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손갤러리는 오는 2024년 8월 22일 목요일부터 9월 28일 토요일까지 양하, 김채린, 지선경, 정진이 참여한 단체전 《All Around 올 어라운드》를 개최한다. 본 전시에 참여하는 네 명의 작가들은 다양한 형태의 만남으로 전시장의 공간을 채운다. 이들은 촉각적인 행위를 통해 조각의 경험을 생성하고, 시간과 공간의 경험을 조형적으로 풀어내기도 하며, 현대인의 불안과 욕망이라는 감정을 시각적으로 구성해오고 있다. 이전 작업의 잔재를 이용하거나, 부서지고 형태가 변형된 작업을 새로운 작업의 재료로 활용하며, 새로운 맥락으로 작품을 재탄생시키는 등 재료적인 측면에서도 작가들의 새로운 태도를 관찰할 수 있다.
본 전시는 전시장이라는 공간에서 관람자의 적극적인 감상행위를 통해 작품의 의미가 생성되고 있음을 이야기 하고자한다. 지금의 미술은 더 이상 지시적이지 않고, 닫힌 결말이 아닌, 열린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인지하고, 전시장의 사방(All Around)에서 발산되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해석해 보며 각자만의 상(象)을 만들어갈 수 있는 감상의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전시로써 이번 전시에서는 네 명의 작가의 신작을 포함한 40여 점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작가 소개
양하(b.1994)는 이화여대와 프랭크 무어 인스티튜트 회화과를 졸업하고, 서울과 암스테르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양하는 우리 주변에 존재해 온 폭력을 냉소적 태도로 바라보며 얇은 레이어와 파스텔 색조를 활용해 평면매체로 공간에 표현한다. 미디어를 통해 가볍게 소비되는 현실의 폭력을 폭발이나 눈물이라는 시각적 결과물에 투영하여 대변한다. 구체적인 배경이나 상황을 부여해 서사성을 심화하기보다 실제 사건에서 탈맥락화함으로써 인식과정에서 벌어지는 복합적 모순을 평면매체을 이용해 시각화한다.
양하 Yang Ha
울라고 만든 장면인데 울어야지
Well, It's a Scene made to Cry, so I will_37, 2023
oil and acrylic on canvas, 149 x 149 cm
촉각으로 경험하는 조각이라는 조각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김채린(b.1983)은 관람자의 접촉의 경험을 통해 관계 구축하고 의미를 생성한다. <그로부터 비롯된>시리즈는 주변의 물건에서 출발한 조형적인 탐구로, 색과 형태의 변주를 통해 일상 생활의 사물을 재치있게 변화시킨다. 작가의 작업은 인체를 매개로 하며, 조각의 경험을 제공하는 2007년부터 시작해온 <팔베개>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또한 <세이브 미>시리즈는 작업의 부산물과 버려진 것들, 때로는 망가져 형태가 변형된 기존의 작업에 새롭게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버리진 것들과 작업의 생명주기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보여준다. 김채린은 홍익대학교 조소과에서 학사부터 석사·박사를 졸업했다. 무소속의 시간들(2015) 개인전을 시작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며 아르코미술관,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일우스페이스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김채린 Chaelin Kim
Affordance Sculpture #2: 들여다보기, 2020
에폭시레진, frp, eco-flex 0030, slide STD, 아크릴형광봉, 강화석고, Matrix-neo, 안료, 62 x 123 x 190 cm
지선경(b.1983)은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국립예술대학교에서 마이스터슐러 학위를 받았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심리적, 정서적인 사건들을 조형의 기본요소와 공간을 다루는 방식으로 이미지화하는 지선경은 드로잉 콜라주와 설치 작품을 중심으로 작업한다. 철과 나무, 스프레이와 페인트, 프린트 등 다양한 재료와 방법을 실험하며 본인만의 조형적 언어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김채린 Chaelin Kim
Affordance Sculpture #2: 들여다보기, 2020
에폭시레진, frp, eco-flex 0030, slide STD, 아크릴형광봉, 강화석고, Matrix-neo, 안료, 62 x 123 x 190 cm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수학한 정진 작가는 설화, 신화 그리고 디즈니 만화와 같은 익숙한 이야기속에 드러나지 않은 인간 내면의 욕망과 불안을 다루며 다양한 이야기 속 인간의 욕망과 불안을 읽어내고 이를 여러 층위의 화면으로 구성한다. 익숙한 이미지와 상징들로 구성된 화면은 서술 구조를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만화의 효과선, 말풍선과같은 시각적 도구선을 이용해 화면 내의 서술 구조를 방해한다. 이는 다양한 이미지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뉘앙스는 관람자에게 힌트를 제공할 뿐, 각자가 적극적인 읽기를 통해 개별적인 의미를 찾게끔 한다. 제 23회송은미술대상전 본선 진출(2023), 금호영아티스트 선정(2020) 및 정진 작가의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정진 Jung Jin
물 위를 걷는 다리6 (러닝메이트), 2024
acrylic on canvas, 90 x 90 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