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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with the Comic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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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with the Comic Art'는 과거 풍속화의 계보를 이어받아 유머미술이 발전시켜 해학적, 풍자적인 작품을 펼쳐 보이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Enjoy with the Comic Art
유머미학, 해학과 풍자적 시선 따라가기



정영숙 | 서울산업대학교 겸임교수, 아트세인 디렉터




미술작품에 유머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시기는 동양에서는 17~18세기, 서양에서는 17세기이며 시대적 상황과 사상을 배경으로 풍속화 형식으로 시작되었다. 최근 미술작품 중에는 과거 풍속화의 계보를 이어받아 유머미술이 발전하여 해학적, 풍자적인 작품을 펼쳐 보이는 작가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비범한 재능을 지닌 작가들의 재치있고, 유머러스한 작품에 주목하게 되어 1부에서는 한국화, 2부에서는 풍자성이 강한 한국화, 서양화, 사진, 조각 장르의 작품을 안배하여 해당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1부. 웃음충전, 신한국화의 해학읽기- 성태훈, 이동환, 조장은, 한상윤
2009년 9월 10일(목)~2009년 10월 7일(수)/28일간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들로 구성된 1부 전시는 전통적인 방식을 응용, 변용하여 현대적으로 전개한 해학성이 풍부한 작품으로 꾸며진다. 해학과 동류의 개념으로는 기지(Wit), 유머(Humor), 골계(The Comic) 등이 있으며, 이번 한국화 작품 중에서는 일부 풍자성이 가미된 해학의 세계 또한 살펴본다. 기지와 재치가 뛰어난 작품, 현란하지 않지만 은은하게 실소를 머금게하는 작품 등을 통해 동시대 한국화의 유머미학을 감상해보자.

성태훈 작가는 15회 개인전을 통해 전통 수묵 작품과 변용된 작품으로 명확한 주제를 담아내었다. 제 8회에서 12회까지 발표한 <역사현장-흘러간다>, <길을 묻는다> 시리즈와 부분적으로 영향을 받고, 발전된 작품이 2009년 발표한 <날아라 닭> 시리즈이다. 강렬한 원색의 수묵담채에 간결한 매화와 닭이 그려져 있다. 전통 산수화 기법이지만 초록색 매화, 나는 닭 그리고 배경에 처리된 무너진 건축물은 예사롭지 않다. 하늘을 날지 못하는 닭을 날아가는 닭으로 그리는 작가의 상상력은 숙고된 사고의 결실이다. 사람에 의해 길들여져 날지 못하는 닭을 날게 하고,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초록색 매화를 그리는 것 등은 진실처럼 덮여진 현실에 대한 일깨움이며 해학적 제스처이다.




주제 의식이 선명한 ‘흔들리는 대명사’, ‘병적인 웃음’, ‘Narration’ 등의 개인전을 개최한 이동환 작가의 작품에는 문학성이 배어 나온다. 또한 은유와 냉소적 유머가 오버랩 된다. <진주사는 강도령에게 물어보았다>는 작가의 경험이 묻어 나오지 않을까 추측했었는데 기우였다. 점집을 광고하는 작은 광고문을 우연히 발견, 그 속에 쓰여진 어휘에 매력을 느낀 후 증폭한 상상의 결과였다. 넥타이를 착용한 샐러리맨이 잔뜩 긴장된 모습으로 앉아 뭔가 풀리지 않는 운명을 하소연하고 있는 것일까. , <병적인 웃음>에 등장하는 양(洋)은 부드러운 속성에 감춰진 이면을 드러내는 기호로서의 동물이다. ‘늑대의 탈을 쓴 사람’이란 통속적인 표현에 익숙하여 ‘양의 탈을 쓰는 사람’이 무슨 의미일까 궁금하다. 이러한 어색한 접합, 양에 대한 낯선 해석은 우리 삶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있다.

<그림일기> 시리즈를 통해 작가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조장은 작가의 작품은 너무 솔직하다. 전통 초상화에서의 단백한 화면구성과 어린 시절 즐겨 쓴 그림일기와 문인화처럼 글자가 한 화면에 구성된다. 그의 작품은 보는 순간 시원하게 웃게 한다. 그리고 시나브로 관람자가 자신의 모습을 보는 거울역할을 한다. 가령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고운 분채로 여러 번 채색한 핑크 빛 바탕에 거꾸로 된 젊은 여성의 하반신은 직설적인 표현방식이 군더더기 없이 위트있게 다가오고, <죽쒀서 개줬다>는 붉은 바탕에 사람의 머리는 개로, 냄비 속에는 사람의 얼굴이 그려져 있어 단어에서 오는 뉘앙스를 과감하게 표현하여 작가의 거침없는 감성이 타자와의 소통의 힘을 발휘한다.

한상윤 작가는 이력이 다채롭다. 고등학교에서 애니메이션 전공 후 일본에서 카툰 만화를 전공하였다. 그리고 현재 국내에서 한국화 박사과정에 있다. 이와 같은 경력은 그의 작품 안에서 고스란히 스며들고 있다. <어쩐지 봄바람(비통맨)> 시리즈는 돼지 형상에 루이비통 로고와 슈퍼맨의 상징인 날개가 합성된 이미지이다. 만화적 특징인 간결하고 평면적인 표현방식은 채색화와 어우러져 선명한 색채감이 돋보인다. 이러한 색채를 얻기 위해 서양 재료 보다 시간이 소요되는 분채 재료를 고집하고 있어 네오팝아트 작가들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일본 활동에서는 정치적 풍자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던 작가는 이번 시리즈에서는 현대인의 욕망과 힘의 상징인 비통맨으로 변신하여 관람객과의 행복한 소통을 희망하고 있다.



2부. 웃음바늘, 풍자적시선 따라가기- 김근배, 임성희, 정유미, 파야
2009년 10월 8일(목)~2009년 11월 4일(수)/28일간

해학성이 대상에 대해 애타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면, 풍자는 현실에 대한 부정적, 비판적 태도가 강하다. 풍자성이 가미된 작품에는 냉소, 조소, 실소를 만들기도 하거나 아이러니, 페러디 형식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2부에서는 웃음 속에 숨겨진 통쾌하게 찌르는 바늘 같은 시각 이미지를 창조하는 작가를 선정하여 사회를 바라보는 조소적인 성향의 작품으로 꾸며진다. 사적이고 일상적인 시선도 있지만, 정치 및 사회에 대한 시선이 작가 별로 예리하게 묻어난 작품들이 전시된다.

‘낯설게 하기 효과’를 적극 도입하여 상상의 에너지를 거침없이 뿜어내고 있는 임성희 작가이다. 전위법을 구사하고 있는 <춤추는 샘>, <욕조는 바다다>에서 크기의 변화 즉, 욕조와 변기가 재치있고 풍자적이다. <복날>, <지니>에는 돼지가 등장한다. 긍정적인 측면에는 복을 주는 돼지와 부정적인 측면에는 살찌고 둔한 사람을 빗댄 돼지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을 기본으로 하지만 그 표현방식은 기발하다. 하늘을 나는 돼지들, 변기에서 수영을 하고 춤을 추는 사람들은 반복된 현실에서의 탈피를 꿈꾸는 일반인들에게 이탈의 즐거움을 안겨 준다. 작품마다 적합하게 표현된 초록색 잔디는 자연을 상징하는 오브제 역할을 한다. 작가의 넘치는 상상의 에너지가 공간이동의 즐거움 또한 안겨준다.




정유미 작가는 일상적인 관습이 그 시대의 문화가 되어 가는 현상에 주목한다. 특히 그는 관계소통이 단절된 ‘인사(人事, Greetings)’에서 회화적 양식을 찾고 있다. 2008년 개인전 ‘친절학습‘, ‘친절한 인사’에서 그 주제의식을 극명하게 드러내었다. 이러한 인물은 경비원, 버스 운전기사를 모델로 하고 있으며 중년의 남성으로 설정하였다. 출품된 <김치~>시리즈와, <다 같이 김치~>에 등장하는 인물은 작품 제목과 동일성을 찾기 어렵다. 어색한 미소, 딱딱한 표정은 통속적인 인사처럼 경직되어 있다. 훈장 같은 모자, 금니, 금테안경은 어정쩡한 인사를 부각시키는 오브제이다. 입 꼬리가 올라가지 않는 억지 웃음이 페이소스를 자극한다.

파야 작가는 메이킹 포토(Making Photography)와 미장센(연출) 방식의 ‘Mother Fashion & Fiction’, ‘놀이동산’, ‘Noblesse Children series’ 등 뚜렷한 주제로 개인전에서 발표하였다. 노블레스 칠드런 시리즈는 천진한 아이들이 등장하지만 결코 어린이 같지 않는 노련함과 당당함이 묻어난다. 어른 같은 표정을 띠고 명품으로 장식한 옷과 액세서리는 아이의 건강한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아님 저해하는 거대한 힘으로 작용하는 것일까. 화려한 배경화면은 초현실적인 연출로 명품아이를 돋보이게 한다. 아이의 얼굴은 변형되어 어른 같은 어린 아이로 보여지고 자의적인 표정이 어색한 웃음을 동반한다.




김근배 작가는 서사성이 돋보이는 조각 작품을 출품하였다. 재료는 주로 대리석, 동, 스텐 등을 사용한다. 작품 제목 <돼순아, 학교가자>, <악어의 하루>, <토끼로봇의 여정> 등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친밀하고 우화적 내용으로 전개하고 있다. <돼순아, 학교가자>에서는 도시락을 싣고 걷는 돼지의 풍자성이 숟가락 형상의 꼬리에서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악어로봇의 하루>는 인간과 동물, 그리고 로봇이 결합된 형태이다. 작가의 풍부한 상상이 농축된 이질적 조형작품을 통해 예기치 않는 미적 체험을 유도한다. 넓은 범주에서 해학적이고, 기계문화의 발전에 의해 변질하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의미로서는 풍자적이다.

삶을 관조하는 통찰에서 우러나오는 해학과 현실비판의 조소적 풍자를 담고자 하는 작품은 일상과 예술의 간격을 좁히고 있다. 바로 소통의 역할이다. 초대 작가들의 재치있고 예리한 감성으로 표출된 삶 속의 풍경은 작가적 상상이 가미되어 박장대소하게 하고, 촌천살인의 풍자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처럼 유머의 기능과 효과가 가늠해보는 전시가 종종 개최된다면 ‘미술의 대중화’라는 케치프레이를 선도해 가고, 무엇보다도 미술과 일상 삶과의 소통을 통한 즐거움, 웃음미학이 사회에 골고루 전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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