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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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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전

  • 전시분류

    단체

  • 전시기간

    2009-05-01 ~ 2009-05-22

  • 참여작가

    나인주, 윤정미, 이기섭, 이철현, 임태규, 홍정표,김들내

  • 전시 장소

    자하미술관

  • 문의처

    02-395-3222

  • 홈페이지

    http:// www.zahamuse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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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상상을 어떻게 불러야할까.


동화 속 풍경과 실제 만화를 가진, 무기가 아닌 장난감임이 분명한 탱크를 만드는 이들의 작업은 여러 가지 생각을 동시에 들게 하는 신기한 경험을 준다. 시각적으로 명랑한 기분이 들게 하는 이들의 풍부한 색감과 상상은 다분히 말랑한 감정으로 읽히기 쉽다. 그러나 그것으로만 설명하기엔 무언가 부족하다. 집요한 작가적 속내나 노동의 손끝이 보이는 작업이 그러하며, 사회적 이야기와 사적 경험이 교집합으로 엉켜있는 코드가 그러하다. 때문에 키치로도 팝으로도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이들의 작업을 두고 감정적 단어로서의 ‘오로라’를 생각해 본다.


‘Aurora’는 북극과 남극의 황홀한 極光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Aurora’가 ‘오로라’로 읽히면 너무 쉽게 ‘오로라공주’를 떠올린다. 그리고 吾路羅. 한자의 음과 뜻을 차용하여 만든 吾路羅는 “당신(나)의 길은 아름답다.”라는 뜻.


이러한 중의적 의미는, 대상에 따라 각기 다른 오로라를 제공한다.

작가에게는 특정한 목적성을 가진 전시가 아닌 자신의 꿈과 사유를 시각예술 자체로 보여줄 수 있는 구조적 틀을 마련함에 있다. 그러한 의미로 작가의 오로라는 Aurora가 아닌 吾路羅로 비춰질 것이다. 또한 향유자들은 작가들의 吾路羅를 보며 아름다운 Aurora를 꿈꾸거나 오로라 공주처럼 차용된 이미지의 또 다른 오로라를 보아도 무방하리라.


무지개 너머 희망을 노래하는 <김들내>의 풍경은 너무도 동화적이지만 그 속내를 훔쳐보면 동시대의 동의를 구할 만한 개인사적 아픔이나 상처가 성숙의 색채로 드러난다. 반면 핑크와 블루로 구분되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방에서 실제 어린이와 그들의 소유물을 사진으로 담은 <윤정미>의 프로젝트는 구분과 분리라는 현대의 용어를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장치로 세련되게 포장해 낸다. 드래곤볼이라는 유명만화의 캐릭터들을 만들어낸 <홍정표>의 작업은 아이러니 하게도 열등감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그의 작업은 얼핏 보면 단순한 만화이미지의 차용으로 보이나 자세히 살펴보면 지독한 노동의 손끝을 볼 수 있는 작업들이다. 조각도, 그림도 아닌 <나인주>의 작업은 단순한 액자, 틀을 벗어난 작업을 넘어 측면에선 정면이 가려지고, 정면에선 입체와 깊이를 느낄 수 있는 평면 속의 적극적 움직임이다. 구조자체를 재해석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더욱 설득력 있게 오롯이 담고 있다. 무기로 보이지 않는 탱크는 <이철현>이 철사 줄 하나하나 설계하고 이어 만든 로망의 현실화다. 조립식 장난감탱크에서 예술품탱크로 바뀌는 동안 새로운 에피소드가 탄생되고 바라보는 우리는 더욱 즐거워진다. 경쾌한 선, 풍부한 색감, 사랑스런 이야기. <임태규>가 사용하는 빠른 속도감의 조형언어는 그의 작품 속 내러티브를 보다 설득력 있게 만들어준다. 피할 수 없는 문화접변 상황 안에서 콜라주화 된 현실을 작가적 시각으로 새로운 구성을 바로 그 속도감과 특유의 유머로 보여준다. 미소로 이야기하는 마음이다. 마음이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동화작가 이기섭이 만든 캐릭터다. 즐겁게 세상을 살아가는 비결이 바로 미소에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이기섭>은 그 마음이를 통해 말한다. 세상을 향해 ‘미소로 말을 걸고 있는’, ‘스마일로그(smilogue)’로 말이다. 


무거움과 진정성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사랑스럽다, 귀엽다, 재미있다 역시, 가치 절하의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될 일이다. 이 전시를 구성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은 다분히 아름답거나 즐겁고 재미있다. 물론 그 자체를 즐겨도 무척이나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극지방, 극한의 추위 속에서 환상의 빛을 발하는 Aurora처럼 吾路羅전의 작가들의 내면에도 극한의 작가적 사유와 고뇌가 녹아있지 않을까? 그러니 그들의 吾路羅가 Aurora로 읽혀도 역시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책임큐레이터 김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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