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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뚫린 창과 여러 겹의 세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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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 명 무수히 뚫린 창과 여러 겹의 세계 Countless Windows and a World of Layers
참 여 자 김도연, 김효진, 안부, 양승원 / 임현영(기획) 
전시기간 2024. 7. 12 (금) – 8. 23 (금) 
전시내용 회화, 사진 포함 40점 내외
관람안내 -장    소 : 신한갤러리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 251 신한은행 강남별관 신관 B1 신한아트홀 內)
-관람시간 : 화~토 10:30~18:30 (일, 월 및 공휴일 휴관)
-관 람 료 : 무료


■ 《무수히 뚫린 창과 여러 겹의 세계》 展
오늘날의 풍경은 스펙터클, 즉 그저 보인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현실의 형상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거나 실제의 아우라를 똑같이 복제하려는 시도는 풍경을 매혹적인 이미지로 제시하는 것에 그치고 만다. 시공간적 사유로부터 차단된 이미지는 깨진 거울의 파편처럼 풍경의 한정된 부분만을 ‘투명하게’ 비춘다. 이때 투명성은 풍경의 성립을 허용하는 최소 조건인 ‘거리’의 부재와 동의어이며, 같은 맥락에서 전시 《무수히 뚫린 창과 여러 겹의 세계》는 축적된 경험과 텍스트를 모조리 상실한 풍경을 투명하고도 납작한 레이어에 비유한다.  1)

한편 전시에서 레이어는 또 다른 함의를 지니게 되는데, 개인이 속한 세계의 살(flesh)인 동시에 개인의 내부와 외부를 매개하는 경계라는 것이다. 세계를 인식하는 최소 단위이자 풍경이라는 공간적 개념을 물리적으로 구체화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레이어에 주목하는 참여 작가 김도연, 김효진, 안부, 양승원은 레이어를 묶었다 풀기, 쌓고 무너뜨리기를 반복한다. 이는 앞서 언급한 최소 조건으로서의 거리, 세계와의 대면을 허용하면서도 인간이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는 없게 제어하는 정도의 적정 거리를 복구하기 위해서다. 2) 미디어와 풍경이 별개로 조직되기보다 늘 서로를 견인하고 추동해 왔음에 비추어볼 때, 이는 회화와 사진이라는 매체(medium)를 경유해 풍경의 몸(body)을 회복하기 위한 시도라고도 할 수 있다. 3)

□ 김도연과 김효진에게 풍경이란 그와 세계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다만 분명하기보다는 추상적이고 비밀스러운 감각의 차원이 현실화한 결과이다. 이들은 동질적이기에 공허한 풍경에 그와 대조되는 이질적인 요소들을 채워 넣으며 이미지의 순수성과 투명성에 저항한다. 김도연은 풍경이 주조되는 관습적인 시각성과 서사를 의심하며 그로부터 ‘눈에 지각되는 빛’으로부터 ‘몸이 뿜어내는’, ‘생명력이 진동하는’ 강렬한 강도로의 빛으로 이행한다. 그에게 이미지는 미처 언어화되지 못한 타자들이 임시로 살갗을 뒤집어쓴 채 출현하는 곳으로, 화면을 채우고 있는 유사-인간, 유사-자연의 형상은 레이어의 맨 밑바닥에 자리한 존재들의 손금과 나이테를 더듬고자 한 흔적으로 새겨진다. 
이처럼 자연과 인간, 자아와 세계의 관계에 주목하는 일은 김효진의 작업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다만, 이 경우 풍경은 작가의 초상에 보다 가깝게 조성되는데, 그가 감정적 생존을 중시한 결과 가변적이고 불확실한 정서와 오래된 문화적 코드 사이의 지점에 풍경을 위치시키기 때문이다. 내부로의 침잠이 낳는 고립과 단절을 방지하고자 바깥으로 시선을 돌리고, 외부 세계에 자신의 주관을 투사해 각종 광물과 식물, 기후가 혼재된 환상적 풍경을 발명하는 것이다. 
한편, 두 작가 모두 장지와 천을 바탕재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지가 겹의 물성을 살리는 데 최적화된 재료로서 형상을 밑으로부터 건져 올린다면, 천은 물감의 엉겨 붙음과 실의 수놓아짐처럼 두께를 허용함으로써 촉각적 질감을 활성화한다. 거대한 천과의 대면으로 지지체와 신체의 역학관계에 대해 사유하는 김도연과 원단의 기존 패턴 위로 또 다른 이미지를 덧붙여 변칙적 풍경을 만드는 김효진은 천 조각들을 배열해 이어붙이고 프레임화하며 낱개의 장면이 아닌 시퀀스로서의 풍경을 제시하고자 한다. 

□ 그런가 하면 안부와 양승원은 관성적으로 흘러가는 풍경 이미지의 흐름을 다른 곳으로 전환하거나 소위 ‘사진적 본성’이라 불리는 지표적 현실성을 뒤흔드는 작업으로 풍경 사진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것들의 범위를 다시 측정한다. 안부는 이미지로서는 상투적이지만 현실에서는 충분히 낯설 수 있는 풍경을 도시의 거주민이자 이방인의 신분으로 발견한다. 매일 변화하는 도시를 배경으로 삼는 그의 사진은 소멸의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잊게 할 정도로 기묘한 안정을 제공하는 대상과 순간을 향한다. 작가는 이들을 붙잡지 않고 계속해서 흘려보내며, 결과가 아닌 과정의 기록, 목적지가 없거나 영원히 실현되지 않는 예고로서 사진을 대한다. 해상도를 의도적으로 낮추거나 사진을 이리저리 흔들리고 번지게 만들어 완결된 이미지 대신 과정의 우연성과 불확정성을 부각하는 것이다. 걸음과 시선의 방향을 고정하지 않는 이 종착지 없는 사진들은 내내 생성되고 소거되는 인덱스의 불완전함 속에 주어진 풍경으로부터의 이탈을 시도한다. 
양승원은 재현과 표현 사이, 조형적 충동과 리얼리즘적 충동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미지 실험을 통해 ‘무엇을 풍경으로 인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내놓는다. 4) 풍경에 대한 존재론적 접근에서 인식론적 접근으로의 이러한 확장은 그가 사진과 물리적 실존을 동일 선상에 두지 않기에 가능하며, 이를 뒤집은 그의 작업은 사진의 또 다른 역사-자연의 근본적인 변형과 조작 가능성-에 기반한다. 실재를 허구로, 허구를 실재로 만드는 오늘날의 이미지 생성 체계 안에서 작가는 기계적 명료함에 대한 불신을 동력 삼아 직접 촬영한 사진과 3D 모델링 이미지가 뒤섞인 인공적인 풍경을 제조한다. 기억이 다른 기억으로 덮일 때 발생하는 왜곡과 변이처럼, 레이어와 레이어가 포개지며 형성된 이 사진-이미지는 인간이 부수고 만들어낸 무수한 스펙터클의 대척점에 있을 제3의 풍경을 가상과 실재의 접촉면에서 상상하게 한다. 

이처럼 그리기의 근원적 충동에서 출발한 회화와 현실을 끌어들이면서도 끊임없이 그 바깥을 모색하는 사진은 겹겹이 쌓인 레이어들의 양 끝에서 전시라는 하나의 거대한 풍경을 작동시킨다. 회화와 사진이 공유하는 ‘평면’이라는 특질은 이들의 외형적 유사성을 지시할 뿐 아니라 절대적인 것처럼 보이는 각 매체의 속성이 사실 일렬의 스펙트럼 위에 놓여있음을 상기한다. 《무수히 뚫린 창과 여러 겹의 세계》의 작가들은 그 위를 자유로이 유영하며 레이어 사이사이를 채우고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거나 그 안팎에 존재하는, 쉬이 헤아려질 수 없는 장면들을 빼내 관객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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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 넓은 범위에서 투명성은 무분별한 사물화가 기인한 응시의 폭력성, 자본의 척도에 의한 경험의 선별, 너머를 볼 수 없게 만드는 매끄러운 스크린의 속성에 대한 비판조를 포함한다. 

2) 이한범, 「역사를 위한 아토피아: <우로보로스>의 풍경」, 『오큘로』, 유운성 외 엮음(서울: 미디어버스, 2018), 43.

3)   풍경의 생산과 미디어의 출현, 그리고 시각 경험이 갖는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고. 사토 겐지, 『풍경의 생산, 풍경의 해방』, 정인선 옮김(서울: 현실문화, 2020), 195-241.

4)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 『영화의 이론: 물리적 현실의 구원』, 김태환 외 옮김(서울: 문학과지성사, 2024), 47-56. 


■ 작가 소개 : 김도연 Kim Doyeon
김도연은 개인의 경험이 공유되는 방식을 작업의 주제로 삼는다. 경험이 전달되는 방식과 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 및 확장되는 이야기의 생명력에 주목하여, 개인의 서사뿐만 아니라 넓게는 크고 작은 모든 생명과의 대화를 통해 비가시적 요소까지 포괄한 상생의 가치를 환기하고자 한다. 작가는 세필로 그린 유화나 판화를 주요 매체로 하는데, 세밀하고 집요한 그리기 방식을 거치며 그 과정에 작가의 이야기와 몸짓을 더해 소통의 방식을 확장해나간다. 개인전 《보내는 사람, 김도연》(에브리아트, 서울, 2022), 《크르릉》(공간:일리, 서울, 2021), 《곱슬머리 옥니박이 하고는 말도 말랬다》(얼터사이드, 서울, 2021)를 열었고, 《산-한량》(챔버1965, 서울, 2023), 《일어나지 않은 이야기》(갤러리 인 HQ, 서울, 2023)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건국대학교 현대미술학과 학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석사를 졸업했다.

■ 작가 소개 : 김효진 Kim Hyojin
상상과 현실의 경계에 선 작품을 통해 인간의 생존방식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스스로가 사회라는 생태계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보존하고 살아가는지에 관심을 두며, 상상의 생태계를 구현하여 그 속에 사는 생명체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는 자연과 인간의 생존방식의 접점으로부터 시작된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인간적인 것의 미로》(수림큐브, 서울, 2023)와 《에코의 초상》(김희수아트센터, 서울, 2022)가 있고, 《회화 유니버스》(한가람디자인미술관, 서울, 2023)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 학사와 동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 작가 소개 : 안부 Anbuh
나-나와의 관계, 나-사회(환경)의 관계, 나-타자와의 관계에 집중한다. 이 관계가 만들어낸 흔적 속에서 생성된 감정의 파편을 모아 작업으로 구현한다. 익숙하고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일상의 모습에서 기어코 비집고 들어가 틈을 만들고, 틈은 다시 낯설고 조금은 위태롭게 새로운 모순의 간격을 만든다. 개인전 《잘-못-하다》(킵인터치, 서울, 2020), 《관사적관계》(레인보우큐브, 서울, 2019)를 열었고, 《오디세우스의 노래》(별관, 서울, 2023)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서울예술대학교 사진과 학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전문사를 졸업했다. 

■ 작가 소개 : 양승원 Yang Seungwon
디지털 이미지를 활용하여 사실과 가공의 경계를 흔드는 유사 이미지를 생산, 인식론과 사진 영역의 확장 가능성을 탐색한다. 경험과 기억, 느낌과 감정을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알고 있지만 직접 보지 않은 무경험의 풍경을 만들거나, 납작하고 가벼운 사진의 매체적 특성에서 벗어나 기억의 파편처럼 액자 밖으로 꺼내어 조각적인 형태로 풀어낸다. 개인전 《Overwrite》(N/A, 서울, 2022), 《Glimpse》(SeMA 창고, 서울, 2021), 《Covered Moment》(하이트컬렉션, 서울, 2019) 등을 가졌으며, 《공중정원》(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서울, 2023), 《다중시선》(금호미술관, 서울, 2023), 《사이키델릭 네이처》(통의동 보안여관, 서울, 2019)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서울예술대학교 사진과 학사, 런던예술대학교 첼시 컬리지 오브 아트 순수미술 석사를 졸업했다.

■ 기획자 소개 : 임현영 Lim Hyounyoung
임현영은 이미지가 일으킨 미세한 파동과 그로 인해 발생한 현실의 균열에 주목한다. 최근의 관심사는 디지털 이미지에서의 아카이브적 실천으로, 본질적으로 가변적인 디지털 이미지가 기존 아카이브의 시간성과 기록 방식을 재조직하는 양상에 초점을 둔다. 서울을 기반으로 독립기획과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최근 기획한 전시로는 《Dry Skin》(전시공간, 서울, 2023, 협력), 《결코 끝나지 않는 하룻밤》(스페이스 카다로그, 서울, 2022)이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 전문사 과정을 수료했고,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대구사진비엔날레를 거쳐 현재 아르코미술관에서 근무한다. 





■ 신한갤러리 : 설립취지
신한갤러리는 국내 미술 저변을 확대하고 대중들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고자 신한은행이 설립한 비영리 전시공간으로 1997년 광화문에 이어 2011년 역삼 오픈 이후 2020년 통합되어 역삼에서 전시를 지속해오고 있다. ‘Shinhan Young Artist Festa’라는 신진작가를 지원하는 공모를 통해 젊은 작가들에게 창작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다양한 기획전 또한 꾸준히 개최함으로써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예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경계 없는 예술을 지향하는 본 기관 취지에 맞춰 2018년부터 서울문화재단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와 협약, 입주작가 대상으로 기획전을 개최하는 등 대중과 소통하며 사회공헌적 문화 공간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 신한갤러리 : Shinhan Young Artist Festa
신한갤러리의 대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신진작가 공모전 ‘Shinhan Young Artist Festa’는 젊은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시작된 아트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다. 2003년 신한갤러리 광화문에서 시작된 신진작가 공모전은 2009년부터 ‘Shinhan Young Artist Festa’라는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되어 신한갤러리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업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Shinhan Young Artist Festa’는 주제나 형식, 표현기법 면에서 서로 연관되는 2인 이상의 참신한 작가 그룹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공모전에서 선정된 작가들에게는 전시공간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전시진행과 관련한 제반 비용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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