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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Pay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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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paysage - 염지현, 하이경 2인전


두 작가의 작품은 고요하며, 또한 담담하다. 얼핏 보면 그저 흔한 풍경의 일부다.  두 작가의 작품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억지로 설득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그 풍경을 무심히 툭 던져 놓을 뿐이다.

하지만 작품을 마주하였을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이상하리만치 물큰하며 쌉싸름 하다. 우리가 흔히 마주하는 일상속의 풍경이 마치 영화 필름 속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그리하여 마치 그 순간 '내'가 그 자리에 있는 것만 같은 착각과 동시에 그 공간에서 한번쯤 보았고 경험했지만 어딘가에 묻어두었을 우리의 기억을 미묘하게 건드리며 낯선 감각에 빠지게 만든다. 작품은 그저 가볍게 이야기를 꺼내놓았지만 가슴 속 어딘가에 자리한 감정은 그리 덤덤하지 않으며 오히려 묵직하기까지 하다.


텅빈 카페, 빗방울이 떨어지는 스산한 길거리, 창밖으로 바라보는 비오는 바다, 공원에 무성하게 자란 풀, 옥인아파트 터, 사직공원.


두 작가는 익숙하게 우리 주위에 존재하고 있지만 주의 깊게 기울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공간에 시선이 향하고 있다. 작품 속 풍경은 존재하고 있으나 인지하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는 풍경임을 역설한다. 흔하게 지나가는 일상의 시간. 눈길이 닿지않는 공간. 그런 공간에서 작가들은 그 안에 담겨 있던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 중 한 조각을 발견하고 끄집어 내어 작가만의 고유한 감성과 시선, 상상력으로 덧 입힌다.

 두 작가가 그려낸 풍경에는 무심히 흘러가기 쉬운 사소한 것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이 담겨 있다. 작가가 지닌 공간에 대한 재해석은 다를지 몰라도 그것을 제시함에 있어 같은 방식을 택한다. 그저 보여줌(show)으로써, 이 풍경 안에는 오랜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저마다의 사연과 사건들을 가진 특별한 공간이자, 또한 어떠한 장면(scene)에 대한 이미지가 공적이지만 또한 사적일 수 밖에 없는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 어느때의 그 곳' 에 대한 기억과 추억은 결국 존재함(Being)의 증명이며 관심이라는 것은 두 작가 모두 공통적임엔 틀림없다.

 작품은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안겨준다. 일상이란 이름하에 매 순간 무심하게 흘러가게 두진 않았는지,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속에서 우리의 존재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그 시간을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 강아영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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