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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방식 The Way of Dialogs 초대일시 : 11.15(목) 6:00pm
『
대화의 방식 The Way of Dialogs』에는 신진작가 5명이 참여하며, 총 2회에 걸쳐 릴레이 형식으로 개최된다. 무엇보다도 이번 전시는 이른바 새로운 세기, 새로운 감수성의 생생한 면모를 살펴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이를 위해 본 전시는 그들 각각이 고유하게 견지하고 있는 대화의 방식에 주목하고, 이로써 주변의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며,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지 따라가 보고자 한다. 이렇듯 5명의 작가들이 추구하는 그들만의 대화의 방식을 들여다보는 것은 동시대 미술에서의 색다른 논의점들을 우리에게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될 작품들은 회화와 사진이다. 각각의 작가들은 기존의 회화 혹은 사진의 문맥 안에서 작업을 하면서도 분명히 그와는 다른 감수성을 작품에 부여함으로써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시각언어를 빚어낸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현대의 미술이 역사에 억눌리지 않는 길은 그것에서 완전히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그 역사 속으로 적극 파고들어가는 의도된 무모함 혹은 무심함에 있음을 잘 보여줄 것이다. 그들에게 역사는 이제 어떤 강제된 굴레가 아니라, 즐거운 놀이터이자 상상의 토대다.
『대화의 방식 The Way of Dialogs』1부 전시의 작가 박종필은 케이크의 모형을 극사실적으로 재현한다. 이는 얼핏 보면 마치 몇몇 작가들이 보여주고 있는 극사실 회화와 크게 다를 게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그와는 분명 다른 무엇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먼저 그는 실제 케이크가 아닌 모조품을 사실적으로 재현한다. 더욱이 이 가상의 가상에는 인간의 두상이라든가 과일처럼 보이는 뇌 등이 교묘하게 조합되어 있다. 때문에 케이크는 보는 이들에게 더 이상 달콤함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위장이며, 오히려 그로테스크(grotesque)하다. 이로써 작가는 원색의 케이크가 주는 달콤함 속에 욕망이 갖고 있는 이중성, 이른바 욕망 자체를 욕망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존재론적 굴레를 담아낸다.
황지윤은 이발소 그림이나, 전통 산수화의 전형성 내지 대중성을 작품의 모티브로 삼는다. 그렇지만 그는 이런 형식적 틀을 차용하되 그 내부는 주관적이며, 의외적인 요소들로 재구성함으로써 새로운 긴장감을 부여한다. 이를 위해 작가는 그림을 뒤집는다든가 혹은 풍경 자체에 누워 있는 여성 등의 중의적 이미지들을 의도적으로 풍경 안에 배치한다. 아울러 작가는 돼지, 개, 토끼 등 다양한 동물(기복의 대상인)들을 등장시키기도 한다. 그에게 전형성은 그것이 더욱 상투적일수록 오히려 작가에게 매력적인 대상으로 다가온다. 이제 작가에게 그것은 하나의 놀이터가 되는 것이다. 나아가 여기에는 소통의 차원에서 이발소 그림이 지니고 있는 대중성을 보다 작품 안으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
정소영갤러리 Chung So Young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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