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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연 회화전 : toi et m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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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연 : toi et moi
2022.10.25 - 11.5
스페이스결



전시소개

‘너와 나’, ‘너도 나’
‘진심으로 마주하고 마음을 전하는 관계’
그림과 나 자신과의 관계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내자신의 거울과도 같은 깊은 소통을 표현하는  
<toi et moi>전에 초대합니다.

 
박미연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깍은 사과들, 오랜 시간과 함께 소통하는 사과들, 그 속에서 표현된 삶의 다양한 감정들을 작가의 직관적인 감성으로 또는 물아일체 느낌으로 나와 사과가 한데 어울려 몰아의 경지로 이끄는 여행을 선사한다. 

작가의 감성과 정신은 집중력과 긴장감이 고조된 새로운 조형언어를 창조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강렬하고 매력적인 감각으로 만들어낸 사과의 다양한 변주를 즐기는 만남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진솔한 마음을 담아 건네는 
박미연 작가의 toi et moi 


글: 이주연(경인교육대학교 교수)




Untitled_40.9x53.0cm_Oil on canvas_2022
 

Untitled_40.9x53.0cm_Oil on canvas_2022


Untitled_40.9x53.0cm_Oil on canvas_2022



그동안 박미연 작가의 작품을 이번 컬럼까지 포함하여 총 5회에 걸쳐 소개해온 바 있다. 애정하는 작가의 작업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도 하늘이 내린 복이다. 동시대의 사회적 이슈를 내건 전시들이 많은 현 시점에서 박미연 작가처럼 흔들리지 않고 회화의 전통을 묵묵히 이어가는 작가들도 나란히 공존함에 감사한 마음이다. 작가는 개인전 제목 선정에 공을 들이는데, 2021년은 ‘Answer me my love’였다. 올해의 개인전(2022.10.25.-11.7./스페이스 결/SPACE KYEOL/정명선 관장)은 ‘너와 나’, ‘너도 나도’의 의미인 ‘toi et moi’이다. 나폴레옹이 사랑하는 약혼자 조세핀에게 건넨 것이 바로 뚜아에모아 반지이다. 이 페어컷 다이아몬드 반지는 그 애틋함 때문에 영원한 결합을 축복한다는 의미를 담아 프로포즈 반지로 잘 알려져 있다. 작가는 이러한 의미에 기초하여 “진심으로 마주하고 마음을 전하는 관계, 즉, 그림과 나 자신과의 관계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나타내기 위하여 이를 제목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2015년의 내 컬럼에서 작가의 작품은 대상의 해체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러나 이후 형태가 서서히 집결되면서 단단하면서도 온전한 하나의 오브제가 작품에 등장했다. 작가는 말한다. “사과의 형태는 시간이 흐르면서 탈각되어 변화된다. 조형적 구상성으로서 대상은 작업이 거듭 진행될수록 해체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변형을 통해 비구상으로 전환된다. 구상에서 비구상, 다시 비구상에서 구상으로 자연스러우면서도 유연하게 변형되는 전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창의적 형태가 탄생된다. 언제나 그렇듯 지금의 전시는 직전의 전시를 위해 제작된 마지막 작품에서 출발한다.” 작가의 작업에 무수히 등장한 꽃과 사과 때문에 작가가 이 소재를 특별히 선호하는 듯 하지만, 작가는 줄곧 특정 소재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그보다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성장, 노화, 소멸하는 특성을 지닌 유한성의 생물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쩌다 선택되어 지금에 와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로서의 꽃과 사과는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상징적인 은유가 되어버렸다. 이제 이 시점에서 소재의 변화를 고려해봄직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이번 컬럼에서 소개하는 ‘Untitled’는 그 변화를 가늠할 만한 가능성이 엿보인다. 

지난 전시의 마지막 작업에서 새 전시를 위한 모티브를 찾아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열망을 지닌 작가에게 ‘Untitled’는 직전 전시에서 이루어진 마지막 작업으로서 이번 전시를 위한 시작점이다. 그렇다면 전시의 제목 선정은 시작점 혹은 끝 지점 중 어디에서 결정되는가도 궁금한데, 작가마다 개인적인 취향 차이가 분명히 있겠지만 작가의 경우 아무래도 시작점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렇다면 분명 ‘Untitled’ 작업들이 이번 전시에 기여한 바가 클 것임에도 함께 전시되는 여타 다른 작품과는 섞이지 않는 독특한 조형적 특성을 지닌다. 이 작업들이 시작점으로서 뚜아에무아의 전시 제목 선정에 기여했다면 이 제목 하에 기타 다른 작품과 회화적 공통성을 시각적인 특징으로 결집하여 공유해야 할 것으로 기대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 달리 공통된 특징은 발견되지 않는데, 언제건 다른 전시에서 ‘Untitled’만의 독자적인 조형성이 재등장할 가능성을 기다려본다. 


작가의 생애를 통틀어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개인사의 변곡점을 따라 작업에서의 변화를 맥락적으로 살피는 것이 작가 연구와 작품 분석의 일반적인 경향이라면, 매년 숨쉴틈 없이 이루어지는 전시들에서 비교점을 찾고 변화의 모티브가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 미시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각각의 전시에서 나타나는 특성을 분석하고 나아갈 바를 모색하는 것은 다음 행보를 위해서도 튼튼한 교두보 역할을 해준다고 믿는다. 이런 의미에서 박미연 작가의 이번 전시를 분석하자면, 대상과 배경의 확실한 구분이 주는 선명함으로 인해 예전의 흩어지면서 확산되는 느낌은 덜한 편인데, 대신 색채의 대비감과 대칭적인 구조가 주는 강렬함이 여전한 매력으로 존재한다. 작가에게 있어 작업은 오랜 화력을 통한 경험과 학습으로 다가오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 그리고 감성과 영감에 집중하여 이미지가 확실해지는 순간 이를 초집중하여 표현하는 방법, 이렇게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둘은 유리된 것이 아니라 이성과 감성의 조화처럼 서로 맞물리면서 합체될 수밖에 없다. 작가에게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적인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전에는 배경이 형과 색에 의해서 확산되어지는 울림이 형태의 변형 과정의 중심에 있는 것을 표현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형태의 변형에 의해 새롭게 창조된 비구상의 독창적인 형태가 중심이다. 이들은 변형되어 새로 탄생한 ‘완전한 창조물’로서 고착화된 형태 그 자체로 존재한다.” 이 말에서도 작가는 이들을 ‘고착화된 비구상의 형태’로 바라볼 뿐 어떤 특정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작가가 늘 말하듯 그림과 마주하는 매 순간 그림과 자신과의 관계를 “나의 전부”라고 속삭이듯이 대뇌이며 자신에게 확인시키고 또 각인시킨다. 오브제를 통해 투영되는 유한한 삶의 변질과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썩어가고 정지되는 모든 생명체에 대한 연민, 그리고 그것이 아름답다고 말하며 미술로 변환시키는 작가가 여기 있다. 그 작가는 진심을 담아 변하지 않는 서로의 관계를 확인하듯 다시금 묻고 대답한다. 그것이 이번 전시인 뚜아에무아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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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출처: 월간전시가이드 | 이주연 컬럼 202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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