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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벅 : Invisible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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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벅의 역설적 자연 만들기

김찬동(전 수원시립미술관장)


 유벅은 투명한 유리나 캔버스에 곤충들을 유혹하는 물질들을 특정한 형상으로 바른 뒤, 주간엔 냄새로 야간엔 빛으로 곤충을 유인하여 긴 시간 동안 각양각색의 날벌레들을 모은다. 오랜 시간 집충의 과정을 담아내는 과정예술이기도 하고, 자연을 대상으로 한 자연예술이기도 하다. 

그가 추구하는 곤충 작업은 생명의 빛(태양)을 통해 푸르게 존재하는 공간 속에서 인공의 빛(전구)을 이용하여 자연 속의 생명들을 유인해 사멸시키는 구조를 만들면서, 자연과 인공에 대한 인간의 이중적 사고와 그 사고 속에 내재된 부조리와 모순을 드러내고자 한다. 과거 동양에서는 인간을 자연의 일부 인식하고 자연과의 공존을 당연시 했다. 반면, 서구적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지만, 최근들어 생태와 자연에 대한 인식전환으로 자연을 가꾸고 보존하려는 사고가 일반화되어 있다. 하지만 그러한 자연은 순수한 자연이라기보다는 다듬어지고 제도화된 자연이다. 관념화된 자연으로 인간에 의해 재단되고 의미화된 자연이라 할 수 있다. 분류체계에 따라 생물들을 재단하고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연은 인간의 이해와 관리의 영역을 넘어서며, 근자의 코비드나 대규모 자연재해에서 보듯 자연은 인간의 합리적 사유 체계를 무화시키기도 한다. 우리는 수목(樹木)적 사유에 익숙해 있지만 사실 생태는 리좀((Rhizome)적이며, 복잡한 네트워크이고 거대한 디스토피아처럼 보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곤충들의 이미지는 아름다움 보다는 그로테스크하거나 무의식적 상징성을 가지는데, 유벅이 곤충으로 만들어낸 결과물들은 조형적으로 거칠고 그의 화면은 곤충들의 주검들로 더욱 처참하기까지 하다.  자연을 만들기보다는 자연을 훼손하거나 건강한 자연의 생명을 파멸시키는 과정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곤충은 의인화된 존재들로 하루살이처럼 짧은 생이지만 부나비처럼 돈과 권력,명예 등 눈 앞의 욕구와 말초적 감각을 좆다 파국을 맞는 인간의 군상들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때, 그의 작업은 역설적이게도 냉혹하며 거친 자연 그 자체의 속살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을 정복하고, 관리하며,가꾸겠노라는 인간의 억설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에 대한 경종이기도 하다. 곤충들이 만들어낸 형상들 중에는 종교적 형상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고, 명상적 포즈를 취한 자신의 누드를 집충의 플랫폼으로 삼기도 하는데, 자연의 죽음이 모든 피조물들이 구원을 얻을 때까지 탄식하며 기다리는 그 때를 떠올리게도 한다. 그가 만들고자 하는 자연은 조화와 질서의 자연이라기보다는 충돌과 모순으로 가득찬 날 것으로, 황무한 본래의(rewilding) 자연인지도 모른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그의 작업은 관념과 합리적 대상으로서의 자연에 대한 ‘역설적 자연 만들기’이며 ‘본래적 자연 만들기’를 꿈꾸는 하나의 제안이며 모색이기도 하다.    


개인전 서문 김찬동 발췌




2021 사유반 가상 240x70x250  아크릴,나무,벌레,튜브


2021 삽 210x130x20 태양전지판,벌레,등,아크릴,나무


2021 소년 55x70 아크릴,벌레

무제 2021 320x320 프라스틱,메탈,동물뼈

2018 인간 125x170 c-print 30x40x12 나무,벌레


Starbucks 2022 162x132 cardboard on panel



2018 무제  60x80 cardboard on p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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