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아트두바이의 아브라지캐피탈미술상(The Abraaj Capital Art Prize)과 제9회 샤르자비엔날레에서 심사위원상(Jury Prize)을 수상한 함라 아바스(Hamra Abbas, 1976- )의 개인전이다. 타이틀인 ‘Kaaba Picture as a Misprint’는 한국어로 의역하자면 ‘오류 난 카바 프린트 이미지’ 정도로 해석될 수 있다. ‘카바(Kabba)’는 아랍어로 성스러운 집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메카로 향한 이슬람 성지순례(Hajj Pilgrimage)의 최종정착지로서 이슬람 종교를 대표하는 최상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따라서 카바는 아랍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에서 때로는 도식적인 외관의 모습으로 때로는 개념적인 모습으로 자주 등장하는 모티브이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아티스트 피터 핼리(Peter Halley) 또한 두바이의 모따헤단프로젝트를 통해 카바를 소재로 한 회화 연작 시리즈를 발표한 바 있다. 아랍의 문화권 작가들이 종교적인 이슈를 주제로 그것이 가지는 사회적 클리세와 금기를 깨는 시도를 하는 것은 아직 상당히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나 이번 전시를 통해 함라 아바스는 문화적 상징물들을 차용하여 그것이 담고 있는 고정된 관념들을 해체하는 시도를 하였다고 말한다. 많이 우회한 비판이거나 그리 날카롭지 못한 시각에 입각한 또 하나의 종교적 차용이라 볼 수 있다. 함라 아바스는 쿠웨이트 태생으로 현재 파키스탄의 라호르와 보스턴을 근거지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 구정원 중동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