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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인 : 호흡하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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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 채집’
2024년 하반기 기획공모 선정작가전
2024. 07. 17 (수) ~ 2024. 07. 23 (화)





1. 전시개요 

■ 전 시 명: 2024년 하반기 갤러리 도스 ‘심상 채집’ 기획공모 선정작가展 이혜인 ‘호흡하는 오늘’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
■ 전시기간: 2024. 07. 17 (수) ~ 2024. 07. 23 (화) 





2. 전시서문

살아 숨 쉬는 기록
최서원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바쁘고 분주한 일상에서 변함없이 늘 가깝게 자리하는 것들이 있다. 집 앞 현관문을 나서면 보이는 이름 모를 나무, 그 나무에 둥지를 짓느라 바쁜 새들, 창문 틈 사이로 잔잔히 내리쬐는 햇살처럼 매일같이 마주하는 풍경들을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당연히 여기게 되면서 주변을 소중히 들여다보지 않을 지도 모른다. 정신없이 일상에 파묻혀 순간의 온기를 외면하는 이유는 오늘의 풍경을 무심히 지나쳐도 다음날 같은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사소한 기분만으로 하루가 바뀌듯이 그들은 오늘의 남은 시간이 그저 물 쓰듯 흘러가지 않게 돌아볼 기회를 주기도 한다. 누군가 양분과 거름을 주지 않아도 자생하는 자연은 작가의 작품에서 생기를 머금고 왕성한 움직임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혜인 작가는 삶의 발자취를 늘 직면하는 자연에서 다른 이들이 알아차리지 못한 미세한 특징을 자세히 살피며 생동하는 푸르른 감수성을 한껏 들이마신다. 지친 마음을 다스리고 맑은 기운을 고조하기 주기 위해 찾는 동무는 생각 외로 아주 근접한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각기 마련한 터에 씨를 품고 발아하여 자라나기까지 단 한 줌의 관심조차 받지 않았다 한들 흔들리지 않은 채 제자리를 지키는 풀꽃들, 그 꽃들 위로 그늘을 만드는 그림자와 이파리를 스치는 바람은 삶에서 조금의 시간만 투자한다면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 정취들이다. 찰나의 순간을 조성하는 하나하나는 전부 귀중한 기록이 된다. 작가는 어제는 보이지 않았던 이파리가 오늘 새롭게 태어났음을 살피고 숨을 갈무리한다. 나아가 마치 사람처럼 큰 특색 없이 그저 하루를 견뎌낼 뿐인 풀들에 그리고 스스로에게 내쉬어 보는 호흡으로 지나가는 삶을 회상하고 작품을 고유의 방식으로 이끌며 일상의 무던함을 문학적으로 승화한다. 날씨에 따라 변화하는 햇살과 하늘의 빛깔, 바람의 온도를 흡수하여 태어나는 생물은 마치 배경만 바뀐 것처럼 전환된 장면 그대로 캔버스에서 호흡을 이어 나간다. 거친 듯 보이지만 대상의 속성을 섬세하게 담아낸 붓질과 색채의 조화는 꾸미기 위해 고의로 장치한 흔적이 아닌 본인이 바라보는 가장 자연스러운 시각으로부터 형성된다. 작가는 현장의 한 순간을 손으로 주워 그림에 다시 떨어뜨린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내며 현실과 그림 사이에서 발생하는 과학적 차원의 형태를 초월한 자연의 생명력을 구현한다. 작품은 멈춰있지 않고 끊임없이 흐르는 시공간에서 넘실거리며 각자의 모습으로 자유롭게 유동한다. 작가는 말 없는 이들의 너풀거리는 율동을 위안으로 삼아 화폭 가득 따뜻함을 싣고 익숙한 장면을 다시금 환기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현실의 각박함 속에서 우리는 매너리즘에 빠져 허우적대고, 틀에 박힌 풍경은 지루함과 무관심으로 점철되어 시선 밖으로 멀어진 지 오래다. 하지만 익숙함 속에서 느끼는 신선함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오늘 하루도 잘 살아낸 스스로를 다독이며 곁에 함께하는 존재들을 중시하고 의미 있게 여기려 하는 이의 눈에서 비로소 나타난다. 이혜인 작가는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세상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유일무이한 정서를 작품으로 입체화하며 소통하고자 하는 장면과 끊임없이 교감한다. 눈앞에서 일렁이는 이미지를 보고 듣고 느끼며 화폭에 호흡하는 숨결을 불어 넣는다. 이번 전시에서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모든 것에 쉽게 질린 나머지 새로움에 눈뜨려 하는 대신 주변의 대상에 귀 기울여 보기 바란다. 더불어 주어진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 작가의 의도를 헤아려 전시장을 나서는 길에서 보이는 풍경들에 잠시나마 몸을 맡기고 사색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 보기를 소망한다.









풀들의 이야기, acrylic and oilpastel on canvas, 72.7×60.6cm, 2023










Bloom #10, gouache and oilpastel on canvas, 45.5×53cm, 2024










Soft breeze, acrylic and oilpastel on canvas, 50×50cm, 2024










풀,꽃,결 2, acrylic and oilpastel on canvas, 130.3×97.0cm, 2024










결 15, acrylic on canvas, 17.9×25.8cm, 2024










Wild flower 5, acrylic and oilpastel on canvas, 72.7×60.6cm, 2024







3. 작가노트

호흡하는 오늘

 하루를 잠식하는 불안을 덮고 마음을 토닥이는 건 다름 아닌 집 앞 화단의 풀들이었다. 그에 비춰진 햇살은 마음을 녹이고, 바람은 생각을 환기시킨다. 바람결에 나부끼는 잡초들과 때마다 적시에 피어나는 담벼락의 꽃들이 내 눈 앞에 반짝이고 휘적거린다. 어제보다 한 겹 더 피워낸 꽃잎과 키가 조금 더 자란 풀들을 가만히 바라보며 짤막한 숨을 한번 내쉬어 본다. 
매일 보던 권태로운 풍경에도 호흡이 존재하고, 다시 한번 ‘오늘’을 살아내는 생명력을 발견하게 된다. 

 그림 속의 이미지는 내가 살아가는 보통날에 대한 표상이다. 오늘 하루를 채운 바람과 모양과 잔상 같은 것. 매일 마주치는 주변의 장면들을 수집하여 작업한다. 풍경의 요소들은 각자의 속도대로 자기만의 형태와 속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아우라(aura)’ 개념에 대해 “아무리 가까이 있더라도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 것의 일회적인 현상”이라 나타냈다. ‘어느 여름 날 오후, 휴식 상태에서 산이나 나뭇가지의 아우라를 숨쉰다’는 그의 표현과 일치한다. 이 순간적이고도 시각적인 잠깐의 유희를 경험한 후, 장면과 감정의 연결고리를 찾아 캔버스에 남긴다.  
색 면의 덩어리들과 붓질로 치환되어 남은 이미지는 대상의 움직임을 따라간 흔적이다. 가깝고도 면밀히 들여다보던 익숙한 장면은 화면에 재현하는 과정을 거치며 대상화 된다. 모호하거나 구체적이게, 때론 생경해지기도 한다. 칠하는 행위는 그림의 중추가 되어, 그 형상과 색채로 남는다. 이 과정을 통한 회화적 기록방식은 다시 나의 삶 속에서 새롭게 유영하는 에너지가 된다. 
 대단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공평한 일상. 바삐 흘러가는 삶의 어느 틈 사이에 나는 오늘도 산책을 한다. 또 한번 숨 쉬듯 나의 일상이 흘러간다. 







4. 작가 약력

이혜인 │ Lee Hyein
lhilhi110@naver.com
@artist_lhi

2013 홍익대 회화과, 예술학과 졸업

개인전
2024 호흡하는 오늘, 갤러리 도스
2024 프롤로그(Prologue), 갤러리 젬가든
2022 계절의 단편, 꼴라보하우스 도산
2021 '작가의 방', 오픈월 기획전_ 현대백화점 미아점  

그룹전
2023 도시산책자, 큐아트스페이스
2022 호호아트페스티벌, 꼴라보하우스 도산
2022 교감, 아미디갤러리 신촌 
2012 Rehearsal, JH 갤러리
2012 동아시아 미술 페스티벌, 갤러리 스카이연
2011 語聆敷靈, 갤러리 팔레 드 서울
2011 홍익대 회화과 학사청구전, 홍익대 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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