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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큐멘타 부산3:일상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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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역사’라는 제목은 일상 그 자체가 역사가 되었던 격동기의 시대 분위기를 지칭하고 있으며 또한 모든 역사는 결국 매일 매일의 일상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평범하지만 잊기 쉬운 사실을 지적하고 있음.
도큐멘타 부산 III - 일상의 역사
Documenta Busan III - Everyday is a History




글로벌리제이션의 시대에 역설적으로 로컬리티(locality)의 문제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비엔날레 열풍이 지나간 자리에 공공미술이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는 요즈음, ‘장소성’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넘어 ‘지역성’의 문제에 좀더 밀착할 필요성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정한 지역의 구체적인 삶에 기반하고 그 지역의 구체적인 문화적 맥락을 이해한다는 것은 모든 종류의 문화적 실천에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할 포스터가 말했듯이, 이러한 과제는 수평적인 면(맥락적 측면)만이 아니라 수직적인 면(역사적 측면)을 함께 갖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이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중장기 기획으로 진행하고 있는 “도큐멘타 부산(documenta Busan)” 프로젝트는 특정한 지역의 미술이 사회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시작되고 전개되었는가, 그 맥락을 조명하는 데 초점을 두는 도큐멘테이션(documentation)전이다. 다시 말해 단순히 과거의 미술을 형식주의적으로 회고하는 전시가 아니라, 사회적 활동으로서의 미술이 특정한 지역에서 특정한 역사적 시기에 어떠한 고민을 끌어안고 움직였는가, 어떠한 과제에 답하고자 했으며 어떤 문제의식을 가졌는가, 그 활동은 어떠한 모습으로 구체화되었는가 하는 것들을 좀더 역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1930년대에서 1970년대를 다루었던 2005년과 2006년 전시에 이어 올해의 전시 “일상의 역사”는 1980년대와 1990년대를 다룬다. ‘일상의 역사’라는 제목은 일상 그 자체가 역사가 되었던 격동기의 시대 분위기를 지칭하고 있으며 또한 모든 역사는 결국 매일 매일의 일상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평범하지만 잊기 쉬운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이 전시는 가능한 한 당시의 관련 자료를 발굴하고 재해석하며 미술작품과 미술가들의 삶을 당대의 사회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재조명하고자 한다. 작품도 등장하기는 하지만 주요 전시물은 동영상 인터뷰, 사진, 도록, 텍스트, 기사 등이다. 도록이나 비평문들에서 발췌한 당시의 텍스트들을 보여주는 한편 관계자들의 증언이나 해석을 담은 동영상을 제작하였으며 팜플렛, 포스터, 잡지기사, 사진, 문건, 장부, 엽서 등 당시의 활동상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전시한다. 특히 민중미술을 다루는 섹션에서 1989년 6월 한양대학교 집회에서 경찰에 의해 파괴되었던 걸개그림 ‘민족해방운동사’ 중 부산지역 미술운동가들이 제작한 두 걸개그림을 슬라이드를 통해 실물크기로 출력하여 전시한다. 한편 이 전시는 당시의 중요한 사건들이 보도되었던 신문기사를 함께 전시하여 미술이 당대의 사회와 갖는 수평적인 관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 전시는 막연한 선입견이나 뭉뚱그려진 규정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실을 먼저 제시하고자 하며, 이것들로부터 해석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또한 어떤 단일한 결론이나 단어의 사전적인 정의를 선언하기보다는 열린 논쟁의 장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특히 이 점은 과거 사실에 대한 다양한 현재적 관점을 담고 있는 영상 인터뷰에서 드러나는데, 상반된 의견도 임의로 편집하지 않고 제시함으로써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 역사를 다루는 모든 작업이 직면하는 문제는, 역사를 서술하는 데 있어서 유일하고 객관적인 기준은 없다는 것이다. 가장 간단한 문장 하나도 주관성의 개입 없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가장 단순한 역사적 서술조차도 선택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역사란 현재의 시점에서 만들어내는 하나의 ‘모자이크’일 수밖에 없다. 이 전시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단 하나의 유일한 the History가 아니라 a history일 것이며, 이 ‘하나의 역사’는 앞으로 수없이 쓰여질 다른 역사들과 혼합되고 얽혀지는 층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부산의 80년대는 부산에서 대학교육을 받은 첫 세대가 사회로 진출하던 시기였으며, 이들이 보여준 새로운 감성과 표현방식, 이들이 기성세대들에게 던졌던 문제의식들은 일종의 문화적 현상으로 응집되었다. 이 전시는 35세 미만의 청년작가들에게 참여자격을 주었던 부산청년비엔날레, 젊은 작가들을 적극 발굴하고 지원했던 사인화랑의 활동 등에서 그 증거를 찾아보고자 한다. 또한 이 시대는 부산을 중심으로 해서 바깥으로 뻗어가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던 때이기도 하다. 부산에서 발생한 미술경향으로는 최초로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던 형상미술, 부산을 근거지로 해서 세계를 아우르고자 했던 부산청년비엔날레, 부산의 장소적 특성을 살린 독특한 문화행사로 정착하게 된 바다미술제 등이 그 예일 것이다. 또한 당시의 미술인들은 급변하는 정치적 상황 속에서 미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이 전시는 미술언어에 사회적 의식을 담고자 했던 작품들과 사회변혁운동의 일부분으로서의 미술운동을 수행하고자 했던 경향을 통해 이 부분을 살펴보고자 한다.




전시기간 : 2007. 5. 25(금) - 7. 17(화)
전시장소 : 부산시립미술관 2층 대전시실
부산시립미술관
Tel 051.744.2602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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