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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나를 묻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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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이배에서는 2011년 3월 9일(수)부터 4월 13일(수)까지 '바라보기'라는 시각적인 과정을 통해 자아의 정체성을 발견하려는 이유미, 임선이 작가의 ‘너에게 나를 묻다(Methodology of Self-Discovery)’ 전을 선보인다. 두 작가 모두 조소를 전공한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작가로서 그들만의 고민과 각자의 내면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조형물과 사진이라는 서로 다른 스타일로 표현한다. 서로 닮은 듯하며 다른 두 작가의 작품세계를 통해 인간 본질에 대한 탐구와 인간 내면의 섬세한 감정들에 주목하는 시간을 가져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단편적인 이미지가 어떤 사물이나 대상의 전부를 의미하지 않는 다는 사실에 공감하면서도 우리는 너무나 쉽게 하나의 이미지에 많은 의미를 부여해 대상의 성격을 왜곡하는 오류를 범한다. 이는 단적으로 표현해서 단편적인 이미지는 미완의 인식 일수 있으며 자칫 단편적인 선들이 가지는 포장된 의식일 수 있다는 뜻이다. 


상황에 대한 자신의 감응보다는 환경을 관조하는 시선의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가짐으로써 작가가 표현하는 시선은 일종의 착시일 수도 있다. 착시를 통해 자신을 은폐하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드러내고자 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명확한 규명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이 모호함이야말로 임선이의 실체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사실 세상은 절대적인 법칙에 따라 원래 그렇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변한다는 가설에 작가는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임선이의 ‘Difficult Eye’는 ‘보편적인 보기’ 즉 단편적인 이미지의 실체에 대해 의구심이 만들어낸 또 다른 사물을 보는 방식으로서 여러 방향의 이미지를 하나의 평면에 ‘상’들로 가둠으로써 보여 지는 형상은 윤곽은 없어지고 이미지만 남긴다. 잃어버린 윤곽의 이미지들, 그것은 또 다른 바라보기의 방식에 의한 결과이며 그것들을 윤곽으로 규정지어지지 않고 중첩된 평면 공간의 흐름이 된다. 

            

인간 특유의 오감과 함께 약간의 덧붙여진 사차원의 감성으로 작품과 소통하게 하는 시각적 어법은 작가 이유미가 단편적인 이미지의 왜곡에 대해 반란하는 방식이다.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 작가의 작업은 인간 본질에 대한 탐구와 인간 내면의 섬세한 감정들에 주목한다. 우리는 마음 속에 많은 잔여물을 둔 채 살아간다. 마음에 남은 여분은 타인과의 공감대를 이루지 못한 채 그 어떤 합일점도 찾지 못한다. 이유미는 이런 마음의 과정을 작품으로 드러내려 한다. 작가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여성과 남성,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 서 있는 정체성이 모호한 모습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존재의 본질, 즉 근원적인 모습으로 마음과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은유의 대상으로 등장한다. 오해와 상처, 상심을 스스로 인식하고 수용하며 초탈하고자 하는 작가 자신을 투영한다. 


작가 임선이와 이유미는 그들이 구현하고자 하는 대상이 아니라, 그 대상을 구현하는 작가 자신들에게 집중한다. 즉 작가로서 살아가는 삶을 통해 구현해내는 자신만의 세계를 그들의 작품을 통해 접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저마다 삶의 진리와 의미를 찾아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현대인이 공감하면서도 자아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예술가에 대한 일반인의 요구라면, 그들의 작업은 각기 또 다른 ‘보기방식’을 통해 인간 탐구의 가능성과 호기심을 예술로서 충족시키려는 노력을 여실히 보여 준다. 그들의 작업에서 보여준 또 다른 ‘바라보기’의 방법은 작가를 비롯하여 우리 스스로에게 투영되어 ‘존재하는 자아’의 정체성을 파악하려는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다. 즉 작업의 대상이 아니라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적 과정을 통해 ‘살아가기’ 혹은 ‘존재하기’에 대한 물음의 해답을 찾으려는 일련의 과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유미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였고 2000년 덕원갤러리 '현실의 서글픔과 그 속에 숨겨져 있는 동화' 전을 시작으로 총 5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1993년 이후 국내외 주요 아트페어를 비롯하여 67회의 단체전을 가졌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가나 장흥아뜰리에 및 프랑스 ‘CITE' INTERNATIONALE DES ARTS’의 입주 작가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인간 내면세계에 대한 그녀만의 가치관을 담은 작품세계는 기계부속품처럼 굳어져가는 현대인의 감성을 따뜻한 봄비처럼 녹이고 있다. 


임선이 작가는 중앙대학교 및 동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하였으며, 2003년 DoArt 갤러리 'Shelter'전을 시작으로 총 8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총 61회의 국내 외 주요 기획전, 아트페어 및 정기전을 가졌으며, 중앙미술대전에서 올해의 작가 25인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는 등 다수의 공모전에서 수상하였다. 2006년 국립 창동미술 창작 스튜디오 5기 장기 입주작가를 시작으로 현재는 가나 장흥아뜰리에의 입주 작가로 활약하고 있으며, 경기도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2006년 대한민국청년비엔날레 ‘청년작가상’을 비롯한 다수의 수상경력과 8차례 이상의 개인전 및 다수의 단체전이 이야기해주듯이 그녀는 대한민국의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젊은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녀는 우리 주위의 익숙한 사물에 대한 끝임 없는 연구로 매번 변화하는 그녀의 색다른 작업시도는 보는 이에게 항상 다음 작품세계를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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