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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연: PET MONSTER | 반려 괴물 이야기-제주 신화와 산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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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연 개인전
PET MONSTER | 반려 괴물 이야기-제주 신화와 산해경
2025.1.8 - 2.19



전 시 명    곽수연 개인전
                PET MONSTER | 반려 괴물 이야기-제주 신화와 산해경
전시기간   2025.1.8.(수) ~ 2.19.(수)
관람시간   11:00 am - 6:00 pm 
                * 매주 일·월요일 휴관
                   설 연휴(1/28, 1/29, 1/30) 휴무
전시장소   청엠아트컴퍼니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66 1, 2층)
문      의    02-733-4577 / @chungm_art_collection





곽수연 개인전
PET MONSTER | 반려 괴물 이야기-제주 신화와 산해경

정진희 (신화연구자, 연세대학교 연구교수)


반려 괴물과 함께 돌아온 곽수연 작가
반려동물을 통해 인간과 세계를 깊이 탐색해 온 곽수연 작가가 반려 괴물과 함께 돌아왔다.
반려동물을 뚝심 있게 탐색해 온 곽수연 작가의 작품 세계가 신화를 만나 더 깊고 넓어졌다. 그 세계의 중심에, 반려 ‘동물’이 아닌 반려 ‘괴물’, ‘펫 몬스터’가 있다.
중국 고전 신화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산해경』을 오랫동안 탐구해 온 작가답게, 곽수연 작가는 신화 속 괴물을 옛 사람들의 반려동물로 해석해 냈다. 신화 속 상상의 동물은 그저 무섭고 공포스러운 괴물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사람들과 함께 해 온 반려 괴물, 펫 몬스터이다. 


『산해경』의 신화, 우리 옆의 반려 괴물로 되살리다
『산해경』의 서왕모(西王母)는 청조(靑鳥) 세 마리가 가져다주는 음식을 먹고 산다. 청조는 오직 서왕모만을 위해 음식을 날랐다. 서왕모와 청조의 관계를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부리거나 섬기는 상하 관계로 볼 수도 있지만, 곽수연 작가는 그 둘 사이에서 마음을 나누고 서로 돌보는 반려 관계를 읽어낸다. 청조가 우리에게 친숙한 반려동물인 고양이나 개의 얼굴을 지닌 것은 그 때문이다.  
곽수연 작가는 이렇게 되살린 서왕모의 반려 괴물 청조를 우리의 일상적 삶 속에 녹여낸다. 매일 밤 베고 자는 베개의 베갯모, 수복(壽福)을 상징하는 장식이 놓일 만한 자리에 곽수연 작가는 서왕모의 반려 괴물 청조를 두었다. 후대에는 청조가 서왕모의 심부름으로 소식을 전하는 전령(傳令)으로 상상되기도 했으니, 베갯모의 반려 괴물 청조는 매일매일 좋은 소식을 물어다 줄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궁(宮)에서 찾은 오래된 반려 괴물 
『산해경』에서 출발했던 반려 괴물 이야기는 우리의 옛 궁궐로도 이어진다. 곽수연 작가는 예민한 눈으로 궁의 여러 도상 가운데 궁 사람과 함께 했던 반려동물, 반려 괴물을 찾아냈다. 궁에서 쓰던 보자기나 단청 등과 함께 놓인 반려 괴물들, 책가도 속에 자리한 해태와 천록(일명 ‘메롱 해태’) 등은 오늘날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반려 괴물과 함께 했을 궁 사람들의 생활은 어땠을까? <경복궁 동물 이야기>에서 곽수연 작가가 곳곳에 숨겨 놓은 우리 궁궐의 여러 반려동물을 찾아보는 일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이 지점에서 작가는 『산해경』의 괴물들을 우리 궁의 반려 괴물로 재탄생시킨다. ‘수(壽)’와 ‘복(福)’ 두 글자를 반복해서 그려 수복(壽福)을 기원하는 백수백복도를 가져 오되, 손으로 한 땀 한 땀 수를 놓아 글자를 새기고 글자 하나 하나에 『산해경』의 반려 괴물을 되살렸다. 오래 살고 복을 받을 수 있도록, 견두꺼비는 재물을 가져다 주고 추오는 나쁜 액을 물리쳐 주고 청조는 좋은 소식을 가져다 줄 것이다.   


제주 신화의 서천꽃밭과 펫 몬스터  
반려 괴물은 바쁘다. 반려 인간과 교감하며 반려 인간을 보살피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작가의 선한 심성이 이것을 두고만 볼 리가 없다. 구름을 몰고 다니는 용을 구름 속에 몸을 담그고 편안하게 쉬는 있는 펫 몬스터 ‘묘룡’으로 그려낸 곽수연 작가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반려 괴물이 쉴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을 우리 신화 속에서 탐색했다. 작가는 다름 아닌 제주 신화에서 그런 공간을 찾아냈다. 서쪽 하늘 어딘가에 있다는, 제주 신화의 ‘서천꽃밭’이 그것이다. 
곽수연 작가의 서천꽃밭은 잠자리 날개처럼 연약한 귀를 지닌 탓에 걸핏하면 귀를 잡아대는 인간들에게 상처받기 쉬웠을 잠자리 토끼가 쉴 수 있는 공간도 서천꽃밭이고, 힘의 원천인 보주(寶珠)를 더 크게 키워낼 수 있는 곳도 서천꽃밭이다. 묘룡이든 잠자리 토끼든 구미호든, 또 청조든 두꺼비든, 모든 펫 몬스터들은 서천꽃밭에 산다.
서천꽃밭 펫 몬스터들은 반려 인간을 잊지 않는다. 제주도 신화의 서천꽃밭에는 인간 세상에 나쁜 일을 초래할 수 있는 ‘수레멜망 악심꽃’, 줄여서 ‘악심꽃’이라고들 하는 꽃도 피어 있다고 하는데, 곽수연 작가가 그려낸 펫 몬스터들은 하나같이 이 악심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있다. 작가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순간에조차, 펫 몬스터들은 보살펴야 할 반려 인간을 잊지 않는다. 
반려동물을 통해 인간과 인간들의 관계를 고찰해 온 곽수연 작가는, 신화와 함께 반려 괴물을 탐색하면서 더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모색해 온 듯하다. 돌봄이란 무엇인가? 반려란 무엇인가? 작가가 반려 괴물들에게 서천꽃밭을 마련해 준 마음과, 반려 괴물들이 악심꽃이 미쳐 날뛰지 않도록 발로 꾸욱 밟아 제압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다. 돌봄과 반려는 일방적일 수 없고, 상대를 돌보는 것처럼 자기도 돌보며 힘을 키울 때 지속될 수 있다. 어쩌면 반려 괴물의 서천꽃밭은,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면서 동시에 작품 활동을 해 온 여성 화가로서, 작가가 스스로에게 마련해 준 이상 공간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역시, 누군가의 펫 몬스터일지 모른다.
펫 몬스터의 서천꽃밭은 작가의 오랜 탐구가 제주 신화의 서천꽃밭을 만나 만개하기 시작했음을 잘 보여준다. 인간의 시선과 반려 괴물의 시선 모두를 그려내고자 하는 작가의 시각은, 생태론적 위기에 직면한 현대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 인류학자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의 퍼스펙티비즘과 맥이 닿는다. 근대의 인간 중심주의를 극복하려는 의도에서 촉발된 ‘존재론적 전회’의 주요 이론 중의 하나인 퍼스펙티비즘의 한 사례를, 곽수연 작가의 작품 세계에서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제주 신화 속으로, 더 깊이
작가의 제주 신화에 대한 관심은 작가가 제주도 영등 신화에 나오는, 비바람을 일으키는 괴물 외눈박이를 그려낼 때부터 이미 감지되어 온 것이다. 제주 신화의 서천꽃밭으로부터 펫 몬스터의 서천꽃밭을 그려낸 작가는 이제 제주 신화를 더 깊이 파고들 계획인 듯하다. 
제주 신화에서 서천꽃밭에 피어 있다고 하는 상상의 꽃들을 화폭에 옮기는 것에서부터 탐구는 이미 시작되었다. 곽수연 작가는 이제 서천꽃밭 이야기를 전하는 제주도의 ‘본풀이(무당이 굿에서 부르는, 신화적 내용을 품고 있는 노래)’, 즉 <이공본풀이>를 탐구하고 있다. 
선하고 맑은 동시에 열정과 성실이라면 그 누구 못지않은 곽수연 작가가 보여줄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제주 신화를 중심으로 섬의 신화를 연구해 온 나로서는, 그 행로 어디쯤에서 곽수연 작가를 만나 잠시나마 함께 같이 걸을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할 뿐이다.     



□ 정진희(신화 연구자, 연세대학교 연구교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제주 신화와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신화의 비교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주 신화를 중심으로 여러 지역의 섬 신화를 비교 연구한다.  

주요 논문
「제주무가의 타계 상상과 그 신화적 논리-일반본풀이의 天上·서천꽃밭을 중심으로」(『한국시가연구』51, 2020), 「‘꽃 피우기’의 실제와 ‘꽃에게 묻기’의 대안적 가능성-구비 창세 신화의 ‘꽃 피우기’ 삽화 재고(再考)」(『한국고전연구』41, 2018), 「제주 설화 <설문대 할망>의 거인 형상화 양상과 그 의미」(『인문과학』71, 성균관대학교인문학연구원, 2018), 「당본풀이로 당본풀이 읽기-제주 <세화 본향당 본풀이>의 사례」(『고전문학연구』53, 2018), 「제주도 무속 신화 <문전본풀이>의 가부장제와 ‘어머니로 살기’」(『국문학연구』35, 2017), 「류큐 관찬 노래집 『오모로소시(おもろさうし)』와 수록 오모로에 대한 기초적 고찰」(『민족문화연구』73, 2016), 「풍요 여신은 ‘생산’하는가-‘여기’의 신화 지형 탐색을 위하여」(『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31, 2015), 「풍농의 원리: <세경본풀이> 서사의 신화적 의미」(『국문학연구』28, 2013), 「제주도 본풀이의 젠더 담론과 그 여성문학적 의의」(『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20, 2010), 「제주도 구비설화 <설문대할망>과 현대 스토리텔링」(『국문학연구』19, 2009), 「제주도와 미야코지마 신화의 비교 연구 : 외부 권력의 간섭과 신화의 재편 양상을 중심으로」(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8), 「제주무가 <이공본풀이>의 신화적 의미에 관한 일고찰」(『국문학연구』7, 2002) 등.

저서 『오키나와 옛이야기』(보고사, 2013), 『신화로 읽는 류큐왕국』(푸른역사, 2019)



□ 규원(葵園) 곽수연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박사수료
한성대학교 예술대 회화과 졸업 및 동대학원 졸업 
2002~2024 27회 개인전, 200여회 단체전

수상 경력
2016 제5회 GHASONG ART AWARD (아라아트센터, 서울)
2010 겸재정선미술관 - 내일의 작가상 (겸재정선미술관, 서울)
2004,2005,2006 제8, 9,10회 나혜석 여성미술대전 특선 (경기도 문화 회관, 경기)


Artist Statement
한국화작가 곽수연은 1999년부터 현재까지 동물 중에서 반려동물이라는 구체적인 소재로 창작을 해오고 있다. 키우는 개를 드로잉하면서 사람과 같이 생활하고 감정이입이 되는 생활 속 친근한 개에 대한 형상을 표현하였고 생활 속에서 대인 관계와 인간과 동물의 관계, 또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인간이 되고픈 네발 달린 동물을 통해 상징화하여 작업해왔다. 특히 민화의 상징적인 요소와 해학성을 작업에 포함시켜 현시대의 반려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으며 희귀동물과 12지신 또 우리나라 신화 속 동물들을 다양하게 작업하고 있다. 곽수연의 작품은 한국화의 속하며 소재별 분류법에 따르면 동물화(영모화)의 범주에 속한다. 주제표현방법으로는 감정이입과 의인화 우의를 통한 상징성을 이용하였으며 재료기법은 한국화 전통채색기법인 채색화와 디지털기법으로 작업하고 있다.      
 




Pet monster-잠자리 토끼, 66x50cm, 장지에 채색, 2024


오래된 반려-景福宮(경복궁) 천록, 69x58cm, 장지에 채색, 2024


景福宮(경복궁)-봉황문인문보(印紋褓), 50x50cm, 장지에 채색, 2024


외눈박이, 24.3x33.5cm, 광목에 채색, 금자수, 2024


Pet monster-猫龍(묘룡), 77x43cm, 장지에 채색,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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