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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에 핀 꽃: 글로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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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아트갤러리 2023년 첫 전시 ‘연옥에 핀 꽃’ 개막

세계와 지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글로컬전시
칼 마이던스 등 미 FSA프로젝트 참여작가 8인과 국내작가 4인의 작품 4월 16일까지 전시 


여수시가 2월 24일부터 4월 16일까지 엑스포아트갤러리에서 글로컬전시 ‘연옥에 핀 꽃’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세계와 지역의 경계를 넘나들며 시각예술의 다채로운 면모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역사의 비극과 현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한 미국 FSA프로젝트 참여작가 8인의 사진 87점과 함께 국내작가 4인의 회화 및 조각 33점이 소개된다.  

FSA프로젝트는 1930년대 미국 대공황기 프랭클린 루즈벨트(Franklin D. Roosevelt) 대통령의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조직한 농업안정국(FSA, Farm Security Administration)이 주도했던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으로, 포토저널리즘이 예술 형태의 하나로 받아들여지는 계기가 되어 현대미술사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실업, 가난, 이민자 문제 등 피폐한 삶의 현실을 다루는 이 사진들은 국가 정책의 홍보 용도로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진가들이 피사체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인간에 대한 깊은 존경심이 담겨있어 휴머니즘의 정수를 보여준다.   

한국전쟁과 여순사건을 기록한 사진가로 우리에게 친숙한 칼 마이던스(Carl Mydans, 1907-2004), 사람들의 감정을 아우르는 서정적 다큐멘터리 사진을 완성한 워커 에반스(Walker Evans, 1903-1975), 사진매체를 통해 희망의 전도사 역할을 수행하며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포토저널리스트로 자리매김한 도로시아 랭(Dorothea Lange, 1895-1965) 등의 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이 다큐멘터리 사진들과 함께 우리 역사의 비극적 사건들을 주제로 다루며 역사화의 새로운 장을 개척해 온 두 원로 작가 서용선과 강종열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이번 전시는 회화적 상상력이 풀어내는 역사의식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강렬한 색채와 거침없는 붓놀림으로 지리산에 얽힌 한국현대사의 아픔과 조선 제6대 왕 단종의 비극적 죽음을 다룬 서용선의 대작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한편, 여순사건의 소용돌이치는 격정과 비애의 감정을 내면화하여 풍경을 통해 상징주의 미술로 승화시킨 강종열의 역작을 통해 여수지역 현대사를 다시 조명하고자 한다.      

과거사를 성찰하는 이러한 미술의 시도뿐만 아니라 지금 여기의 현실을 응시하는 중견작가들의 실험적 작품들도 더해져 동시대 미술의 단단한 지층을 확인할 수 있다. 파편화된 인체를 통해 번뇌와 고통을 넘어서는 존재론적 사유를 펼쳐 온 박치호의 압도적인 회화와 조각이 인간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그와 더불어, 오랫동안 풍경 작업에 몰두해 온 박동화의 화폭에 폐허가 된 땅과 이웃의 아픔에 대한 공감이 스며들게 된 것을 목격하며 그의 시선에 기꺼이 동참하게 만드는 그림들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2023년 엑스포아트갤러리의 첫 번째 전시로서, 여수시에서 현재 추진 중인 시립미술관의 컨텐츠를 실험하고 지역미술이 세계와 교류하며 활성화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계획되었다. 

엑스포아트갤러리는 앞으로도 국내외 유수 기관 및 작가, 그리고 지역미술계와 지속적으로 협력하여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예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해나갈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역사와 현실에 대해 깊은 성찰을 보여주는 다양한 시각예술 작품들을 통해 이번 전시가 삶과 예술, 그리고 사회의 관계에 대해 잠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 서문] 

연옥에 핀 꽃 

큐레이터 임은민

연옥(煉獄), 죽은 자들이 머무는 정화의 공간. 중세 기독교인들이 만든 이 상상의 공간은 과오에 대한 참회를 통해 구원의 가능성을 꿈꾼다는 점에서 지극히 인간적이다. 『신곡』에서 단테는 연옥의 비탈을 오르는 정화의 과정을 고통스럽게 묘사한 바 있다. 구원에 다다르는 이 여정은 이승의 살아있는 자들이 죽은 자들을 위해 기도할 때 좀더 수월해진다고 한다. 

연옥에서 떠도는 넋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해 여기 이승에서 씻김굿을 자청하는 이들이 있다. 수백 년 전 억울하게 영월에 묻힌 어린 왕 단종을 위한 기도, 한 때 피로 물들었던 지리산에서 사라져 간 이들을 위한 기도, 여순사건이라는 격란에 휩쓸려 붉은 동백꽃 지듯 스러져 간 이들을 위한 기도. 불의한 폭력으로 비명횡사한 이들의 영혼이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도록 색색이 물든 아픔을 화폭에 담아낸 서용선과 강종열이다. 

그런데 이 정화의 과정은 비단 저승의 연옥에서뿐만 아니라 이승에서도 이루어진다고 한다. 고달픈 삶의 여정에서 다시 일어나 비탈을 오르는 지난한 발걸음을 일컫는 것이다.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기 가난을 버텨야 했던 노동자와 이민자의 피폐한 일상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며 인간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담아낸 사진가들, 매순간 소멸해가는 존재의 기억과 망각이 교차하는 몸을 성소(聖所) 삼아 번뇌와 상처를 응시하는 박치호, 그리고 사회적 편견에 밀려난 한센인들의 “꽃같이 아름답고 꽃같이 서러운” 도성마을을 그리는 박동화. 이들은 고통의 근원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구원을 향한 여정이 시작된다고 믿는다. 

주저앉고 싶은 존재의 불안과 비참함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향하는 마음이 다시 연옥의 비탈을 오를 때, 길 어느 귀퉁이에는 누군가의 기도가 닿아 피어난 꽃이 함께 하기를 염원한다. 

Flowers in Purgatory

Curator Dr. Eunmin Lim

Purgatory, a place of purification for the dead. This imaginary space created by medieval Christians is human in that it dreams of the possibility of salvation through repentance for one’s mistakes. In The Divine Comedy, Dante describes the painful process of purification that takes place while the soul is climbing the slope of Purgatory. It is said that this journey to salvation is made easier when the living in this world pray for the dead.

There are people in this world volunteering for ssitgimgut because they cannot ignore the pain of the wandering souls in Purgatory. Prayers are said for King Danjong, the young monarch buried in Yeongwol hundreds of years ago; for those who disappeared Jirisan Mountain, once stained with blood; for those who were swept away by the turmoil of the Yeosun Tide and perished like a red camellia flower. SUH Yongseon and KANG Jongyeol captured this pain on canvas so the souls of those who died from unjust violence could soar into the sky.

However, it is said that this process of purification occurs not only in the Purgatory in the underworld but also in this world. The process refers to a difficult step up the slope of the exhausting journey that is life. Photographers captured the deep respect for human beings by recording the devastated daily lives of workers and immigrants who endured poverty during the Great Depression in the United States in the 1930s. PARK Chiho gazes at the anguish and wounds, using the body as a sanctuary where the memory and oblivion of a fading existence intersect. In addition, PARK Donghwa, who draws the “beautiful and sad flower-like” Doseong village of the Hansen people who were pushed out by social prejudice. They believe that the journey to redemption begins with recognizing the source of suffering.

In spite of the anxiety and misery of beings who wish to sit down, when their hearts climbs the slope of Purgatory toward the sky again, I hope that the prayers of this world can reach some corner of the road and make flowers bloom together.



서용선 | 계유년 1453, 2007, 캔버스에 아크릴 acrylic on canvas, 200x323cm



강종렬 | 형제묘, 2018,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96.5x258.5cm



박치호 | 다시 일어서는 몸, 2022, 리넨에 아크릴 acrylic on linen, 259x388cm



박동화 | 도성영가(靈歌), 2022, 캔버스에 아크릴 acrylic on canvas, 162.1x227.3cm




FSA프로젝트 - 고든 파크스 | 인생의 친구, 1943,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43x55cm



FSA프로젝트 - 도로시아 랭 | 농장, 1939,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43x44cm



FSA프로젝트 - 러셀 리 | 앤드류 오스터마이어 부인의 손, 1936,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43x63cm



FSA프로젝트 - 벤 샨 | 목화 따는 사람, 아칸소, 1935,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43x63cm




FSA프로젝트 - 아서 로스타인 | 보육원, 텍사스, 1942,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43x63cm



FSA프로젝트 - 워커 에반스 | 버밍엄 근처의 좌판, 앨라배마, 1936,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43x55cm




FSA프로젝트 - 잭 델라노 | 바느질 공장에서, 푸에르토리코, 1942,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43x55cm




FSA프로젝트 - 칼 마이던스 | 빈민가의 뒤뜰, 워싱턴 DC, 1935,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43x6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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