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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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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가장한 삐에로

그만의 가장무도회가 시작된다


기존 입술 그림에서 더 나아가 촛불, 책, 삐에로 등 상징성 배가된 신작 선보여


관람가능일정: 작품 디스플레이가 완료되는 2010년 6월 2일(화)부터 기자님 관람 가능하십니다.


갤러리현대 강남(대표 도형태)은 오는 6월 3일(목)부터 20(일)까지 입술을 통해 내면의 표정을 탐색해왔던 작가 김성진의 세번째 개인전 <Masquerade>를 마련한다. 이번 전시에서 김성진은 그동안 입술을 클로즈업하여 묘사한 작품들에서 나아가 촛불, 책, 삐에로 등 새로운 소재를 가미시켜 좀 더 상징적인 표현이 배가된 신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김성진은 입술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입술자체의 의미에 집중하기보다는 내면의 다양한 감정과 복잡한 심리, 소소한 감정 등 인간의 심리를 입술에 담아내어 표현한다. 보이지 않은 인간의 감정을 사람의 몸에서 유일하게 속살이 밖으로 드러나는 신체부위이자 탐닉의 대상이기도 한 입술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극대화시켜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화면 속에 나타난 입술 모양과 그 입술이 놓여진 상황 등은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작가는 극적으로 확대한 입술을 통해 행동과 생각이 상황에 따라 변하게 되는 인간의 이중성이나 감춤과 드러냄과 같은 내면의 갈등요소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외관상으론 1960년대 후반 미국에서 일어난 하이퍼리얼리즘(극사실주의)의 경향을 보이고는 있지만, 오히려 작품에 담긴 의미에 있어서 그와는 정반대의 지향점을 가진다는 점에서 하이퍼리얼리즘 작품과는 그 차별성이 뚜렷하게 부각된다. 주관을 배제하고 중립적 입장에서 사진처럼 극명한 화면을 구성하며 객관적인 일상을 다뤄야하는 하이퍼리얼리즘의 특징과는 다르게 김성진의 작품은 예술을 통한 자기 표현 혹은 감정 이입의 욕구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자신을 감추면서도 드러내고 싶어하는 인간의 이중심리에 대한 작가의 호기심이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빨간 입술의 의미 또한, 화장이라는 것으로 감추는 것과 동시에 그러한 꾸밈을 통해 다시 드러내고 싶어하는 여자들의 공통된 모습에서 인간의 이중심리를 포착한 것이다. 특히 이번 김성진의 신작들에서는 입술의 이미지와 더불어 상황을 좀 더 극적으로 연출하는 물과 촛불, 책, 삐에로 등의 오브제들을 등장시켜 보는 이들의 감성을 더 자극시킨다. 삐에로는 그동안 작가가 표현해왔던 입술의 또 다른 표현이며, 숙명적인 슬픔과 함께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각기 처한 상황에 따라 가식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수많은 것들을 의미하기도 한다. 작가는 또한 입술만 클로즈업했던 작품에서 고개를 돌린 얼굴의 모습을 표현하는 등 입술의 관능성에만 주목하기보다는 좀 더 함축적이고 깊이있는 감정을 연출해내고 있다. 


김성진의 입술 그림은 그 이면에 무엇인가 애절한 슬픔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감정을 숨기고 살아가는 작가 자신 그리고 우리들의 모습에 대한 슬픔을 화폭 안에 표현하며, 마치 붉은 립스틱을 과장되게 바른 삐에로에서 느껴지는 고요한 슬픔을 드러낸다. 이것은 곧 인간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근원적인 슬픔으로 대변되기도 한다. 김성진의 입술은 감각적면서 외롭고, 갈등하고, 때로는 환희를 느끼지만 슬프기도 한 함축적이고 다의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우리들 모습 그 자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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