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편대식은 종이에 연필이라는 기본적인 도구로 회화 매체에 대한 실험을 지속해왔다. 한지를 여러 겹 배접하고 그 위에 일정한 규칙에 의한 선들을 각인한 후 다시 연필로 흰 화면을 검게 칠하는, 노동과 시간을 들이는 과정을 통해 시각이라는 감각의 한계와 왜곡을 경험케 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이는 일시적이고 표면적인 감각의 영역과 대조되는 실재하는 존재적 성격을 경험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써 노동집약적인 작업 과정이 하나로 모이고 공간 속에서 서로 유기적으로 반응케 함으로써 철학적 사유를 이끌어낸다.  

작가는 2014년 첫 개인전 《ILLUSION》을 통해 평면 안에서 착시에 의해 형성된 일루전의 공간을 탐색한 작업을 선보였다. 이후 2015년 《ENGRAVE》 전시에서는 일루전이 아닌 흔적으로서 선 자체에 집중한 시리즈를 보여주었으며 기존 작업을 구조적 기본단위로 분할, 확장, 반복 및 재배치시키는 조형적 탐구를 실험키도 하였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작업의 연장선상으로서 노동집약적 과정에서 발견되어지는 내면적 성찰, 즉 존재의 본질에 대한 사유를 공간 안에서 확장하고자 하는 시도로 마련되었다. 종이와 연필이라는 지극히 기본적인 도구를 바탕으로 입체, 설치, 영상으로 점차 작업 영역을 확장해왔다면 이번 개인전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집약적이면서도 과감하게 선보이는 50m대형 롤작업을 통해 연속되는 순간들 속에 존재했던 치열한 개인의 흔적에 집중하고자 한다. 

기존의 각인된 떨리는 선들 중 하나의 선을 따로 떼어내어 하나의 긴 호흡으로 이어지도록 한 이번 작업은 조형적으로 복잡하게 집적해나가던 과정을 역으로 작업의 엑기스만을 담아내어 최소화시키는 방향이기도 하다. 작가는 연필로 칠해진 검은 벽에 남겨진, 횡으로 지속되는 각인된 흰 선을 통해 존재의 연속성을 대변하고자 하며 궁극적으로 인간의 근본적인 존재인식, 존재의 본질 등 내면의 물음에 대해 가까이할 수 있는 통로로서 작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보는 전시에서 나아가 작가가 남긴 흔적을 따라가면서 존재의 자취를 쫓아보는 경험으로서의 전시가 될 것이다. 공간 속에서 오롯이 경험하게 될 한 존재의 하나의 흔적과, 감춰진 무수히 많은 흔적들 사이에서 관객은 집단과 환경 속에 존재하는 개인에 대해 사유하며 주체로서 존재적 가치에 대해 자각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재)한원미술관 선임 큐레이터 이지나

편대식 (Daesik Pyoun, 1984~ )  truedaesik@nate.com

학력

2017 고려대학교 디자인조형학과 조형문화예술전공 석사과정 재학

2009 고려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17 순간의 연속 - A Series of Moments, (재)한원미술관, 서울

2016 EXISTENCE, 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갤러리, 안산

2015 ENGRAVE, 스페이스 선+, 서울

2014 ILLUSION, 하슬라미술관, 강릉

2014 ILLUSION, (재)한원미술관, 서울

단체전(selected)

2017 소장품 특별전 선線 색色 형形, (재)한원미술관, 서울

선으로, 내설악예술인촌 공공미술관, 인제

제 2회 뉴드로잉 프로젝트,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양주

2016 SPOON ART SHOW, 킨텍스 제1전시장, 고양

경기유먕작가(신진) 생생화화 - 열네 개의 시선,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고양

1617 JAP Douze, 이정아 갤러리, 서울

ART NOVA 100, Beijing National Agricultural Exhibition Centre, 베이징, 중국

제 7회 YMCA+YWCA, 갤러리 이마주, 서울

THE KITCHEN: 2015 경기창작센터 그룹전, 경기창작센터, 안산

Contact Chatter,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2015 Kim Whan Ki Art Festival: 안좌도 Rhapsody, 목포종합예술갤러리, 목포

퀀텀 점프: 경기창작센터 청년작가전, 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 안산

아티스트 포트폴리오Ⅱ - 포트폴리오 아카이브 라운지, 사비나미술관, 서울

I need a massage, 노암갤러리, 서울

사이에 선 물건들, 스페이스 선+, 서울

지금, 바로 여기, 갤러리 그림손, 서울

DMC Art Fair, DMC홍보관, 서울

2014 아시아프, 문화역서울 284, 서울

팔(ㅈ)자피자, 우연갤러리, 대전

GONG for IMAGO, 인디아트홀 공, 서울

2013 제4회 국제현대미술 광주아트비전-고백의 정원, 광주비엔날레전시관, 광주

신화의 이면 - 박은하・편대식, 내설악 백공미술관, 인제

2010 SENSORLIUM, 라이시움, 서울

동방의 요괴들77 하이서울아트페어,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서울시 창작공간 페스티벌 행사장), 서울

수상 및 레지던시

2016 경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 지원 선정

2015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선정

2015 경기창작센터 레지던시 입주작가

관련행사

전시평론

편대식전

 박영택

사각형의 화면을 규칙적이자 유동적인 붓질로, 점으로, 반복된 신체 행위의 단위들로 채워나가 이룬 몇 겹의 레이어들이 깊은 심연을 이루는 회화다. 화면의 평면성을 인식시키면서도 섬세하게 조율된 색채, 탄력적이고 감각적인 붓질과 선이 잔잔한 심리의 파동을 전달한다. 작가는 자신만의 추상회화를 일관되게 견지해왔고 그 안에서 융숭한 마음의 깊이를 점진적으로 밀어내고 있다. 이는 우리가 접하기 어려운 한 경지이다.

전시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