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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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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색과 선묘의 조화로운 작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 받고 있는 작가 하상림의 개인전이 오는 10월 17일부터 31일까지 팔판동 갤러리 인에서 열린다. 

작가는 꽃을 모티브로 하되 있는 그대로의 꽃이 아니라 무채색의 시들어 가는 내면의 꽃으로 생명의 탄생이나 죽음과 같은 생의 순환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근 한 기업의 가전제품에 하상림의 꽃 이미지를 모티브로 디자인하여 대중과도 친숙한 작가다. 


 하상림 작업에서의 꽃은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생명의 순환 속에 피어나는 시들어진 꽃이다. 하상림은 다 말라버려 퇴색된 회색빛의 꽃을 통해 생명과 죽음의 형상을 개념화 하고 있다.


 화면에 여러 레이어로 겹겹의 층을 올린 후 유동적인 테이프의 윤곽선만이 가느다란 꽃의 형태로 탄생된다. 그것은 원색의 모노크롬의 배경과는 대조적으로 그 윤곽만을 간신히 드러내거나 혹은 부식되어가는 모습으로 연약함을 드러내며 언젠가는 사라져버릴 듯한 생명의 유한성을 내포하고 있다. 꽃잎은 회색 그라데이션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꽃 이외의 다른 이미지들, 물방울 자국이나 잉크가 튄 것 같은 자취, 무언가 번지거나 퍼졌다가 마른 듯한 흔적들로 표현된다. 꽃 주변이미지 또한 모두 그 절정의 자리에서 물러난 것들이다. 물방울이 아니라 물방울이 있었던 자취, 그 흔적, 그 파장, 그것이 작가가 그리고자 하는 모습이다. 거기에 하상림은 영원성과 생명력이란 의미를 부여한다.


 이번 전시는 시들어 가는 꽃의 이미지로 생명과 죽음의 순환을 아우르는 하상림의 작품을 통해 죽어가는 혹은 사라져 가는 과정이 진정한 아름다움으로 변환되기 위한 단계임을 환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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