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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연 : 부드럽고 무정한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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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잔상’
2023년 상반기 기획공모 선정작가전
2023. 2. 1 (수) ~ 2. 6 (월)




1. 전시개요 

■ 전 시 명: 2023년 상반기 갤러리 도스 '시간의 잔상' 기획공모 선정작가展
       장주연 ‘부드럽고 무정한 날들’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
■ 전시기간: 2023. 2. 1 (수) ~ 2. 6 (월) 



2. 전시서문

불안의 감각

김민영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감각은 머리가 아닌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기에 육체로 직접 살아내는 것만이 감각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이 된다. 이렇듯 인간은 타고난 육체로 존재를 지각함으로써 관념을 쌓아나가고 쌓여진 관념과 경험들을 바탕으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경험들은 축적되어 육체와 교감하고, 육체로 다시 들어온 경험들은 단순히 쌓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태생의 본능적인 감각들과 용해된다. 이처럼 우리는 태생의 감각들로 삶을 일궈나간다. 이러한 감각은 크게 내면과 외면의 감각으로 구분이 가능한데 내면의 감각은 마음에 담아둔 감각이며 외면의 감각은 내면의 감각을 표현하여 외부에 드러낸 행위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어떠한 현상에 의해 형성된 내면의 감각은 무의식 또는 의식의 활동을 통해 표출되며 표출은 곧 표현이 되고 행동의 시발점이 되곤 한다. 이에 작가는 불가항력적인 시간의 흐름에서부터 비롯된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감각들을 일깨워 예술로 환기시키고자 한다. 

어떠한 대상의 형상은 고유한 형태나 특정 색채에 의해 기억되지만 작가의 작품을 보면 구체적인 형상보다는 작품에 대한 인상이 먼저 떠오른다. 전체적인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색채인 흑백의 이미지들은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게 된 작가 본인의 경험이자 자신의 존재를 들여다보게 하는 의미를 지녔다. 흑백의 이미지를 그려내는 동안의 호흡은 무의식에 자리한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고 고통과 불안의 감각으로 표출된다. 작품 속 인물들은 웅크리거나 누워있는 등 어딘가 고독해 보이는 자세를 연출함과 동시에 무질서한 먹 자국을 그대로 노출한다. 인물의 자세들은 실존적 자아 인식에 대해 심오하게 고뇌하는 내면세계를 대변하고 현재로부터 도피하고자 하는 욕망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먹 자국은 지나온 시간 동안 예기치 못한 일들을 경험하며 생겨난 흔적처럼 보이기도 하며 불규칙하게 중첩된 선들과 먹, 젯소 등 재료의 표현으로 인해 불안한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숨> 시리즈는 삶의 불확실성, 존재에 대한 물음들을 고민하며 살아있음의 가장 기본적인 숨을 시각적으로 나타낸다. 이때 흰색의 재료인 젯소의 양을 섬세하게 조절하여 미묘한 그라데이션 효과를 줌으로써 짙은 안개처럼 내뿜어지고 흐릿하게 퍼져나가는 숨의 동적인 질감을 풍부하게 표현한다. <실체 없는 고통> 시리즈는 원인이 불분명한 심인성 고통을 통해 정신과 신체가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고 작가 자신의 실존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작업은 통증이 발현되는 신체의 일부를 크게 확대하여 그려내어 작가가 경험한 고통의 크기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고통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신체 표현에는 주로 흑색 분채를 사용하는데 이는 먹물을 여러 차례 쌓아 올렸을 때와는 또 다른 색온도의 표현과 번짐의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같은 검정색 분류의 색상이라도 보다 차갑고 짙은 어둠의 표현이 가능하다. 

작품에 담아내는 숨의 에너지는 그 자체로서 감각을 통해 전달되며 전시 공간을 숨으로 가득 메워 관객을 몰입시킨다. 오롯이 혼자가 될 수 있다는 상상 속에서 시간의 흐름에 자리한 감각을 온전히 느끼며 호흡에 담아 숨을 내쉬어 보면 이내 긴장감이나 불안함의 감각은 사라지게 된다. 마침내 주변은 고요해지고 공간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호흡은 차분해지고 모종의 편안함 마저 느껴진다. 내가 완전히 소진되지 않고 현재를 살고 있는 것은 어쩌면 불안 때문일지도 모른다. 불안은 매일 소진되는 나의 현재를 끊임없이 갱신시키며 존재를 확인한다. 그러므로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 불안의 감각을 지속 마주해야하는 건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는 개인의 주관적 경험을 치유할 수 있는 기능으로 작용하여 불안을 극복하고 살아있음의 순간을 자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부드럽게 숨막히는3>  112X291cm, 장지에 혼합매체, 2019·2023





<부드럽고 무정한 풍경>  112X145.5cm, 장지에 혼합매체, 2022





<섬>  91X116.8cm, 장지에 혼합매체, 2022





<섬>  52.8X41.2cm, 장지에 혼합매체, 2021





<잡으려고 해도 미끄럽게>  53X45cm, 장지에 혼합매체, 2018





<흐름의 끝>  112X145.5cm, 장지에 혼합매체, 2022




3. 작가노트

나는 대학교에 입학한 20살에 스쿠버다이빙을 배우게 됐다. 수면 아래서 중성부력(부력과 중력의 힘이 동일하여 물에서 뜨지도 가라앉지도 않는 상태)을 유지하여 몸을 맡기면, 나 자신의 무게나, 세상의 시간이나, 다른 고민거리들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된다. 오직 내가 내뱉고 들이쉬는 숨과, 장비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공간에 홀로 떠 있다는 것에서 비롯되는 막연한 불안감, 그리고 맨살에 스치는 물결의 느낌만이 남는다. 
가끔은 조류(밀물·썰물에 의해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해수의 흐름)가 있는 곳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기도 했다. 조류는 바닷속의 거대한 흐름인데, 오리발을 낀 발로 아무리 수영을 해도 조류 반대방향으로 거슬러 가는 것은 매우 어렵다. 
물 밑에 남겨진 인간의 흔적들도 자주 만난다. 거대한 난파선, 전쟁 중 침몰한 비행기, 그물과 같은 해양쓰레기를 보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내고, 이용했을 물건들은 물 안에서 그저 고요하게 멈춰있을 뿐이다.

나는 물속에서의 감각, 경험을 살아가며 종종 떠올리곤 한다. 삶은 자신이 예측한 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필연적으로 벌어지는 막을 수 없는 일들, 예상치 못한 고통과 불행,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사람 간의 관계 등, 자신의 의도나 노력과는 별개로 흘러가는 거대한 세상의 흐름 안에서 개인은 너무나 작고 무기력한 존재다. 때로는 그 커다란 흐름에서 비롯된 위압감에 숨이 막힐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나는 더욱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스쿠버다이빙 중 숨결 한번 호흡 하나에 온 신경이 집중되는 것처럼, 너무나 커다랗고 거대한 흐름 안에 있기에 오히려 작은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불안함과 막연함, 아득함, 위압감은 불확실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삶 속에서 자신이 느낄 수 있는 확실한 순간의 감각이며,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전시 제목 ‘부드럽고 무정한 날들’은 내가 현재 세상의 흐름에 대해 느끼는 감상을 표현한 제목이다. 세상은 개인을 다정하게 보듬어주지 않지만 그렇다고 능동적으로 공격하지도 않는다. 차갑지는 않으나 따스하지도 않다. 사는 것이 즐겁거나, 힘들거나, 외롭거나, 무료하거나, 행복하거나, 슬프거나 하는 것은 개인의 감상일 뿐, 삶은 마치 바다나 강물의 흐름처럼 부드러우나 무정하게 흘러간다.



4. 작가약력 


장주연(b.1993)
e-mail : jooyun1116@naver.com

서울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동양화전공 석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학사


개인전 
2023 부드럽고 무정한 날들(갤러리도스, 서울)
2019 검은 순간(사이아트도큐먼트, 서울)

그룹전 
2022 The Nature-자연을 논하다(포스코건설 더샵갤러리, 서울)
2022 세렌디피티(갤러리B, 서울)
2021 빌라다르 Villa de’Art 2021(예술의전당, 서울)
2020 2인전-어디로, 무엇으로(문화공간항파두리, 제주)
2019 2인전-서툴고 낯선 이야기(오!재미동갤러리, 서울)
2018 2인전-어둠 속에서 몇 개의 그림자가 서성이었다(ARTXSTAY 문래, 서울)
2018 3인전-포크숟가락(우석갤러리, 서울)
2017 모든 것이 명확하다면(겸재정선미술관, 서울)

현재 (사)에스아트플랫폼 아트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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