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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 KIM : 읽어 내기_stories @squa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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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도스 기획
SUN KIM ‘읽어 내기_stories @squares’ 
2024. 5. 15 (수) ~ 2024. 5. 21 (화)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SUN KIM ‘읽어 내기_stories @squares’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
■ 전시기간: 2024. 5. 15 (수) ~ 2024. 5. 21 (화) 





2. 전시서문

받아들이기
최서원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삶을 살아가는 개인은 저마다 가슴 속 이야기를 간직하고 그 이야기로 자신을 이해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이에게 인생은 살아가는 동력이자 견뎌야 하는 고비가 되기도 한다. 동력과 고비는 양날의 검으로 존재하여 가슴속에 잊히지 않을 흔적으로 터를 잡는다. 우리는 매 순간 행복과 불행의 기로에 놓여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듯 탄력적인 삶을 유지하고 순간의 끝이 좌절로 맺힐 때 그 불행은 깊은 골로 남아 한동안 쓰리고 아픈, 잊히지 않는 기억으로 함께할 것이다. 그러나 불행의 정의는 어디까지나 스스로 설정하기 나름이다. 평균치보다 더 즐겁고 행복한 순간은 무엇인지, 또 그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는 일 또한 사고방식의 차이에서 결정된다. 설령 이미 일어난 일이 불행하다고 확정 짓는다 한들 그것은 외면하려 해도 피해지지 않고 삶에서 어렵지 않게 발생할 수 있는 무언가로 계속해서 우리의 곁에 머물 것이다. 즉 이해하는 감정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 행복과 불행은 모두 부인할 수 없는 형태의 당위적 상황이며 각각 동등한 지위를 갖는 존재가치를 지닌다. SUN KIM 작가는 행과 불행은 결국 모든 개인의 삶에 한 켠씩 자리한다는 사실에 집중하고 동일한 자세로 두 감정을 흡수하여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개별적인 이야기에 초점을 둔다. 

 SNS의 대표적인 플랫폼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은 온갖 태그와 호화스러운 사진을 공유하며 마치 인생의 전성기를 전시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SNS야말로 삶의 감추고 싶은 음지와 드러내고 싶은 양지의 부분을 교묘하게 어필할 수 있는 시스템일 것이다. 개별적인 불행은 각각의 과거에 따라 형태와 깊이에 차이가 있어 당사자의 심리를 구전의 방식으로 온전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타인의 그늘을 제대로 살피기 위해 완연히 노력을 다한다 해도 본인이 직접 경험하지 못한 측면은 일일이 내다볼 수 없다. 주체는 본인의 불행을 자신이 수용한 정도에서 최대치로 풀어내어 타인과 소통하려 하고 객체는 객체의 관점에서 바라본 주체의 서사를 나름의 방식으로 이해한다. 이 과정에서 주체와 객체는 같은 내용을 공유하나 그 사이에서 서로가 살아온 방식과 인생관으로부터 다른 해석을 낳게 된다. 그만큼 자신이 아닌 다른 이의 이야기를 오롯이 납득함에 있어서 불가피한 왜곡과 오해가 도출되고 쉽게 소멸하지 않는 진입장벽이 발생한다. 작가는 평행선상에 존재하는 화자와 청자 간의 채울 수 없는 틈을 그대로 용인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번 전시에서 ‘읽어 내기’를 권장한다. 관객이 온전한 작품을 볼 수 있는 구역을 한정하고 그 외의 모든 작품은 작가가 의도한 장치로 일부가 가려진 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전체의 모습을 담을 수 없도록 설치된다. 바리케이드로 감추어진 작품의 부분은 관객이 간접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조성되었으나 노력을 기울인다면 마침내 전면부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바라볼 수 있도록 제작된다. 탁 트인 공간을 지향하는 대신 작품을 관람하는 방법에 제한을 둠으로써 작가는 노력하여 공을 들임에도 불구하고 끝내 주체와의 간극을 좁히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기쁨과 즐거움은 스쳐 지나가는 감정이 대부분인 반면 쓸쓸함과 고통은 보잘것없는 순간조차 흩어지지 않고 기억 저편에서 오래도록 가시처럼 박혀있다. 이것이 타인을 그이가 기억하는 행복만으로 판단하기에 다소 불충분한 이유이기도 하다. 홀로 감수하기에도 벅찬 생각들은 점처럼 모여 몸과 마음에 끝내 불행이라는 비극적인 회상으로 자리한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을 용기 있게 마주하여 직면하는 감정에 가감 없이 대응해야만 상황의 기복에 휩쓸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작가는 불행을 ‘행’의 관점이 아닌 수평의 위치에 두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사회에 통념적으로 인식된 불행의 고정관념을 탈피하려 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품 자체가 의미하는 불행의 본질과 차이를 폭넓게 이해하고 전시를 관람하는 보편적인 방식과 차별화된 접근으로 작가의 작품을 관찰해 보기 바란다. 더불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초연한 자세를 품어보기를 소망한다.







this is THE story_2402, 24.2x33.4cm, mixed media on canvas, 2024







this is THE story_2310
, 162.2×130.3cm, mixed media on canvas, 2023







this is THE story_2401
, 116.8×91.0cm, mixed media on canvas, 2024







this is THE story_2311
, 130.3x162.2cm, mixed media on canvas, 2023





3. 작가노트

읽어 내기_stories @squares  

오직 허용한 부분만 보이는 전체

온전히 보았다고 착각하는 일부분

우리는 인스타그램 시대를 산다.


하나하나의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이기 바라는 나의 개별 작품들은 그러나 전시 STORIES @SQUARES를 통해 부분만이 전달되는 아이러니를 형성한다.

관람자들의 관심과 다가섬은 그 아이러니 사이 어딘가 위치할 것이다.


 이번 갤러리 도스에서의 전시 [읽어내기_stories @squares], 행복을 강요하는 시류에 대한 반대, 불행에 대한 새로운 관점, 그리고 모든 존재들이 가진 개별의 이야기를 따로 보아낼 것을 주장했던 지난 1월의 개인전 [따로 보기_this is THE story]에 대한 후기이다. 이번 전시에서 나는 스스로 정립한 불행의 의미를 좀 더 들여다보고, ‘따로 보기의 실천과 실현가능성에 대해 얘기하려 한다.


 톨스토이의 장편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 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이는 개별의 불행은 어느 것 하나 동일한 것이 없음을 말하며, 행복보다는 불행에 개인의 서사가 더 오롯이 담겨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불행의 개별성은 그 이해의 난이도를 증대시킨다.


 그럼 모든 존재들이 가진 개별의 이야기를 따로 보는 것은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따로 보기의 전제인 서로 다르다는 그 자체로 이미 파악이 어렵다는 조건을 형성하며, 그렇기에 적극적으로 읽어내는행위가 수반되지 않고는 따로 보기를 실현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노력을 충분히 한다 한들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미처 읽어낼 수 없는 간극은, 우리가 보았다고 말하는 것이 언제나 타자의 이야기에 온전히 닿은 것이 아니라 그 차이 사이 어딘가 위치함을 말한다.


 특히나 개별의 이야기를 타자와 공유하는 기제에서 화자는 청자의 심성과 경험치를 저울질하여 자신의 불행을 어느 정도까지 발가벗을지 결정하며, 청자는 화자의 헐벗은 정도에 맞추어 섣부른 이해의 시늉을 선사하게 마련이므로, 우리와 타자 간의 앎과 이해는 그저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와 객체 간의 모든 상호작용은 본질적으로 이 시대의 SNS 소통법인 매우 한정된 showing(발가벗음), 왜곡된 이해와 과연 다르다고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정사각형으로 잘려져 결코 전부와 일치하지 않는 이야기, 그리고 정사각형의 구멍을 통해서만 보는 이야기로 한정된 인스타그램식 소통이 결국에는 객체 간의 이해(라고 간주되는) 행위의 가장 솔직한 형태가 아닐까 하는데 생각이 미친다.


 우리는 우리의 진짜 이야기를, 서사를 얼마나 말하고 얼마나 읽어내는가. 정사각형 밖으로 밀려난 고통과 피로는 감추어지고, 정사각형의 크기는 점점 더 작아진다.

 

[READING ACTIVITY_stories @squares]_About the Exhibition

 

The whole that only shows the parts it allows

The part we think we've seen its entirety

We live in the age of Instagram.


My individual works, which I hope will draw attention to their individual stories, form an irony where only parts of the stories are told in the exhibition [READING ACTIVELY _stories @squares].

 

Somewhere in the irony lies the interest and approach of the visitors.

 

 The exhibition [READING ACTIVELY _stories @squares].at Gallery Dos is a follow-up to [Seeing separately_this is THE story], the solo exhibition in January, which opposed the trend of imposing happiness and offered a new perspective on unhappiness and the need to see the individual stories of all beings separately.

 In this exhibition, I will explore the self-defined meaning of unhappiness and talk about the practice and feasibility of ‘seeing separately’.

 

 Leo Tolstoy's novel Anna Karenina begins with the following sentence. 'All happy families are alike; every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It means that everyone's unhappiness is different, and that unhappiness is more of a personal narrative than happiness. The individuality of unhappiness increases the difficulty of understanding it.

 

 The premise of seeing separately, which is ‘being different from each other’, creates in itself the condition of 'elusiveness”. Therefore, we cannot look at them separately without reading them ‘actively’. Furthermore, even with sufficient effort, there must be gaps that we cannot read. This means that the state we ‘understand’ is always somewhere in between the gaps.

 

 Especially when we share individual unhappiness with others, the speaker decides how much of his or her unhappiness to reveal, taking into account the psychology and experience of the listener. The listener offers hasty consolation with a pretence of understanding in proportion to the speaker's revelation, so that knowledge and understanding between the speaker and the other are illusory.

 

 We have to ask, then, whether any interaction between object and object is really different from the very limited display and distorted understanding that are the problems of the Instagram era. Rather, the Instagram square is perhaps the most honest form of (supposed) 'understanding between objects'.

 

 How much we tell and understand our real story, the narrative of our unhappiness. There is a square of truth and a square of approach that never equals the whole. Everything else is always lying outside the square.

 




4. 작가 약력

SUN KIM
artsunkim@gmail.com
IG @art_sunkim

2000 BFA in Graphic Design,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2024 MFA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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