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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애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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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북 프로젝트 


책은 그저 물건이 아니고 하나의 공간이며 시간이다. 그리고 그것의 깊이, 넓이와 부피를 담고 있는 디지털 개념의 공간이다. 책 속에는 많은 사람들의 삶과 그 이야기가 농축되어 있고, 그래서 그 속에서 삶을 읽고 지식을 얻는 것이다.  작가 강애란은 지식의 유목적인 방랑을 담아내는 책 본래의 사이버적 정체성을 통하여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언어와 지식, 소통의 차원을 책이라는 모티브를 통하여 발견하고자 하였다. 인류의 지식에 관한 역사를 대변하는 책은 디지털 시대를 맞이한 인간에게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새롭게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세상에서 책이 가지는 새로운 가능성과, 디지털 미디어와 아날로그 책이 결합하여 만드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이해가 작가의 디지털 북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즉 인간의 경험을 서로 연결하고 신경시스템을 지구전체로 확장하는 수단인 전자 비트와 사이버스페이스의 출현, 그리고 권력의 중심의 요새에서 벗어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전자적 인간들이 더욱더 자유롭게 정보와 지식을 분류하고 편집하면서 또 다른 책의 문화를 만들어 가도록 하는 디지털과 책에 관한 이야기를 북 프로젝트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디지털 북 프로젝트는 세계유수의 서점들을 찾아가서 사진을 찍고, 책을 고르는 사람들을 비디오에 담는다. 이러한 서점 사진과 비디오로 구성된 이미지를 전시장 벽면 가득히 프린트하여 부착하고 그 위에 빛나는 디지털 책들을 설치함으로써 가상의 책방을 완성한다. 빛나는 디지털 책들, 이를 쳐다보는 전시장의 관객 등이 구성하는 형식적, 주제적 구성은 빛이 나는 요소들을 더 함으로서 보다 높은 극적 효과를 추구한다.  최근작 The Virtual Book 은 미디어 인스톨레이션한 작업으로 책에 관한 작가의 생각들이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하나의 벽면에는 실버 마일러지에 디지털 프린트된 책방 이미지를 벽 개념으로 천정에서 바닥까지 부착하고 반대쪽에는 벽면 가득히 영상이 투사된다. 이로써 가상의 책방이 완성되며, 공간 안에 놓여진 플라스틱 책상 위에 불빛이 장착된 플라스틱 책들이 놓여진다. 이 가상의 책방에 들어선 관객은 책을 만지는 행위를 함으로써 그 책 안에 담긴 내용이 프로젝션됨을 알 수 있다. 이는 책이라는 것이 이 디지털시대에 단지 책으로 읽혀지는 것이 아닌 무한한 깊이와 부피를 내포하고 있는 새로운 개념의 공간임을 말하고자 한다. 강애란은 책들이 가득 꽂힌 서가 이미지를 만들고 실제 책 사이즈의 투명한 오브제 책을 만든 후 내부에 LED라이트를 장착하여 빛을 발하는 책을 만든다. 빛을 통하여 새로운 공간의 존재성을 더욱 구체화하며 숭고한 빛을 통한 극적 효과를 구현한다.


작가의 디지털 북은 단순히 오브제로서의 물질적인 개념만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비물질의 공간으로 설정된 것이다. 그 비물질의 공간에서 전통적 개념의 책은 질주하는 지식의 통신체가 되며, 아날로그적 개념과 버추얼한 개념의 책의 의미가 한 곳에서 돌고 도는 복합체가 되기도 한다. 우리 인간은 그 안에서 모든 지식의 스펙트럼을 체험하고 나누며, 또 새롭게 지식을 창출하는 것이다. 작가는 디지털 북 프로젝트가 환영적이자 감촉적이며, 숭고성과 혁명적인 쾌감의 위력을 가진 희망과 잠재의 영구적 공간에서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금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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