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이 건립된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하는 여러 행사가 베니스 각지에서 기획되어 개최될 예정이다. 한국관 건립은 당시만 해도 아시아의 작은 국가 한국이 1986년 제42회전에 처음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이래 이뤄낸 쾌거였다. 독립국가관을 갖지 못했던 한국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처음으로 비엔날레에 참가한 당시 소련, 동독,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등과 함께 외딴 건물에 더부살이를 해야 하는 형편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첫 참가 이후 약 10년 만에 독립국가관을 건립한다는 것은 우리 미술계로서는 매우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1995년은 베니스비엔날레 창립 100주년이 되었던 해로 주최측의 다양한 쇄신 노력과 대한미국 각계의 ‘세계화’ 기조가 만나 이뤄낸 성과였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올해 그 궤적을 되짚어 보고 앞으로의 30년을 바라본다. 한국관이 건립되기 까지, 그리고 첫 전시를 개최하는 데 있어 기억해야할 인물들이 있다. 바로 한국관 건립에 적지않은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백남준 (1993년 독일관 대표작가로 선정되어 황금사자상 수상), 한국관 첫회 커미셔너였던 1세대 평론가 이일 그리고 4명의 대표작가 곽훈, 김인겸, 윤형근, 전수천이 그들이다. 이들 중 백남준, 곽훈, 김인겸을 재소환하여 30년전의 그들과 오늘을 관통하는 시공간적 통로들을 예화랑 전시장에 펼쳐놓는 ≪30 Years: Passages≫을 개최한다.
곽훈, Drawing for performance, 2011
곽훈, Halaayt, 2017
곽훈, 겁소리 KalpaSound, 1993
김인겸, 드로잉 스컬프쳐 Dessin de Sculpture, 1997
김인겸, 빈 공간 Emptiness, 2005
김인겸, 스페이스리스 Space-Less, 2016
백남준, 1995년 덴마크 미술관 전시당시 백남준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총정리하는 이미지들로 제작한 판화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