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재와 가상, 자연과 기술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보여주는
필립 파레노 《보이스(VOICES)》
□ 현대미술계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의 국내 최초, 최대 규모 개인전
- 90년대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파레노의 작품세계를 포괄하는 서베이전시로 리움미술관 전체 공간에서 선보이는 미술관 최대 규모의 전시
- 신작 야외 설치 대형 타워 <막(膜)>(2024), <∂A>(2024) *델타 에이, <움직이는 조명등>(2024)을 비롯 <차양> 연작(2014-2023), <마릴린>(2012) 등 총 40여점 공개
□ 전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설치 작품으로 구현
- 시간의 인식과 경험, 실재와 가상, 관객과 예술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며 예술작품과 전시 경험을 재정의하는 유기적 전시 형식 제안
- 영상,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며, 데이터 연동, 인공지능, 디지털 멀티플렉스(DMX) 기술을 통해 전시를 거대한 자동 기계로 변신시킴
□ 전시 공간을 압도하는 새로운 목소리와 전시를 조율하는 인공두뇌
- 배우 배두나의 목소리가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목소리’로 탄생하고, 언어학자가 발명한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며 발화의 주체로 성장
- 인공두뇌를 사용하여 외부 환경데이터를 사운드로 전환하고, 사운드와 목소리가 상호작용하며 전시 공간에서 청각적 풍경을 연출
□ 독일 뮌헨의 하우스 데어 쿤스트와 국제적 협력
- ‘보이스’ 라는 공통 주제와 핵심 작품을 공유하며, 각 기관에서 다른 전시를 펼치는 이란성 쌍둥이 전시 모델 제안
- 작가의 전체 영상 작품의 자막 모음집 <보이스: 발화된 언어> 및 도록을 양 기관 공동 발간
리움미술관은 전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프랑스 작가 필립 파레노(b. 1964)의 개인전 《보이스(VOICES)》를 2월 28일(수)부터 7월 7일(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지난 90년대 초기작부터 이번 전시에서 처음 소개하는 대형 신작까지 필립 파레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국내 최초 대규모 개인전이다.
리움미술관의 데크에서 대형 신작 <막(膜)>(2024), 그라운드갤러리와 블랙박스, M2 B1, 1층, 로비에서 <차양> 연작(2014-2023), <내 방은 또 다른 어항>(2022), <마릴린>(2012), <세상 밖 어디든>(2000) 등을 포함한 조각, 설치, 영상 등 총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필립 파레노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이 둘이 결합되는 영역을 탐구한다. 작가는 예술 작품과 전시를 대하는 방식을 실험하면서 시간과 기억, 인식과 경험, 관객과 작품의 관계를 고민하고, 개별 작품을 집결해 선보이는 자리가 아닌 통합적인 경험의 장으로 전시를 제안한다. 또한 사진, 그래픽 포스터, 조각,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사건의 순서와 연동되는 거대한 무대 환경을 만든다.
전시 제목 《보이스(VOICES)》는 하나의 목소리가 아닌 ‘다수의 목소리’다. ‘다수의 목소리’는 작가의 작업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핵심 요소이며 작품과 전시의 서사를 만들어 내는 목소리(들)이다. 이 목소리(들)은 대상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발화하는 주체로 변신한다. ‘다수의 목소리’는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탄생한 다층적 의미가 담긴 다수의 작품이다. 전시 《보이스(VOICES)》는 이 ‘다수의 목소리’를 하나의 공간으로 집결시키며 주체적 대상으로 재탄생시킨다.
이를 위해 작가는 배우 배두나와 협업으로 새로운 목소리를 창조한다. 배두나의 목소리는 인공지능에 의해 ‘실재하는 가상’의 목소리로 재탄생된다. 이 새로운 목소리는 새로운 언어인 ‘∂A’ *델타 에이를 배우며 성장한다.
미술관 야외 데크에 설치된 신작 <막(膜)>은 타워처럼 보이지만 색다른 인지력을 가진 인공두뇌로 새롭게 탄생한 목소리인<∂A> *델타 에이 (2024)와 상호작용하며 전시의 모든 요소를 조율한다.
<막(膜)>은 센서 기능을 갖고 있어서, 기온, 습도, 풍량, 소음, 대기오염, 미세한 진동까지 지상의 모든 환경 요소를 수집하고 미술관 내부로 보낸다. 유입된 이 데이터는 사운드로 변환되기도 하고 새로운 목소리를 자극하기도 하며 전시를 활성화시킨다.
M2 1층은 여러 협업자들과 제작한 1990년대 - 2000년대 초기작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프랑스 그래픽 디자인 듀오 M/M(Paris), 네덜란드 패션사진 듀오 이네즈 앤 비누드, 동료 작가 피에르 위그 등과 제작했던 10여 점의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작가의 유년기를 배경으로 한 희망과 디스토피아에 대한 사진과 영상 〈엔딩 크레딧〉(1999)과 이름도 역할도 없는 일본 망가 캐릭터 ‘안리’에 목소리를 부여해준 영상 작품 〈세상 밖 어디든〉(2000)은 대상이 여러 형태의 목소리로 가시화 되어 존립의 (불)가능성과 예술의 저작권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파고든다. 나아가, 조명 및 가구 설치 작품 〈루미나리에(피에르 위그, 필립 파레노, M/M)〉(2001)과 그래픽 포스터 〈안리: 유령이 아닌, 그저 껍데기(피에르 위그와 필립 파레노)〉(2000)는 피에르 위그, M/M(Paris)와 다양한 매체의 협업 방식을 소개한다.
M2 B1에서는 동심 가득했던 눈사람이 일그러지고 더러워진 모습을 하고 있는 〈리얼리티 파크의 눈사람〉(1995-2023)을 보게 된다. 〈내 방은 또 다른 어항〉(2022)은 부유하는 물고기와 함께 전시장을 하나의 거대한 어항으로 만들고, 태양이 사라지고 멸망한 지구의 해질 무렵 석양 빛으로 영원히 물든 상태를 시각화한 설치작품 〈석양빛 만(灣), 가브리엘 타드, 지저 인간: 미래 역사의 단편〉(2002)은 공간 전체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상상과 현실이 중첩된 몽환적인 분위기로 전환시킨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조종되는 것과 조종하는 것, 실존하는 것과 허상 간에 유사 인간의 시선과 장소에 대한 기억 속 재현은 필립 파레노의 작품 세계에 중요한 주제다.
미술관 로비의 대형 스크린에는 두 영상이 있다. 하나는 컴퓨터 그래픽으로만 제작된 <대낮의 올빼미>(2020-2023)로 거의 정지된 듯한 물가의 풍경을 보여주며, 다른 한편에서는 야외 데크에 설치된 타워/인공두뇌가 포착하는 모든 환경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영상을 소개한다. 창밖을 향하고 있는 <일광반사경>(2023)은 햇빛을 반사하고 로비의 벽을 타고 커다란 광원을 그리며 외부와 내부를 연결한다.
블랙박스는 영화관으로 변신한다. 이곳 영화관의 스크린은 그냥 평범한 스크린이 아니다. <최초의 차양>(2016-2024)은 영화 상영이 끝나면 공간을 환하게 밝히며 막간을 알리는 사이니지 조명 역할을 한다. 대중문화의 아이콘인 여배우 마릴린 먼로를 환생시킨 영상 〈마릴린〉(2012)은 기계 장치를 통해 시선과 음성, 필체를 구현하여 유령처럼 허구의 눈속임으로 관객을 이끈다.
여기에 등장하는 또 다른 유령과 같은 존재, 철거된 고야의 집을 보여주는 〈귀머거리의 집〉(2021)이 있고, 생명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C.H.Z.(지속적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2011)은 인공정원을 조성하여 과학과 픽션의 경계가 불분명한 검은 풍경을 구현하여 작가가 상상한 메타 세계와 현실에 주목한다.
그라운드갤러리는 키네틱 공간으로 변신한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깜박이고 움직이며, 관람객은 ‘섬광’을 인식하며 ’찰나’를 경험한다. <차양> 연작(2014-2023)은 기능이 부재하는 극장 차양의 모습을 닮아 있다. 이 작품 또한 미술관 외부에서 수집된 데이터와 디지털 멀티플렉스 기술과 연동되어 사이키델릭한 풍경과 안무를 펼친다. 이와 함께 벽을 따라 〈깜빡이는 불빛 56개〉(2013)의 공연이 펼쳐지며 공간을 가로지르며 천천히 움직이는 〈움직이는 벽〉(2024)은 마치 건물의 벽면이 떨어져 나와 움직이는 듯하다.
전시장에는 ‘라이브’ 작품이 추가된다. 필립 파레노는 동료 작가 티노 세갈(Tino Sehgal)에게 관람객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작품을 의뢰한다. 관람객은 전시 기간 동안 블랙박스와 그라운드 갤러리를 연결하는 두 대의 에스컬레이터에서 티노 세갈의 신작 <이렇게 장식하기(쉬헤라자드 파레노)(보이스 버전)>(2024)과 언제든지 교감할 수 있다.
전시를 더욱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마련된다. 아티스트 토크를 통해 필립 파레노의 작품 세계를 직접 들어보고, 큐레이터 토크에서는 《보이스(VOICES)》 전시를 기획한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이 이번 전시를 중심으로 더욱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눈다.
또한, 니콜라 부리오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의 강연에서는 90년대 활발한 활동을 보인 작가들을 살피며 필립 파레노를 조망해 본다. 이외에 작가의 작품 세계를 심도 있게 다루는 작가 연구 세미나가 월 1회씩 열린다.
더불어 M2 2층에서는 작품 <현실 더 이상 안돼(후반부)>(1993/2009)와 <말하는 돌>(2018)이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선보인다. 두 작품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작품 감상뿐만 아니라 직접 창작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이루어지며, 그림을 그리거나 그림자 인형극을 만들며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동시에 창의적인 표현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어린이 대상 <그림자 인형극 워크숍>이 열리며, 매주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자율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프로그램 참여 신청은 리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 전시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문화예술 후원 프로그램인 ‘메르세데스-벤츠 셀렉션’의 지원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