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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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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문화회관 기획
기억공작소 - 정정엽展



▢ 전시 개요

  ■ 전 시 명 : 2022 기억공작소Ⅰ 정정엽展 - 물구나무 팥
  ■ 관람일정 : 2022. 2. 16.(수) ~ 4. 24.(일) ※월요일 전시 없음
  ■ 관람시간 : 10:00~17:00
  ■ 작가와 만남과 워크숍은 코로나19로 확산방지로 진행하지 않음 
  ■ 장  소 :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2층)
  ■ 기  획 : 봉산문화회관
  ■ 문  의 : www.bongsanart.org, 053-661-3500
           페이스북(bongsanart), 인스타그램(bongsanart_), 트위터(@bongsanart)



▢ 전시 소개

기억 공작소Ⅰ『정정엽』展

전시장에 들어서면 대지의 어머니가 선사하는 풍요로움이 넘쳐흐른다. 이 땅의 빛깔을 머금은 팥, 녹두, 검은콩 등의 곡식들이 익숙한 색채로 우리의 눈과 마음을 충만하게 만든다. 한 알 한 알 정성 담은 곡식들이 하나의 점이 되어 하늘의 별도 되고, 시뻘건 용암이 되어 꿈틀거리기도 하며, 때론 캔버스의 구석이나 바닥, 그리고 벽에 뿌려지거나 소복이 담기기도 한다. 마치 나약함이 뭉쳐 큰 힘을 내는 유기적인 생물처럼 보이는 이 알곡들이 집합과 산란의 움직임을 통해 어떤 인위적이거나 획일적인 요소를 배제하며 자연의 법칙에 순응한 모습으로 조형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이는 생명을 머금고 잉태하는 씨앗이자 우리를 배부르게 하는 일용할 양식으로 모든 자연의 순환이 내포된 또 다른 작은 세계로 집약하게 한다. 작가는 그 속에서 곡식으로 밥을 짓고 살림하는 여성의 보이지 않는 반복적 노동을 씨앗으로 심고 있다. 하찮게 치부되는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작가는 매일 곡식을 쓰다듬듯 붓질해가며 꾸미거나 과장 없는 원초적인 행위로 또 하나의 생명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태도 아래 ‘일상의 위대함’을 성실함과 꾸준한 회화적 실천 방법으로 축척된 시간의 이미지로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수놓은 무수한 점들의 현상적 이미지보다 그 이면에 숨어있는 시대를 향한 파토스적 저항에 몸담았던 거대담론에서 발아된 지성과 실천, 그리고 삶의 고찰로 얻은 섬세한 미적 행위로 연동되는 미시담론까지 본질을 꿰뚫는 아름다운 눈을 가진 작가 정정엽을 통해 우리는 예술이 삶과 이반 되지 않았냐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구나무 팥
정엽이는 집 떠나고 싶으면 등산용 배낭을 짊어지고 설거지를 한다
2층에서 마당으로 트렁크를 던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자주 우선 정성을 다해 팥 한 알을 그린다
그 팥을 먼저 기차에 태우고 혹은 큰 배에 태워서

그러다 주체할 수 없이 주머니에 쏟아지기 시작하는 팥
장갑을 벗자 손가락 대신 팥
끝없이 팥
가랑이 사이에 발가락 사이에서 눈물처럼
월경처럼 참지 못하는 팥
                              김혜순 시「물구나무 팥-날개 환상통」중에서...

정정엽 작가는 유년 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것이 놀이이며, 학교에 가는 이유라고 할 만큼 매일 한 장씩 그리며 화가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미술이 곧 삶이며 생존의 방법이었던 작가는 “삶과 미술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라는 실천적 고민과 함께 탐미주의적 예술에 반기를 들고 미술의 사회적 가치를 찾기 위해 노동자들과의 연대한 ‘두렁’에 가입하여 격동의 시대를 보내게 된다. 그리고 ‘터’, ‘여성미술연구회’, ‘갯꽃’, ‘입김’ 등의 그룹 활동을 병행하며 개인, 여성, 예술가인 자신의 정체성이 전체 세계 속에서 어떤 의미로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관해 정직하고 성실하게 응답하는 예술적 태도를 보여주었다. 

1995년 첫 개인전 '생명을 아우르는 살림'에는 시장에서 나물을 팔거나 장보고 돌아가는 아낙네, 집에서 밥상 차리는 주부 등, 여성의 일상적 삶의 현장을 담은 그림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개인적인 회화의 길을 걷게 된다. 이 전시에서 작가의 대표 브랜드가 된 곡식을 등장시키며 당연시되거나 무시되는 살림 노동이 인간의 생명과 안녕을 보우하는 근본 행위이자 미덕이라는 진리를 보여주게 된다. 

이후 작가는 ‘얼굴 풍경’을 통해 얼굴과 이미지를 콜라주 하며 관계, 만남, 연대를 표현하였고, ‘나물 시리즈’에서는 채반에 놓인 나물을 선보이며 뜯어서, 다듬고, 씻는 노동의 과정을 내포하는 날카로운 시선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벌레’와 ‘감자 싹’ 시리즈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공생과 생명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소재로 의미화시켰다. 여성성에 대한 이야기를 시각화시킨 ‘걷는 달’, 다빈치의 종교화 ‘최후의 만찬’을 차용한 ‘최초의 만찬’을 통해 자기 스스로 스승이 된 여성들을 작가가 차린 만찬에 초대하는 등 다양한 회화적 실험을 선보였다. 이렇게 작가는 인간만이 아닌 나와 함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다른 생명에 대한 관심과 지구적 시선을 비범하지만 결코, 무겁지 않으며, 하찮은 소재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공존하는 삶과 환경에 대해 재치있게 풀어내고 있다.

작가는 “많이 보고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그것을 확장시켜 나가고 싶다.”라고 한다. 이제 그가 그리는 팥들은 그냥 팥이 아닌 것처럼 오랫동안 잠재되어있는 물질의 속살을 더 깊숙하고 의미 있게 해석해서 새로운 것으로 변화시키는 여정이 작가가 말하는 “길 없는 길을 찾아가는 흔들림”일지라도 그의 발자취가 오히려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조동오




red bean-lava, 2021, 162x130cm, acrylic, oil on canvas


red bean-landscape, 2020, 91x65cm, oil on canvas
yellow bean-landscape, 2020, 91x65cm, oil on canvas
green bean-landscape, 2020, 91x65cm, oil on canvas
black bean-landscape, 2021, 91x65cm, oil on canvas


전시전경



▢ 작가노트

팥, 콩 한 알 한 알은 시시하고 아름답다. 이 땅의 빛깔을 응축한 단단한 씨앗들이다. 어디선가 쏟아져 나와 제멋대로 굴러간다. 오랫동안 품었던 ‘물구나무 팥’(김혜순, 날개 환상통 2019)이 와글와글한 마음에 길을 내어준다. 거꾸로 선 자세가 자유로움을 준다. 살림의 근육으로 고립된 시간을 축적하고 흘려보낸다. 날마다 구르다보면 화산처럼 폭발하고 와르르르 쏟아져 문득 저 멀리 알 수 없는 풍경이 나타나기도 한다. 품어주고 묻어주고 열어주었던 땅의 이야기이다. 고립된 시간에 유난히 들끓었던 마음. 씨앗 하나와 하나 사이에서 길을 묻는다. 
pouring rolling rocking 
정정엽



▢ 참여작가 프로필

정정엽 Jung, Jungyeob 鄭貞葉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주요 개인전
2022     기억공작소 정정엽 (봉산문화회관, 대구)
2021     걷는 달 (아트센터 화이트 블록, 헤이리 경기)
          조용한 소란 (서울식물원, 서울)
2019     최초의 만찬–이응노상 수상 기념전 (이응노의 집, 홍성)
          어디에서나 발생하는 별 (조은숙갤러리, 서울)
2018     나의 작업실 변천사 1985-2017 (이상원미술관, 춘천)
2017     콩 그리고 위대한 촛불 (트렁크 갤러리, 서울)
          아무데서나 발생하는 별 (갤러리 노리, 제주)  
          49개의 거울 (스페이스몸 미술관, 청주)
2016     벌레 (갤러리 스케이프, 서울)
2014     길을 찾는 그림, 길들여지지 않는 삶 (길담서원, 서울)
2011     Off-bean (갤러리 스케이프, 서울)
2009     얼굴 풍경 (대안공간 아트포럼 리, 부천)
          Red Bean (갤러리 스케이프, 서울)
2006     지워지다 (아르코미술관, 서울)
          멸종 (비나리미술관, 봉화)
2002     정정엽 개인전 (서호갤러리, 서울 / 서호미술관, 경기도) 
2001     낯선 생명, 그 생명의 두께 (신세계 갤러리, 인천)
2000     봇물 (인사미술공간, 서울)
1998     정정엽 개인전 (금호미술관, 서울)
1995     생명을 아우르는 살림 (이십일세기 화랑, 서울)

주요 단체전
2021     도래할 풍경 (제주 돌문화공원)
          약속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 /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 광주)
          고암미술상 수상작가전 (홍성 이응노의 집)
          어떤 풍경-제주 4.3미술제 (예술공간 이아, 제주)
2020     그림 그리다 (경기도미술관, 안산)
          그것은 무엇을 밝히나 (아트스페이스 광교, 수원)
          MaytoDay 항쟁의 증언, 운동의 기억 (무각사 로터스갤러리, 광주)
          ‘해제解題 금기어‘ 여수국제예술제 S (엑스포 아트갤러리, 여수)
          야만의 꿈-핵몽4 (예술지구p, 부산)
2019     비트윈 더 라인스 Between the Lines-입김 (합정지구, 서울) 
          광장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시점·시점 (경기도 미술관, 안산)
          세상에 눈뜨다: 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 (도쿄국립근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싱가포르국립미술관)
2018     부드러운 권력 (청주시립미술관, 청주)
          설문대-크게 묻다 (돌 문화공원, 제주)
          개성공단 (문화역 서울 284, 서울)
          보고 싶은 얼굴 (이한열 기념관, 서울)
          환상 밸트 (돈의문박물관 마을, 서울)
          카누 시그니처 전 (종로 삼청동 12, 서울)
          Offerring& encounters (데이비스 아트센터, 미국)
          여성과 일-입김 (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
2017     낯섦, 낯익음 (경기문화재단, 수원)
          따뜻한 밥상 (보안여관, 서울)
2016     옛길, 새길-장흥 문학길 (장흥 문화예술회관, 에무갤러리 서울)
          행복의 나라 (서울 시립 북서울 미술관, 서울)
          MSG 맛의 정치학 (금천예술공장, 서울)
          거울아 거울아 (스페이스 몸 미술관, 청주)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 “어머니” (제주 도립미술관)
          ‘나는 넘어지고 싶다’ 갤러리 밈 개관전 (갤러리 밈, 서울)
          바보 (에무 갤러리, 서울)
2014     어머니의 눈으로 (코리아 컬쳐 센터, 시카고, 미국)
2012     아시아 여성 미술제 1984-2012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후쿠오카, 일본)
2009~14 세계여성미술 순회전, 인적이 드문 길 : 폭력, 여성 그리고 예술 (오슬로, 산디아고, 멕시코, 시카고 등)
2004     부산비엔날레: 섬-생존자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2002     광주비엔날레: 프로젝트 3 (5·18 자유공원, 광주)
2000     밀레니엄 미술 축제, 아방궁 종묘 점거 프로젝트 (종로, 서울)

주요 작품 소장처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성남큐브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수원아이파크미술관 등

수상
2020     양성평등문화인상
2018     제4회 고암미술상

eipa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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