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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대12주기 유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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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대 타계 12주기를 맞아 추모를 위한 유작전
화가 강용대(姜龍大)의 “별이 있는 우주 읽기”


박래경 | 미술평론가


크거나 작게 혹은 가깝거나 멀게 다양한 방식으로 검은 우주 속에 유영하는 색채 환의 별들은 화가 강용대 그림의 기본을 이룬다. 말하자면 그가 하늘을 보고 생각하고 공부한 만큼이나 서로 다른 화면을 통해 작가의식으로부터 생명을 얻어 나온 큰 우주, 작은 우주 속의 별 그림이 그의 우주그림의 전체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정형과 비정형, 투명과 불투명, 빛남과 빛나지 않는 등의 이분법은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이나 마찬가지로 자연과 우주, 인간사를 통틀어 전체를 지배한다고 본 강용대가 갈파한 존재의 기본원리에 해당한다. 이 원칙에 따르면 비정형으로, 불투명하고 빛나지 않는, 강한 채도(彩度)의 이지러진 형태는 바로 다름 아닌 죽음에 해당한다. 즉 별의 죽음을 의미하고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작가의 기본적인 조형적 사고는 1970년대 ST(Space Time)그룹전 참가시기부터 축적되어 왔으며 80년대 중반, 별이 있는 우주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10여 년 간 이어지는 그의 조형작업의 근간이 되어왔다. 그때부터 공간과 시간 개념은 우주적인 차원으로 확대되어 갔고, 선형적인 빛의 에너지에 교차되는 비선형적인 이벤트의 시각적인 초점은 그에게 새로운 조형세계를 전개시켜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그의 작업은 작품 《은하수》에서처럼 검은 우주공간의 헤아릴 수 없는 층들 속에서 다각형의 총체인 원형의 크고 작은 별들이 밝거나 덜 밝은, 다양하고 미묘한 변화를 두면서 화면에 모이거나 흩어져 있는 것이었다.





작가 강용대는 그러한 작업을 특유의 재료에 독자적인 기법을 개발해 내어서 완성시키고 있다. 가령 한지 바탕에 먹으로 앞에서 혹은 뒤에서 화면에 자연스러운 먹색의 층을 다양하게 스며나게 만들어내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었다. 그 같은 작업은 자신의 작업에 대한 작가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하는 행위임을 말없는 웅변으로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그 같은 먹색은 단청이나 아크릴 물감을 만나서 둥근 형태나 둥근 환의 별이 되어 그의 그림의 획을 이루게 된다. 그와 같은 우주 속의 원형의 별들은 때에 따라 음률적인 흐름을 이루며 우주공간 전체 속으로 반향을 전파시켜 가기도 한다.

강용대의 작업이 작곡가에게 영감을 주었다면 바로 그 예술가가 이 조형작가의 작품세계를 제대로 이해, 공감하고 있는 경우라고 하겠다.

화가 강용대가 이러한 음악의 세계에 근접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거기에는 조형예술과 음악예술이 어울릴 수 있는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80년대 중반 1년 반여 동안 독일의 쾰른에 유학했을 때 음악으로 유명한 쾰른 음대에서 공부하고 있던 오페라 작곡가 박종철과의 만남은 이와 같은 예술경향을 우주와 그림으로 확장시켜 나가는데 큰 역할이 되었다.

별 그림이 우주를 떠나서 고착된 형태로 바뀌게 될 때, 다시 말하자면 높은 채도의 짙은 색채로 비정형의 생기 잃은 도형으로 바뀐 것이 있다면 그것은 생명을 다한 별이라는 것을 암시받게 된다.





그의 생시에 그림 하반부가 녹색 일색으로 마감하고 있는 것을 보고 왜 하필 녹색이며 이렇게 크게 화면을 차지하고 있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것은 죽은 별입니다.”

그 대답을 듣고 그의 그림을 다시 볼 수 있는 용기가 당시 나에게는 없었다.

사실 궁금했던 것은 왜 하필 녹색이어야 하는가! 죽은 별이……. 이제는 물을 길이 없다.

작가의 친구들의 열의에 의해 이 전시회가 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듣고 타계한, 그것도 12년이나 지난, 그 친구와 소통하고 대화할 수 있는 채널을 가진 친구가 계시다면 나의 이 궁금증을 풀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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