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미술관 김환기 연구기획전
≪ 樹話詩學 ≫
2020. 06. 06. - 10. 11.
- 문예이론(시학)을 통해 풀어보는 김환기의 예술세계 -
■ 전시제목 : ≪수화시학 樹話詩學≫
■ 전시기간 : 2020년 06월 06일 ~ 2020년 11월 1일 * 연장
■ 전시장소 : 환기미술관 본관 1F - 3F 전시장
■ 전시작품 : 김환기 詩와 드로잉, 과슈, 유화 작품 200여점
■ 전시내용 :
≪수화시학≫은 환기미술관 개관이래 지속되어온 김환기 학술연구전시의 일환으로, 하나의 주제어를 통한 시각으로 김환기의 작품세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수화樹話’는 김환기가 작명의 사연을 글로 남길 정도로 애정이 깊은 필명이다. 그는 창조적 사고를 조형으로 표현하는 열정만큼이나 간결 명확하고 맛깔나는 언어로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나 시에 대한 조예가 깊었고 남겨진 일기와 편지, 수필과 함께 많은 이의 공감을 얻고 있다. ≪수화시학≫은 김환기의 조형세계를 ‘시문학’의 이론으로 재해석해보려는 시도이다. 특히 올해는 김환기가 이룬 예술철학_시정신 詩精神의 상징적인 작품인 푸른빛 전면점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가 한국화단에 새로운 추상미술을 제시하고 인정받은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詩로 부터의 영감, 시어詩語와 조형언어가 어우러진 김환기의 ‘詩드로잉’을 비롯하여 과슈, 유화 작품 속 김환기의 시학을 만나보자.
김환기는 “음악, 문학, 무용, 연극 모두 사람을 울리는데 미술은 그렇지가 않다. 울리는 미술은 못할 것인가.(1968년 1월 26일 일기)”라는 성찰과 함께 다양한 예술 장르의 방식을 조형적으로 결합시키고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숭고의 추상화면을 탄생시켰다.
■ 전시구성 :
- 1부 ‘함축성’, 김환기의 ‘항아리’ ‘달’ ‘산월’은 상상의 여백을 지닌 詩語로서 한국적 정서가 가득한 소재이며 그 속에 동양철학 ‘비움 속의 채움’, ‘무위자연’의 세계를 함축하고 있다. 김광섭의 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에 화답한 푸른 ‘전면점화全面點畵’는 존재생멸存在生滅이나 영원회귀永遠回歸에 대한 그의 철학이 조형언어로 구현된 것이다.
- 2부, ‘음악성’, 추상화되어가는 김환기 작품에서는 이미지의 ‘반복과 변주’ ‘병렬과 대비’를 통해 형태가 구축되며 리듬과 운율이 생겨난다. 반복되는 산, 나무, 강의 모습이 담긴 상징도형 연작과 한국의 오방색을 연상시키는 십자구도, 점화에 이르기까지 ‘김환기만의 노래’를 만들고, 남겨진 작품명에서도 소리와 음향과 음악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조형적 대응이 드러난다.
- 3부, ‘형상성’, 김환기가 만들어낸 무한한 차원의 공간 안에서, 오감을 통한 심상心象으로 마음에 떠오른 이미지는 형상화되고 자연의 ‘흐름’처럼 존재한다. ‘Air and Sound‘ 연작에서는 복합감각을 통해 각각의 내용과 의미를 지닌 하나하나의 점이 새로운 에너지의 파동을 만들고 상상의 이미지로 확대, 변화되며 살아 있음을 본다.
■ 김환기의 詩
- 김환기는 1940년대부터 「新天地」, 「문예」와 같은 문학잡지에 시와 수필을 발표한 문학인이기도 했으며 필명으로 ’수화‘를 사용하였다.
그림에 부치는 詩 - 이조李朝항아리
地平線 위에 항아리가 둥그렇게 앉아있다.
굽이 좁다못해 둥실 떠 있다.
둥근 하늘과 둥근 항아리와
푸른 하늘과 흰 항아리와
틀림없는 한 쌍이다.
똑
닭이 알을 낳드시
사람의 손에서 쏙 빠진 항아리다.
김환기, 「新天地」, 1949년 2월
선線
비 내리는 아침이면, 출근시간 전에 기어코 나는 전차를 탄다.
출근시간 전이어야 전차 바닥이 청결하고,
또 승객수가 내가 꾀하려는 작품을 제작하기에 알맞기 때문이다.
짚고 앉은 우산에선, 빗물이 흐르던 정거장까지의 거리 여하에 따라서
가늘게, 굵게, 짧게, 길게, 강하게, 약하게
리듬 있는 속력을 가지고 물이 흐른다.
선이 가고 오고, 멈추고 흐르고, 곧게 혹은 휘어지게, 서로 뭉치었다 헤어졌다.
- 인간의 무연憮然한 이 합작에서 나는 놀라운 구성미構成美를 알았고,
회화정신繪畵精神으로 돌아가 보기도 한다.
버라이어티한 음악까지 감득感得한다.
김환기, 1940년 5월
김환기 뉴욕일기 중
나는 술을 마셔야 천재가 된다.
내가 그리는 선線, 하늘 끝에 더 갔을까.
내가 찍은 점點. 저 총총히 빛나는 별만큼이나 했을까.
눈을 감으면 환히 보이는 무지개보다 더 환해지는 우리 강산江山….
김환기, 1970년 1월 27일
전시전경 제공: Ⓒ환기미술관
김환기 (1913~1974)
김환기는 20세기 한국미술의 아방가르드와 추상회화의 선봉에서 민족정서와 철학을 고유의 조형언어로 승화시켜 서정적이며 현대적인 작품세계를 구현한 한국미술의 대표 작가이다.
1913 한국에서 출생
1933 일본대학 예술과 미술부 입학, 동경
1934 [아방가르드 양화연구소] 참여, 후지다 쓰구하루, 도고 세이지 에게 사사
1935, 36 [이과회]의 [구실회]에서 수상, 동경
1937 [신시대전 그룹]에 참가, 동경
제1회 개인전, 아마기화랑, 동경
서울로 귀국
1941 제2회 개인전, 정자옥화랑, 서울
1946~50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교수 역임
1948 유영국, 이규상 등과 「신사실파」 조직
1952 제3회 개인전, 뉴서울다방, 부산
1952~55 / 59~63 홍익대학교 교수와 학장 역임
1954 제4회 개인전, USIS 화랑, 서울
1954~74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역임
1956 제5회 개인전, 동화화랑, 서울
파리에 도착
제6회 개인전, M. 베네지트화랑, 파리
제7회 개인전, M. 베네지트화랑, 파리
1957 제8회 개인전, M. 베네지트화랑, 파리
제9회 개인전, 모라토르화랑, 니스
제10회 개인전, 슈발드베르화랑, 브뤼셀
1958 제11회 개인전, 앵스티튀트화랑, 파리
1959 서울로 귀국
제12회 개인전, 서울중앙공보관, 서울
제13회 개인전, 반도화랑, 서울
1960 유네스코 국제조형예술협회 한국본부 회장
1961 제14회 개인전, 서울중앙공보관, 서울
1962 제15회 개인전, 서울중앙공보관, 서울
1963 제16회 개인전, 서울중앙공보관, 서울
제7회 상파울로 비엔날레 한국대표, 회화부분 명예상 수상, 상파울로
뉴욕에 도착
1964 J.D. 록펠러Ⅲ 재단에서 수여하는 지원금 수혜, 뉴욕
제17회 개인전, 아시아 하우스 화랑, 뉴욕
1965 제8회 상파울로 비엔날레 특별실에 초대되어 제18회 개인전, 상파울로
1966 제19회 개인전, 타스카화랑, 뉴욕
1968 제20회 개인전, 고담서적화랑, 뉴욕
1970 한국일보 주최 제1회 「한국미술대상전」 대상 수상,
국립현대미술관 경복궁미술관, 서울
1971 제21회 개인전, 포인덱스터화랑, 뉴욕
제22회 개인전, 신세계화랑, 서울
1972 제23회 개인전, 포인덱스터화랑, 뉴욕
1973 제24회 개인전, 포인덱스터화랑, 뉴욕
1974 제25회 개인전, 슈레브포트반웰미술관, 루이지애나
향년 61세로 뉴욕에서 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