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갤러리 도스 기획
에디람 ‘“우리는 중간에서 만나야 해” “We have to meet the halfway”’
2024. 06. 26. (수) ~ 2024. 07. 02. (화)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에디람 ‘“우리는 중간에서 만나야 해” “We have to meet the halfway”’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
■ 전시기간: 2024. 6. 26. (수) ~ 2024. 7. 02. (화)
2. 전시서문
'우리는 중간에서 만나야 해' 전시 서문「회절의 이미지: 생성과 상실의 변증법」 중에서 발췌
안진국 / 미술 비평가
에디람의 ‘IAAI 시리즈’는 사적인 기억을 담은 글을 생성형 인공지능(AI)에 입력하여 이미지를 생성하고, 이를 훼손하면서 변이된 이미지를 생성하는 독특한 작업이다. 이 작업의 근원에는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다. 작가는 캐런 버라드(Karen Barad)의 ‘행위적 실재론(Agential Realism)’에서 영감을 받아 버라드가 말한 ‘내부-작용(Intra-Action)’을 작업 행위의 토대로 삼는다. 버라드는 물질(matter)이 현상의 ‘내부-작용’에 따른 결과물로, 다양한 행위성(agency)의 얽힘으로 구성된다고 말한다. 에디람은 Intra-Action을 약칭 IA로 명명하면서 AI(인공지능)와 함께 자신의 작업 제목(IAAI)으로 사용함으로써 다양한 행위성이 작업 내부에 뒤얽혀 있음을 암시한다. 작가는 작업에서 ‘회절(回折, diffraction)’을 강조하는데, 그의 작업이 회절의 이미지일 수밖에 없는 것은 이러한 행위성의 뒤얽힘으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회절은 장애물을 통과하거나 지날 때 파동이 확산되는 물리적 현상을 일컫는 용어로, 간섭에 따라 진행방향과 형태가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에디람의 ‘IAAI 시리즈’는 기억에서 기록(일기, 메모)으로, 기록에서 디지털 이미지로(AI 프롬프트를 통한 이미지 생성), 그리고 물질화된 이미지로(종이 위에 프린트), 착상(着象)으로(캔버스 위에 전사), 상을 벗겨냄으로(훼손), 반투명한 재료로 이미지를 덮음으로 행위성이 뒤얽혀 있다. 이러한 각각의 간섭이 작업의 방향과 형상을 바꾸고, 거듭된 변화의 시행(enactment) 속에서 ‘하기(doing)’ 또는 ‘되기(being)’의 응결, 즉 ‘행위역능의 응결’로 형성된 변이적 이미지가 ‘IAAI 시리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작가의 의도가 완전히 배제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마치 회절이 방향성은 있으나 진행방향과 형태가 달라지듯, 작가의 의도(방향성)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변이적 이미지는 예상치 못한 형태로 응결된다. 결국 ‘내부-작용’이 완전히 해석할 수 없는, 시작과는 다른, 개방된, 이야기가 있으면서도 이야기할 수 없는, 나와 타자가 모호한, 규정할 수 없는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이다. (중략)
이러한 이미지 생성과 소비, 인식에 관한 에디람의 사유는 ‘IAAI 시리즈’의 작업 과정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스킵된 이미지는 존재하지만 흐릿하거나, 존재했으나 이제 사라진 이미지, 증발된 이미지, 휘발된 이미지다. 스킵된 이미지는 작가가 이미지를 캔버스에 착상한 후 부분적으로 지워냄으로써 원래의 형상이 모호해지는 이미지나 이미지 위에 불투명한 재료로 덮음으로써 인식할 수 없는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데리다(Jacques Derrida)는 “그 자리에 없는 자들, 더는 존재하지 않거나 아직 존재하지 않는 자들에 대한 책임과 정의에 대한 존중 없이는, ‘어느 곳?’ ‘내일 어디로?’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Specters of Marx』[1993])라고 말한다. 존재하지 않는 자에 대한 사유 없이는 내일의 우리 자리 또한 없을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에디람은 경외심마저 들었던 이미지가 스킵된 이미지가 되는 상황을 보면서 “서글프게 다가왔다”고 말한다(작가와 인터뷰). 그는 원래 있었으나 사라진 이미지를 떠올린다. 작가의 ‘IAAI 시리즈’는 어쩌면 스킵된 이미지에 관한 추모이며, 있었으나 상실된 것에 대한 그리움일지도 모른다.
3. 작가 노트
작게 속삭이듯 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는 중간에서 만나야 해”
시인 엘리스 풀턴(Alice Fulton, 1952)의 시 ‘Cascade Experiment’의 한 구절인 “Meeting the Universe Halfway 우주와 중간에서 만나기”에서 영감을 받아 전시의 제목을 정했다. 우리는 중간에서 중간을 만나야 한다.
철학자 카렌 바라드(Karen Barad, 1956)도 저서’Meeting the Universe Halfway’ (2007, Duke University Press)의 제목을 이 부분에서 인용해서 지었다고 한다. 시의 내용 중 한 부분 ‘편견으로 인해 발견되지 않아 존재하지 않은 것이 존재하니 이제 우리는 그것들을 만나야 한다’는 의미의 구절 중 발췌한 것인데 본인도 진행 중인 중 몇몇 작품의 워킹 타이틀을 이 부분에서 인용하여 작업하였다.
작업 노트 중에서
우연히도 내게 다가왔지만 이내 소멸되고 만 어떤 경외심(AI)을 재료로 해서..
그냥 종이 쪼가리에 붙어있는 안료처럼..
허술한 일기장에 쓰여 있는 어떤 날의 메모처럼..
그 일기장에 쓰여진 작은 생각들을 프롬프트 삼아..
4. 작가 약력
Eddyyyram / 에디람
eddyyy.o.d@gmail.com
Solo Exhibition
2024 “우리는 중간에서 만나야 해” / Gallery DOS
Selected Group Exhibitions
2024 “YOUTH” / Whitestone Gallery (Seoul)
2023 오작교 프로젝트 ‘예술과 강북을 잇다’ / 성신미술관
2023 갤러리연합전 ‘홍익하다’ /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제2관
2023 Digital Media TECK Show / KINTEX
2024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석사청구전 ‘Afterglow, 그리고 나서 더 멀리’ /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