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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올라가 임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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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올라가 임동식》은 곧 도래할 네트워크형 서울시립미술관의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은 프로그램입니다. 서울시 문화본부는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의 분관으로서 예술기록자원의 수집, 보존, 연구를 중점적으로 다루게 될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를 조성 및 추진하고 있습니다.서울시립미술관과 서울시 문화본부는 2021년 12월에 개관 예정인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사전프로그램으로 협업하여 본 전시를 기획하였습니다. 

· 《일어나 올라가 임동식》은 현실과 형식에의 저항, 자연교감적 퍼포먼스에 이어 회화로의 여정을 이어온 작가 임동식(1945~)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개인전입니다.
· 1970년대에서 2000년대에 이르는 작가가 기증한 예술기록자원을 토대로 작품세계를 조망하여, 그를 이해하는 인식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임동식은 우리 미술계에서 자연미술가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는 자연, 삶, 예술의 통합이라는 관점에서 평생 끈질긴 퍼포머로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추구해왔고, 초창기부터 퍼포먼스의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꼼꼼한 아키비스트로서의 면모를 보여왔으며 이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서울시는 작가로부터 총 5,000여 점의 자료를 기증받았으며, 예술기록자원의 수집, 보존, 연구에 특화된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개관을 추진 중이다. 이에 서울시립미술관과 서울시 문화본부는 협업을 통해 1970년대에서 2000년대에 이르는 임동식의 예술기록자원을 전시로 풀어내어, 그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한다. 미세먼지가 걷히며 나타나는 히말라야산맥, 에메랄드빛이 더 짙어진 베네치아 바닷길. 최근 코로나19로 인구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아름다운 자연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주변에서 가려져 놓치는 아름다움은 없을까? 시야를 가리는 것은 비단 물리적인 것만이 아닐 것이다. 당연시, 익숙함, 무관심, 오만함 등 인간의 허물로 인해 스쳐 지났던 ‘풀포기의 떨림에서부터 […] 나뭇결에 스치는 바람 소리’.[1] 임동식은 자연을 대하는 인식의 장막에 틈을 만들어 자연과 호흡할 숨길을 만들고자 한다. 다만, 그의 말처럼 ‘0인 자연’에 1, 2, 3의 균열을 가하는 행위는 과한 것일 것이다. 인위적인 요소는 또 다른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0에 수렴하는 무위(無爲)의 몸짓으로 틈을 내어 자연의 숨결을 느끼게 하는 것, 이것이 예술가로서의 임동식의 모습이다.[2] 수집 과정에서 갓 분류되고 등록된 아카이브를 이해하는 과정은 난해한 퍼즐을 끼워 맞추는 듯하다. 프랑스 역사학자 아를레트 파르주(1941–)는 방대한 아카이브를 세는 단위를 ‘밑바닥’을 뜻하는 ‘퐁(fonds)’이라 하고 이를 헤아리는 행위를 물에 빠져 죽는 것에 빗대어 그 고충을 토로하였다.[3] 다행히 이번 전시에서 자신의 퍼포먼스에 대해 지속적으로 아카이빙하며 창작의 매개로써 활용해온 임동식 작가와의 대화, 자필 글귀는 믿음직한 길라잡이가 되어주었다. 나아가 새로운 아카이브를 발굴하는 기쁨을 주었고, 회화로 전향한 작가로 인식되어 온 그의 최근 활동을 예술적 스탠스의 변화가 아닌, 모든 생명력을 예찬하는 변치 않는 기조 위에 다양한 방식을 이용하여 자연과 미술의 경계를 허무는 퍼포먼스의 연장선이라고 재인식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였다.전시 제목 《일어나 올라가 임동식》은 1981년 여름 공주 금강에서 열린 야외현장미술 ‘야투(野投)’ 첫 모임에서 선보인 두 퍼포먼스의 제목을 합친 것으로, 그 이후 줄곧 임동식만의 길을 걷게 된 기념비적인 순간을 역동적으로 포착한다. 전시는 크게 ‘몸짓, 몰입, 마을, 시상’으로 나뉘어 현실과 형식에의 저항, 자연 교감적 퍼포먼스에 이어 사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회화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지배적 경향에 휩쓸리지 않고 자유로이 펼쳐온 작품 세계를 시대적 흐름과 특징에 따라 구성하였다. 본 전시에서 작가의 아카이브는 기록물로서가 아닌 순수 창작물처럼 체계적으로 수집, 분류, 보관, 연구될 대상이자, 중요한 예술적 영감의 산실로 제시된다. 더불어 영영 잊힐 수도 있던 예술 행위 순간의 재귀적 소환은 단순한 기록이 아닌 시공간을 초월하는 새로운 창작 행위이자 무한한 확장성이 잠재된 결과물로서 다가온다. 이러한 전개가 임동식이 평생 자처한 아키비스트이자 퍼포머로서의 예술적 궤적을 좇기 위한 횡(橫)이라면, 전시를 구분 짓는 네 개의 주제는 이와 교차하는 종(縱)이 되어, 시대별로 개별적인 동시에 전체적으로 통하는 자연미술가로서의 작가의 예술 활동을 아우른다.이번 전시는 아카이브와 관련된 본격적인 연구의 첫발을 내딛는 동시에 자연에 쉼 없이 열정적으로 다가가는 과정을 다성적 짜임새를 지닌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 임동식의 방식을 통합적으로 목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더불어 이와 같은 시도가 사유예술가로 불리길 희망하는 임동식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로 이어지고, 향후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 전개될 프로젝트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1] 1981년 임동식이 작성한 야투 창립 선언문의 일부이다. “풀포기의 떨림에서부터 여치의 울음, 개구리의 합창, 새, 물고기, 나뭇결에 스치는 바람 소리, 밤하늘의 별빛, 봄의 꽃, 여름의 열기, 가을의 드맑고 높은 하늘, 겨울의 차디찬 기온은 물론 인간이 갖는 모든 동작과 응시, 심리적 문제, 다각적 면에서 생생하게 부딪치는 모든 현실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 대상임을 밝히며 [...] 미술이라는 기존 방법론에 묶인 두뇌, 실내 공간적 차원에 닫혀진 생명의 원음 등을 풀고 되찾아 열기 위함이며 동서남북이 확 열려진 커다란 공간과 변화되는 시간을 사계절의 선에서 바라보는 야투의 율동 속에서는 자연처럼 강하고 선하며 깨끗하고 맑은 의식을 얻을 것이라는 바램 [...] 이다.”

[2] 임동식 작가와의 인터뷰, 임동식 자택, 공주, 2020년 2월 27일. “야투[...]는 자연과 미술의 경계선. 자연에 다가가기인데 자꾸 자연에 다가가다 보면[...] 미술이 증발되어요. 증발됨 - 0이 되는 동시에 다시 거꾸로 1, 2, 3을 쓰게 되는 것- 다시 미술이라는 것을 쓰게 되는 것이죠.”

[3] 아를레트 파르주, 『아카이브 취향』, 김정아 옮김, 문학과 지성사, 202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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