행위’에 충실한 보자기이기도 하다. 이내 그 안에 감추어진 물체의 형태는 눈이 아닌 마음속에 담아지고 형상화된 '보따리'라는 오브제적 상징물로 연결되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한국적이고 여성적인 상징물로서 보자기를 이상적이고 완벽한 도구로 사용한다.

이 명백하고 단아한 보자기의 이미지는 시대를 뛰어넘어 가슴으로 전달되어 온다. 그녀의 그림은 분명 회화적 가치를 가진 그림이지만, 그 그림 속에 담긴 보자기만으로도 충분한 기호와 상징적 가치를 지닌다.

됴화라는 이미지가 가지는 아름다움이라는 상징은 여성에게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며 여성이라면 누구나 가지고자 하는 욕망일 것이다. 김남호 작가가 재해석하여 재현해 내는 왕후의 어보 작품을 통하여 도화라는 아름다운 이름 속에 감추어진 일곱 왕후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하며 김시현 작가의 작품인 여성성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보자기라는 모티브를 통하여 그려낸 ‘The Precious Message’ 시리즈에서 여성적인 색채, 나아가 여성성에 대한 인식의 확장을 가지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김시현 작가가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보자기’를 묶고 다듬어 포장하는 행위에 담기는 것은 주술적인 염원과도 닿아 있다. 작가의 손으로 그림을 통하여 하나하나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과정 또한 보자기에 염원을 그려 넣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김남호 작가의 작품 또한 어보의 형상을 연구하고 형태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나 소망이 투영된다. 두 작가는 보자기와 어보와 같이 ‘있는 것’에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결국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두 작가의 작품은 진솔하며 편안하다.

브라운갤러리에서의 이번전시 ‘됴화 휘날리던 날’ 展 은 작가의 조형적 언어를 눈과 가슴으로 들어보고 브라운갤러리의 색채 그대로 표현된 한국적인 것이 가장 편안하게 다가오지만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그것을 뛰어넘는, 사랑스러운 여인의 향기가 전해지면서도 가슴한 구석이 뭉클해지는 감동을 전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이번전시에서 두 작가가 만들어 내는 도화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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