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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판타지 (Sur-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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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r- Fantasy
- 쉬르 판타지

조형예술학박사 이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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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작가의 창조물이다. 따라서 예술은 작가가 상상하고 원하는 모든 것이 가능한 세계이다.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이 관대함은 환상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도 유사하다. 가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고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해진 오늘날, 환상은 이미 현실의 일부가 되었다. 환상은 현실 세계의 균열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자 세계의 법칙들이 고수해온 안정성을 깨뜨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 환상의 힘을 무한대로 발휘하여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말해지지 않은 것을 말해지게 하는 작가들이 있다. 양태근, 류호열, 이상민, 베른트 할프헤르(Bernd Halbherr)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세계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자신의 이상을 보여주기 위해 현실이 아닌 환상을 선택했다. 
양태근은 작업 초기부터 인간에 의해 파괴되는 자연과 그로 인한 재앙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변종 생명체를 제작해왔다. 이제 작가는 사진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여 인간의 이성으로부터 자유로운 초현실적인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류호열은 과학적 이미지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예술이 환상의 세계를 상상하게 도와준다면 과학은 그것을 실재(實在)화한다. 인간의 수많은 꿈과 환상은 과학에 의해 현실이 되었다. 셀 수 없이 많은 사각형 혹은 입방체와 같은 기하학적인 개체로 이루어진, 반복적인 비트(beat)를 갖는 세상은 기계와 자연-유기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동시에 과학과 예술, 현실과 환상의 만남을 주선한다.
이상민은 극도의 예리함과 정교함으로 완성되는 유리 작업을 통해 범속한 인간 세계로부터 벗어나 인간의 의식 너머에 있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성스러움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정지된 찰나를 포착한 것 같은 그의 이미지는 영원한 시간성을 획득하며 현실을 뛰어넘는다. 베른트 할프헤르는 자신이 직접 촬영한 풍경 사진들을 편집하고 재배치하여 비현실적인 세계를 재현한다. 이미지의 왜곡이 두드러지는 작가의 작품은 현실인지 꿈인지 모호하여 관객을 망설이게 만드는 세계는 본질과 실재의 구현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그 답을 찾아 사실과 환상 사이를 유랑한다. 
판타지는 우리 삶의 일부이다. 인간은 매일 자신에게 없는 것을 상상하고 욕망하며 무의식속에서 환상을 꿈꾼다. 이것은 단순한 탈출이나 현실의 이탈이 아니다. 사실이라는 이름 아래에 묻혀버린 세상의 반대편과 인간의 이상을 관망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환상이다. 양태근, 류호열, 이상민, 베른트 할프헤르는 환상이 가진 힘을 알고 있다. 이들이 보여주는 환상의 너머에는 환상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 너머에는 우리의 진짜 현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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