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전시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전시상세정보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김진희 : 이름 없는 여성, She

  • 상세정보
  • 전시평론
  • 평점·리뷰
  • 관련행사
  • 전시뷰어


전시  제목 : 김진희 개인전: 이름 없는 여성, She
  Kim, Jin-Hee: A Nameless Woman, She
전시  기간 : 2014년 12월 12일(금) – 2015년 1월 21일(수)
오  프  닝 : 2014년 12월 18일(목) 오후 6시
출  품  작 : 사진 18여점
전시  장소 : 송은 아트큐브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421 삼탄빌딩 1층)
관람  안내 : 월-금요일 9:00am~6:30pm, 토요일 11:00am~6:00pm
일요일, 공휴일 휴관 / 무료관람
주      최 : 재단법인 송은문화재단




송은 아트큐브에서는 2014-2015 전시지원 프로그램 선정작가인 김진희 개인전 ‘이름 없는 여성, She’를 선보인다. 작가는 첫 경험이나 성적 욕망 등 20대 여성의 성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경험에 대한 기억, 상처, 트라우마를 여성을 촬영한 사진으로 드러낸다. 특히, 여성과 한 화면 안에 담긴 텍스트는 사진 속 인물의 이야기에서 발췌한 문장으로 사진을 실로 꿰매는 작업을 통해 글씨를 새겨 넣는다. 이는 수치스럽거나 감추고 싶은 기억이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행위로 시작되었으나 반복되는 바느질을 통해 정작 본인의 사진에 상처를 입히고, 상처와 치유의 과정이 반복적으로 순환되고 있음을 설명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20대 여성의 모습과 그들의 언어를 통해 과거에 대한 기억과 상처, 트라우마를 바라보는 <She> 시리즈와 전라남도 진도의 풍경을 통해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슬픔의 계절이 되어버린 4월을 시각화한 <April> 시리즈를 선보인다. 작가는 슬픔, 고통 등 비극을 경험했을 때 기억을 억압하고 잠식시키기보다 실을 엮고 매듭짓는 행위를 통해 상처를 덮고 치유하고자 한다.

작가소개
김진희 작가는 1985년생으로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2007년 갤러리 바-로베르네에서의 첫 개인전 ‘In whispers’를 시작으로 도쿄 Place M Gallery, 트렁크 갤러리(2012) 등 총 3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전주사진페스티벌(2013), Yong Portfolio Acquisitions(2014) 등 다양한 그룹전에 참여해왔다. 2011년에는 포토스페이스 주관 제12회 사진비평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진희 개인전 <이름 없는 여성, She>

이름 없는 여성, She

“시시한 것 같아 보여도 어느 날은 그게 또 전혀 아니니까. 나를 납득시키기 위해 수많은 문장들을 고쳤다 쓰고 위에 덧대어야 한다. 터져 나오는 웃음은 너무나 치사해, 싫어,”

“정말은 밤길이 무서웠던게 아니었어요. 나를 잊어버리고 가는게 무서웠어요. 그래도 역시 나는 잊혀졌어요. 말을 했지만. 나는 너무나도 가벼웠나봐요. 그렇게 쉽게 잊고, 쉽게 말하는, 말을 했지만”

<’She’ 시리즈 중, 일부 대화글 발췌>

현대미술에서 여성이라는 주제는 가부장적인 제도의 구조적 모순을 인지하고 남성 중심의 문화에 도전하는 방식에서 1970년대 전후 미국 페미니스트들을 중심으로 확산되었다. 이전까지 성적인 억압으로 소외되었던 여성의 신체는 여성이 바라보는 성(gender/sexuality)에 대한 인식을 탐구하는 주된 소재가 되었으며 그들의 비평적 태도는 역사적으로 저평가된 여성의 가사 노동인 바느질, 장식미술, 실용 공예 등을 미술 안으로 수용시키는데 일조한다. 이러한 초기 페미니즘 미술은 신체미술, 퍼포먼스, 설치미술 등으로 대부분 급진적이고 직설적인 화법이 주를 이뤘다. 그리고 80년대 중반부터는 매스 미디어, 영화 같은 공적 이미지에 투영된 여성상을 차용하거나 전복시키는 방식으로 발전하기에 이른다. 그 대표적인 예로서, 우리는 로라 멀비의 <시각적 쾌락과 서사영화>, 신디 셔먼의 <무제 영화 스틸>, 대중매체를 원천으로 하는 사진들을 차용한 바바라 크루거의 작품들을 떠올릴 수 있다. 물론 현재에도 여성의 이미지와 여성에 의한 이미지를 복권하기 위한 시도들은 여러 예술가들을 통해 보여지고 있다. 그러나 수십년의 시간 동안 우리는 여성 예술가의 작업들이 단순한 논리와 형태로만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이제 이런 모든 시도들을 페미니즘 미술로 단정짓기도 어려워졌다.

이제 갓 서른이 된 김진희는 20대의 한국 여성을 카메라에 꾸준히 담아왔다. 그리고 이번 전시를 통해 그녀는 풋풋한 20대의 첫 경험이나 여성의 성적 욕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그(녀)들의 과거에 대한 기억, 상처, 트라우마를 진지하게 바라보려 한다. 김진희의 신작 <She>에는 9명의 인물사진에 촘촘히 박힌 제목들이 먼저 눈에 띈다. 잡지 커버나 광고 문구처럼 이 텍스트는 무언의 메시지를 강렬히 던지지만 우리는 좀처럼 그 의미를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다만 김진희가 이들과 나눈 짧은 대화나 편지를 바탕으로 우리는 이 모호한 텍스트가 어디서 출몰한 것인지 짐작할 따름이다. 이런 김진희의 사진이 유독 흥미로운 건, 그들의 몸짓과 언어가 섞인 사진 텍스트로 인해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심리가 독특하게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텍스트는 시인의 언어처럼 눈앞의 대상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관념을 자극하는 특수한 시각언어로 자리한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는 여성에 대한 통념을 불식시키는 방법으로 사진과 텍스트를 조합해 온 작가로 바바라 크루거를 연관시켜 볼 법하다. 크루거의 <우리는 당신의 문화에 대해 자연이 되지 않겠다. We won’t Play Nature to Your Culture>(1983)는 나뭇잎으로 눈을 가린 채 일광욕을 하는 젊은 여성의 사진 위에 문장을 적는 식으로 남성/여성의 대립만큼이나 뿌리 깊은 자연/문화의 대립을 시각화 시켜왔다. 그녀의 다소 냉소적이며 직설적인 문구는 그 당시 미국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성차와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이는 “즉 남성이 행위자일 때 여성은 수동적인 대상이고, 남성이 의미의 발화자이자 제작자인 반면, 발화의 대상인 여성은 의미의 담지자에 불과하다”라는 시각의 성적 역학 관계, 즉 “이전까지 젊은 여성은 시각의 대상이지 주체가 아니다”  임을 알려준다.

그렇다면 이미지와 텍스트를 상이하게 충돌시키는 방법을 통해 김진희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크루거의 사진 텍스트가 선언적인 광고와 같다면 김진희의 작업은 명증적인 것을 거부하는 문학이나 시를 닮았다.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젊은 여성들은 시각적 욕망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발언하는 주체이다. 그러나 작가는 그녀들이 나눈 솔직한 대화들을 짧은 몇 줄의 문구로 축소시키고 다시 여러 언어로 번역하면서 본연의 메시지를 가리거나 숨겨버린다. 김진희의 첫 시리즈인 <속삭임/속삭이기whisper/ing (2009-2013)> 처럼, 그녀들의 대화는 여기서도 완전히 발화되지 못한 웅얼거림과 같다. 또한 이 시리즈 제목인 삼인칭 대명사 ‘She’는 ‘조용히 해’라는 감탄사 ‘쉬~’를 떠올리게도 한다. 당혹스럽지만 은밀하고, 명료하지만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뉘앙스. 여기에 그녀들이 던지는 강렬한 응시는 ‘모든 걸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해줘’라는 제스처로 우리를, 아니 그들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역시 알다가도 모르는 게 여자야’라는 남자들의 푸념을 떠올리게 되는 건 이제껏 여성이 취한 대화 방식이 이렇듯이 절제되고 상징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여성은 말초적 쾌락에 순응하는 대상이 아닌 ‘이름 없는 타자’로서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시리즈의 여성(=She)이 어느 쪽으로도 예속되지 못하는 의미의 발화자이자 동시에 담지자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김진희의 미완인 텍스트와 기하학적 패턴들은 감성적, 심리적 상황을 연출하지만 이는 언제나 모순적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이러한 모호함(웅얼거림 같은)은 수차례 반복적으로 실로 꿰매는 작업과정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주지하다시피 장시간 되풀이 한 바느질은 통상적으로 몇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촬영했던 작가의 예전 경험과는 사뭇 다르다. 마치 여러 번 문장을 쓰고 고치듯이 사진 표면에 실로 덧대는 반복적인 행위는 긴 노동의 시간을 필요로 하며 이로 인하여 그들이 토로한 비밀스런 기억들을 들추고 감추어야 하는 책임은 오롯이 김진희의 몫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그녀들의 이야기(또는 목소리)를 실로 입히는 이 지난한 과정은 필연적으로 사진 원본을 파손시키면서 거듭난다. 누군가의 상처를 덧대어 치유하는 행위가 반대로는 본인의 사진에 상처를 입히고 마는 것이다. 엉기성기 거칠게 박힌 사진의 뒷면은 그 앞면에 고이 수놓인 무늬들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그러나 우리가 마주보게 되는 건 언제나 그 후면이 아닌 전면일 뿐이다. 

김진희는 개개인의 과거에 대한 기억과 상처 그리고 어떤 수치스런 감정을 덮어주는 방법으로 바느질을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여성의 나체 일부를 가리워 그들의 익명성을 보장하려던 첫 의도와는 다르게, 작가는 실을 꿰매고 그들의 이야기를 되뇌이는 과정에서 상실의 기억과 치유는 완전히 회복될 수 없는 어떤 것임을 깨닫는다. 여기 또 다른 시리즈, 진도를 배경으로 한 <에이프릴>을 보자. 에이프릴은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알리는 계절을 뜻한다. 그러나 이제 4월은 우리에게 슬픔과 고통이 짙게 깔린 날로 기억된다. 아니, 이젠 잊혀질 수 없는 상처의 계절이 되어버렸다. 그녀의 사진에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글귀는 없지만 노란색 무늬들로 수놓인 사진 속 풍경은 왠지 모를 평화로움에 애잔함이 더해졌다. 과연 누군가의 기억을 보듬고 그 상처를 치유한다는 건 가능한가? 프로이트는 기억과 트라우마, 멜랑콜리아에 관하여 우리가 가까운 이의 죽음이나 국가적 위기 같은 ‘비극’ 또는 ‘상실’을 경험했을 때 과거의 기억을 무의식적으로 거부하게 된다고 했다. 그 이유는 그 트라우마가 주체의 존재 자체를 위협할 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이며 그 주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표면화되는 것을 억압한다는 것이다.   프로이트가 말하는 상실의 공포와 불안을 잠식시키는 것, 이를 김진희는 현실의 생생한 기록이 아닌 그 상처의 표면을 덮는 것으로 대신한다. 현실의 비참함을 목도하기 보다는, 약속을 대신한 기억의 무늬들을 채워 가면서 말이다. 어떤 면에서 치유는 기억을 탈색시키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사진과 글, 여기에 바느질이란 방법을 빌린 김진희의 두 번째 시리즈 <She>는 이제 좀 더 절제되고 상징적인 이미지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려 한다. 복잡 미묘한 여성의 눈으로 기록한 ‘이름 없는 성, 그녀’ 그리고 또 다른 상처의 기억들. 우리는 김진희가 이미지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성(gender)의 본질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다만 서로 다른 기억과 의미들을 끊임없이 생산해가며 이루어지는 공감에 있음을 추측할 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실을 연결짓고 매듭짓는 행위는 이름 없는 것들에 의미를 다시 새겨넣는 일과 다름 아닌지도 모른다. 

IANN 예술사진잡지 편집장 김정은
 
작가 약력

김진희

1985 부산 출생
현재 서울에서 거주 및 활동

학력
2008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졸업

개인전
2014 이름 없는 여성, She, 송은 아트큐브, 서울 
2012 Whisper(ing), 트렁크 갤러리, 서울
Whisper(ing), Place M Gallery, 도쿄, 일본 
2007 In whispers, 갤러리 바-로베르네, 서울

그룹전
2014 Young Portfolio Acquisitions 2013, 기요사토 사진 미술관, 기요사토, 일본
2013 뉴어반스케이프, 전주포토페스티벌, 갤러리 옵센, 전주
이어지다_succeeding, 사진비평상 역대 수상자전, 이앙갤러리, 서울
2011 청년미술프로젝트 포트폴리오 도큐멘터, EXCO, 대구
제12회 사진비평상 수상자전, 이룸 갤러리, 서울
2009 국제사진교류전, 울산아트센터, 울산
2008 "오늘날의 동화" 서안미술대전, 서안예술학교, 서안, 중국 
2007 Tempering, 아트센터보다, 서울
2006 Tempering, 몽상스튜디오, 서울 

수상 및 간행물
2011 제12회 사진비평상, 아이포스, 서울
2010 Whisper(ing), 이안북스, 서울

소장
기요사토 사진 미술관
 
Artist CV

Kim, Jin-Hee

1985 Born in Busan, Korea
Lives and works in Seoul, Korea

Education
2008 B.F.A. Chung-Ang University, Photography, Seoul, Korea

Solo Exhibitions
2014 A Nameless Woman, She, SongEun ArtCube, Seoul, Korea
2012 Whisper(ing), Trunk Gallery, Seoul, Korea
Whisper(ing), Place M Gallery, Tokyo, Japan
2007 In whispers, Gallery bar-chez robert, Seoul, Korea

Group Exhibitions
2014 Young Portfolio Acquisitions 2013, Kiyosato Museum of Photographic Arts, Kiyosato, Japan
2013 New Urban Scape, Jeonju Photo Festival, Jeonju, Korea
Succeeding, Iang gallery, Seoul, Korea
2011 Young Artists Project: portfolio documenta, EXCO, Taegu, Korea
The 12th Sajin Bipyong Award Artists Exhibition, Gallery Illum, Seoul, Korea
2009 National Photographic Exchange Invitation Exhibition, Ulsan Art Center, Ulsan, Korea 
2008 2008 Fairy tale of the Day, Xian Art School, Xian, China
2007 Tempering, Art Center of Photography BODA, Seoul, Korea
2006 Tempering, Mongsang Studio, Seoul, Korea

Award and Publication
2011 The 12th Sajin Bipyong Award, IPHOS, Seoul, Korea
2010 Whisper(ing), IANNBOOKS, Seoul, Korea

Collections
Kiyosato Museum of Photographic Arts


jinheekim.art@gmail.com


송은 아트큐브 소개

송은 아트큐브는 젊고 유능한 작가들의 전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재)송은문화재단에서 설립한 비영리 전시공간입니다.

송은 아트큐브는 (재)송은문화재단에서 청담동의 송은 아트스페이스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공간으로 신진 작가들의 자발적인 전시 개최를 지원함으로써 창작 의욕을 고무하기 위한 작가지원 프로그램입니다.

대치동 (주)삼탄 사옥 내에 위치한 송은 아트큐브는 ‘송은갤러리' 라는 이름으로 2002년 1월 개관한 이래 매년 공모를 통해 작가를 선정하고, 전시공간과 도록 제작 등을 후원하여 작가들의 전시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