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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준전:Happy H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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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민화의 현대화, 민화도상의 해학화, 민화사상의 정예화를 추구해온 작가는 세상 만굴과 인간사를 호랑이에 대입하여 회심의 미소를 짓거나 혹은 박장대소할 아기자기한 해학으로 승화시킨다.
Happy Hoya-주성준전


글: (철학박사) 김영재




북주 주성준의 야심작 해피호야(happy hoya) 전이 2008년 10월 2일부터 10월 12일까지 사간동 소재 학고재 화랑 옆에 위치한 빛 갤러리에서 열린다. 제목의 호야(虎爺) 혹은 호자야(虎子爺)란 전통적인 영물이면서 “혹자가 말하기를 범은 서방의 금에 속하므로 능히 사람을 보호하여 돈을 얻게 하기 때문에 토지공(土地公)에 배속시킨다고 한다. 이것을 호자야라한다. ”는 작가의 인증이 이채롭다.





주성준은 오랫동안 민화의 현대화, 민화도상의 해학화, 민화사상의 정예화를 추구했다. 민화의 현대화에서는 화제(畵題)를 초월한 신선한 상징적 해석과 민족적 정서를 대변하면서도 옛 민화를 연상케하는 해석이 돋보인다. 호랑이의 주제는 주성준에서 화수분처럼 언제나 샘솟는 영감과 해학의 원천이다. 세상만물과 인간사가 호랑이만 대입되면 회심의 미소를 짓거나 혹은 박장대소를 할만큼 아기자기한 해학으로 승화된다. 그리고 민화사상에 있어서 주성준은 강원도 영월에 있는 민화박물관의 민화논문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을 정도로 정치하고 깊이 있는 민화연구를 보여준 바 있다. 이를테면 이론과 실기, 그리고 민화라는 민족적 도상을 민족적 정기와 한국인의 기상이라는 각도에서 재조명하는 것이다.





호랑이는 우리에게 민족정기, 나아가서는 한국인의 대명사이다. 88올림픽의 호돌이를 생각해보라. 호랑이 민족이라 불러 자랑스러운 민족은 아마 한민족 밖에 없을 것이다. 그 배경이 무엇일까? 오늘날 주성준으로 하여금 마치 한국인처럼 그리게 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호랑이는 단군신화에서 웅녀와 함께 굴에 들어갔다가 절반쯤 호랑이 탈을 벗고 도망간다. 그래서 한국인은 곰 새끼라고 해야겠지만 한국인은 민족정기라 하면 호랑이의 기상을 먼저 떠올린다. 인간이 되다만 호랑이라...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상고시대 동이족의 경전이라고 일컬어지는 산해경에 나오는 서왕모와 인상착의가 비슷하다. 호랑이 이빨, 표범의 꼬리, 머리에 빗을 꽂고 가끔 으르렁거리는 호랑이 노파는 곤륜산 산신이자, 출산을 도와주었던 산파할머니의 신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 산신할매, 혹은 삼신할매로 해석될 수도 있는 소지가 있다.




흐뭇한 호랑이와 함께 등장하는 두 마리 토끼는 오늘날 중국으로 불리는 대륙의 상고시대에 있었던 하우씨의 전설이 담겨 있다. 하우씨가 일년을 열 달로 나누면서 동물들에게 달 이름을 지어주었다. 1월은 임금이 바른 마음으로 정사를 돌보리라 다짐하는 달이라 ‘바를 정(正)자’ 정월이라 했다. 그 영예로운 첫 달이 인월(寅月)이고, 그 상징동물이 호랑이였다. 호랑이가 입이 찢어질 만 하다. 그 좋던 시절에 2월인 묘월(卯月)을 맡은 두 마리의 토끼가 ‘존경하옵나이다. 호랑이 형님’하고서 지극한 존경을 담은 길고 긴 장죽을 호랑이에게 물려 드린다. 그것이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그 좋던 세월이었고 오늘날 민화에서 이묘봉인도(二卯奉寅圖)라는 형식으로 전승되어 온다.

호랑이야 어디 한국인에게 동물이나, 중국인이 이야기하는 동물 신이랴? 견훤은 호랑이 젖을 먹고 자랐고, 김현은 호랑이 처녀와 정을 통했다. 산길에서 호랑이를 만나 ‘아이고 형님’하고 아부를 떨어서 목숨을 건지고 호랑이가 가져다주는 산 짐승으로 부양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호랑이는 귀신을 씹어먹는다. 나부대다가 다치기 쉬운 일곱 살 한국인에게 삼재가 들면 호랑이와 머리 세 개 달린 매가 삼재를 몰아내 준다. 희보작호도에서 까치는 하늘에서 내려온 하늘민족을 표상 하는 호랑이에게 이 세상에서 하늘이 내려주는 복록을 누리다가 다시 하늘로 오르리라는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 옛날 섣달 그믐에 문을 닫았던 시전(市廛)은 호랑이달 호랑이날인 모충일(毛蟲日)에 문을 열었다. 호랑이 털처럼 빽빽하게 손님이 들끓고, 호랑이 털만큼 돈을 벌게 해 주십사 하는 기원이 담겨 있다.
그렇게 호랑이는 한국인의 민족정기이자, 대명사이자, 기쁜 소식이었다. 북주 주성준의 호랑이는 그렇게 민족정서와 이론과 사상, 그리고 도상적 재해석을 거친 21세기 한국인의 민족찬가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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