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도서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단행본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조선의 불교회화

추천

  • 청구기호604.22/정34ㅈ
  • 저자명정명희 지음
  • 출판사사회평론아카데미
  • 출판년도2024년 5월
  • ISBN9791167071507
  • 가격36,000원

상세정보

사찰에서 가장 큰 대웅전 내부, 불단부터 벽과 천정까지 다양하게 걸린 불화는 조선만의 특징이다. 저자는 불상에 가려진 불화를 끌어내어, 읽는 법부터 개별 불화에 담긴 시대•문화•공동체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먼저 의례적 기능에 따라 불린 명칭들과 일종의 매뉴얼인 불교의식집을 소개하고, 활용된 공간에서 불화를 새로 보게 한다. 이어 주불전에 삼단을 갖추게 된 과정과 삼단의례, 관음보살도, 상단탱•중단탱•하단탱으로 불린 세 점의 불화까지 소개한다. 끝으로 저자가 가장 먼저 관심을 두었던 ‘거는 불화’, 괘불을 다룬다. 괘불을 걸고 전각 밖에서 치를 만큼 큰 규모의 의례는 ‘야단법석’이란 표현으로도 남았다. 시각적 상징물이자 신앙의 구심점이던 괘불 등을 통해 그간 어렵게만 느껴진 불화를 역동적이고 흥미롭게 보게 한다.

책소개

기능과 공간의 관점으로 다시 보는

우리 곁의 오랜 그림, 조선 불화의 재발견

사찰에 가면 이곳저곳에서 불화를 볼 수 있는데도, 우리가 불화를 제대로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그림이 그곳에 있었던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흔히 불상이 내뿜는 고고한 분위기에 감동하여 불화는 무심코 지나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사찰의 가장 큰 건물인 대웅전에 들어가 내부의 어둠에 눈이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려 보자. 불단과 벽면, 천장까지, 불상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그림들이 전각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림 안에 무엇이 그려져 있고 어떤 것을 상징하며 무슨 의미가 있는지 분석하는 내용적 접근을 넘어, 그림의 기능과 봉안 공간이라는 관점에서 조선시대 불교회화를 톺아보는 연구를 담고 있다. 각각의 불화를 개별적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나아가 불화가 걸린 공간과 그곳에서 진행된 의례라는 맥락을 살펴보면 다양한 연구가 가능해진다. 전각 바깥에 거대한 불화를 걸어 놓고 행한 불교 의례는 마을의 축제이자 공동체가 소통하는 장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한 점의 불화에는 그 시대와 문화, 공동체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은 기능과 공간의 관점으로 불화를 바라봄으로써 오랜 시간 전해진 인류의 지혜와 예술인 종교회화를 입체적이고 실재적으로 조망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그렇다면 왜 조선의 불화인가?

전쟁과 화재를 자주 겪은 역사적 상황으로 인해 우리나라 사찰에 있는 전각과 전각 내부의 성보(聖寶)는 대부분 조선 후기에 조성된 것이다. 흔히 조선시대를 ‘억불숭유의 시대’라고 치부하지만, 당시 불교 교단은 유교적 가치관을 수용하는 공존의 노력 등을 통해 불교를 전파하였다. 이러한 조선시대 불교계에 대한 재평가 없이 우리나라 불교회화를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불화란 불교의 교리를 엄격한 법도에 따라 시각적으로 재현한 종교화이다. 세속적 의미와는 다르기 때문에 그림에 담긴 교리적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불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그러나 이 책은 조선 불화 자체보다는 조선 불화의 기능과 기능하는 공간에 더 주목한다. 불화가 걸린 공간에서 진행된 의례는 불화에 관한 더 풍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불화의 기능을 이해하는 것은 단지 불화에 그려진 주인공과 주변 인물의 이름을 아는 것이나, 그림에 재현된 시공간을 알아차리는 것을 넘어선다.


1부 「불화를 읽는 법」에서는 불화의 내용과 주제에 한정하지 않았을 때 보이는 것들에 관해 알려준다. 이 책에서 불화에 대한 설명은 그림 안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사찰 입구에서부터 출발한다. 사찰의 입구인 일주문을 통해 성스러운 영역인 경내로 들어서면, 사천왕이 보호하는 천왕문을 지나, 낮은 지붕이 있는 누각에 다다른다. 그 아래로 고개를 숙이고 계단을 오르면, 비로소 사찰의 가장 커다란 법당인 주불전 중앙에 형성된 아늑한 마당에 도착한다. 이 텅 비어 있는 작은 공간이 바로 불화를 보는 시작점이다. 물론 이곳에서 전각을 바라봐도 내부 어둠 속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거대한 불상이 먼저 눈에 들어올 것이다. 불화는 오랫동안 불상을 보조하는 기능을 맡았다. 불상이 없다면 불전이 성립할 수 없다는 인식이 있을 정도로 신앙의 중심은 불상이었다. 1부에서는 불상에 가려져 있던 불화를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을 안내한다. 불화를 기능과 공간의 관점으로 새롭게 보기 위해 익혀두어야 할 것들, 의례적 기능에 따라 새롭게 불리기 시작한 불화의 명칭(‘상단탱’, ‘괘불’ 등)과 의례를 표준화하는 역할을 한 일종의 매뉴얼인 불교의식집에 대해 소개한다.


2부 「주불전에 걸린 불화의 조합」에서는 주불전에 다양한 불화가 걸리게 된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주불전에 걸린 다양한 불화는 불교문화를 공유한 중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또 고려시대와도 구별되는 조선시대만의 특징이었다. 조선시대 사찰에서는 의식 전용 전각을 짓는 대신, 사찰을 찾은 참배객이라면 반드시 들리는 주불전에 삼단(三壇)을 갖춰두고 의식을 체계적이고 쉽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세 개의 단을 뜻하는 삼단은 조선시대 승려들이 생각한 장엄한 불교의식의 기본 구조였다. 삼단, 즉 상단, 중단, 하단에는 각 단을 상징하는 불화가 걸렸다. 불상을 정면에 두고 바라볼 때, 상단은 정면에 있는 불상의 뒤쪽을 말하고, 중단은 오른쪽, 하단은 왼쪽에 자리한다. 상단은 불상과 불화가 함께 봉안되지만, 중단과 하단에는 불화만 걸렸다. 기능과 공간에 따른 새로운 불화의 수요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이렇듯 삼단의례는 주불전에 한 점 이상의 불화가 걸리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3부 「세 개의 단, 세 점의 불화」에서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된 조선 불화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조선 불화는 삼단의례에서 불화가 걸린 공간에 따라 ‘상단탱’, ‘중단탱’, ‘하단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하였다. 상단탱은 정면 상단에 거는 불화로, ‘불상 뒤에 거는 그림’이란 의미로 ‘후불탱’으로도 부른다. 전란(임진왜란·병자호란) 직후 조성된 불상은 대체로 규모가 작았기에, 그 뒤편에 걸리는 후불탱은 불상을 보완하는 성격이 강해졌다. 이를 위해 후불탱에는 본존인 석가모니불 그림이 앞에 놓인 불상보다 크게 그려졌다. 반면 조선 후기에 들어서 주불전에 압도적인 규모의 불상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불화에 그려진 본존은 불상으로 인해 가려졌고, 불화는 예배자에게 잘 인식되지 않았다. 불상에 가려진 부분을 생략해 그리기도 하였다. 이렇듯 기능과 공간은 불화의 양식에 영향을 미쳤다. 3부에서는 각 단이 지닌 의례적 기능과 특징을 소개하고, 상단탱, 중단탱, 하단탱으로 사용된 다양한 불화들을 소개한다.


4부 「전각 밖으로 나온 불화」에서는 야외에서 진행한 의례에 내거는 거대한 불화인 ‘괘불’에 대해 다룬다. 전각에서 치를 수 없는 대형 의례는 야외에 단을 마련해 진행하였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전각에 다 수용할 수 없을 만큼 큰 규모의 불교의식이 많아지게 된 걸까?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의승군을 조직해 국난을 막는 데 동참했던 불교 교단은 전란 이후에는 피해를 복구하고 국가를 재건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전염병과 기근으로 위기 상황은 계속되었다. 현실의 고난이 커질수록 유교가 수행하지 못하는 종교적 기능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졌고, 사찰은 천도재(遷度齎)를 마련해 갑작스러운 죽음을 겪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사찰의 야외 의식은 무너진 사회를 일으키고 공동체를 통합하는 데 기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불화를 건다’라는 의미의 ‘괘불’은 야외 의식 전용 불화의 명칭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4부에서는 괘불의 도상들을 소개하고, 불화뿐만 아니라 불패(佛牌), 위판(位版), 번화(幡畫), 가마 등의 역할을 소개하면서 의식에 필요한 설비와 절차에 관해 다루면서 야외 의식 전체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도록 한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떠들썩한 모습을 나타내는 ‘야단법석’이란 표현은 야외에 단(壇)을 만들어 불법(佛法)을 펴는 자리를 마련한 데서 유래한 불교용어다. 의례가 진행될 때 사찰의 모든 공간은 음악과 무용, 도량을 장엄한 그림 등 평소에 접할 수 없는 시각적, 청각적 자극으로 가득 채워진다. 불상이 함께 하지 못하는 그 공간에서 불화는 축제의 화룡점정을 찍는 주인공이다. 이렇듯 이 책은 우리 주변의 사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림임에도 불화를 어렵게만 느껴왔던 독자들에게 그것이 사용된 공간과 기능이라는 맥락 속에서 좀 더 실재적인 방식으로 불화를 감상할 것을 제안한다.


지은이 | 정명희


홍익대학교에서 한국미술사 전공으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선 후기 괘불탱의 연구」, 「이동하는 불화: 조선 후기 불화의 의례적 기능」, 「유리건판으로 보는 북한 사찰 불교회화의 현황과 과제」, 「조선시대 주불전의 불화 배치와 기능」, 「화원으로 불린 승려: 조선시대 불교회화의 제작자」 등 불교미술 분야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연구를 계속해왔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장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기념특별전 《영혼의 여정》을 비롯해 《꽃을 든 부처》, 《대숲에 부는 바람, 풍죽》, 《공재 윤두서》,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등 크고 작은 국내외 전시를 담당했다. 지은 책으로는 『불교미술, 상징과 염원의 세계』(공저), 『한번쯤, 큐레이터』, 『멈춰서서 가만히』 등이 있다. 


목차

책을 펴내며

프롤로그


1부 불화를 읽는 법

1장 불화를 보는 새로운 시선

불화, 어떻게 볼 것인가 | 공간의 측면에서 이해하는 불화

2장 새롭게 등장하는 불화의 명칭과 그 의미

만다라, 의식을 위한 단 | 의식과 불화 | 부처를 눈앞에 마주하는 방법

3장 불교의식집을 왜 알아야 하는가

불교의식집이란 무엇인가 | 조선 후기 의식집의 특징


2부 주불전에 걸린 불화의 조합

4장 주불전의 부로하와 삼단의례

「진관사수륙사조성기」와 조선 전기 삼단의 기록 | 『진언권공』에 수록된 일상의례 |

주불전의 불화들

5장 후불벽 뒤편의 〈관음보살도〉

주불전의 〈관음보살도〉 벽화 | 관음단과 의식 | 〈관음보살도〉 벽화의 유형


3부 세 개의 단, 세 점의 불화

6장 이름보다도 널리 알려진 별명, 상단탱

불상 뒤에 거는 그림, 후불탱 | 상단 의례의 정비와 불화

7장 의식의 실세, 중단탱

중단 불화의 변화 | 수륙재와 〈삼장보살도〉 | 예수재와 〈지장시왕도〉 |

일상의례와 〈신중도〉

8장 영혼을 위한 불화, 하단탱

시식의례와 하단탱 | 하단을 배치하는 방법 | 상설화된 하단탱, 〈감로도〉


4부 전각 밖으로 나온 불화

9장 의식단의 확장과 괘불의 조성

야단법석 | 괘불과 성물의 이동

10장 도량에 걸리는 작은 불화들

도량을 꾸미는 불화 | 수륙재의 성행과 새로운 불화의 등장 |

네 명의 사자와 다섯 명의 왕

11장 연결된 공간


에필로그

본문의 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부록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