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셀수스, 입법자, 1923, Staatsgalerie Stuttgart

“그림만을 그리기에 나는 너무 현대적이다. 현재 예술계에 있어 위기는 나를 깨닫게 한다! 무대! 음악!”

‘퇴폐 예술’이라는 명칭 아래 나치 정부에 의해 미술 작품들이 미술관에서 철거되고, 에센 폴크방미술관의 벽화 또한 수거되는 등의 어두운 시대의 그늘 아래 묻힐 수밖에 없었던 경험을 한 오스카 슐레머(Oskar Schlemmer, 1888-1943)의 위와 같은 언급은 바실리 칸딘스키, 파울 클레와 더불어 화가로서나 바우하우스의 교수로서의 역할 이외에도 무대 미술가 겸 연출가였던 그의 무대와 현대적 시도에 대한 열정을 느끼게 한다. 이제까지 바우하우스와 관련하여 보여졌던 그의 연극 무대설치와 실제 무대 의상들 이외에, 약 200여 점에 달하는 그의 그림, 수채화와 드로잉, 조각작품을 비롯해 에센 폴크방미술관의 벽화를 위한 드로잉 시리즈 등의 다양한 작품들이 보여지고 있다. 특히 그의 사후 지속되어온 유산상속과 저작권에 대한 논쟁으로 인해, 70년만에 처음으로 그의 작품세계가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대중과 만나는 자리라는데 그 의미가 있다.

- 변지수 독일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