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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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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는 일상이며, 매스미디어, 인터넷 등에서 광고 이미지들은 소비를 조장하기도 한다. 그 수많은 이미지들은 사용가치보다는 우리의 욕망을 자극하여 상징적 기호(記號)’로서 충동구매를 하게 된다. 또한 물건을 잘 팔리기 위해 배치된 쇼윈도의 진열품은 스마트폰 액정화면을 무심코 터치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처럼 직관적으로 소비를 하게 만들며 거기에 반영된 상징적 이미지로 소비를 부추이기도 한다.

 

프랑스의 저명한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 1929-2007)쇼윈도는 소비 그 자체가 그리는 궤적을 반영하는 장소이며, 개인을 반영하기는커녕 오히려 흡수해서 없애버린다. 소비의 주체는 개인이 아니라 기호의 질서이다.”라고 하였다. 즉 우리가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기호(記號)를 소비하고 이미지를 소비한다는 것이다.

 

작가 최혜란은 현대인의 이러한 기호(記號) 소비성에 주목한다. 현대인들은 단순한 사용가치만을 위해 지갑을 여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담긴 기호(記號)를 소비하는 것이며 소비는 나를 드러내는 방식이자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고급승용차를 타면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부유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작가는 마치 스마트폰에 액정화면에 비친 상()처럼 쇼윈도를 매개체로 하여 쇼윈도에 비춰지는 상()들을 끊임없이 반영하며 중첩시켜 실재와 허구를 넘나드는 작업을 한다. 작가는 쇼윈도 안의 진열품과 마네킹 그리고 쇼윈도 밖의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하는 사람들 등 쇼윈도에 비친 실체들을 이미지화 한다. 그리고 수많은 기호화된 이미지 속에 살고 있는 우리의 일상을 아무렇지 않게 반영하며 소비의 편리함에 익숙한 현대인의 모습을 중첩된 이미지들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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