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봄에 피어나는 꽃처럼 끊임없이 분출하고자 하는 인간의 예술적 욕망과 그 무정형성을 300여명 작가의 다채로운 시각으로 표현한 전시. 다양한 개성을 가진 작품과 프로젝트를 한자리에 모아 파격적인 형식의 예술을 제안하는 전시로 작가최정화가 전시구성을 담당했다.
니가 공모전 맛을 알아?-코리아나미술관의 춘계예술대전 이주헌 | 미술평론가
'민주주의에 두 번의 갈채를 보낸다. 하나는 다양성을 용인하기 때문이요, 또 하나는 비판을 허락하기 때문이다.'
그 어떤 현명한 왕의 통치보다 민주주의가 더 고귀하다. 영국의 소설가 에드워드 포스터가 말한 대로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용인하고 비판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고유한 인격과 존엄성을 갖고 있으며, 그것의 의의는 무엇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 그것은 모든 조화의 출발점이다.
문화예술 역시 다양성 위에서 꽃핀다. 문화예술은 생래적으로 민주적이다. 아름다움이 균형과 통일을 지향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모든 것의 획일적 배열과는 거리가 멀다. 먼저 각각의 개성과 가치가 있는 그대로 존중되고, 그것들이 어우러져 다양한 구성과 조화를 자아낼 때 균형과 통일의 미학은 비로소 작동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민주주의적 가치를 배반할 때가 많다. 구별이 자연스레 차별을 낳듯이 어떤 것을 좋게 평가하는 순간 평가의 대상에서 빠져버린 것은 나쁜 것 혹은 못한 것이 되고 만다. 남자와 여자, 백인과 유색인,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구별하는 순간 어느새 차별의 기제가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차별을 토대로 곧잘 억압적이고 획일적인 질서가 강요된다.
물론 구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구별은 필요하다. A와 B의 차이를 구별하지 않고 어떻게 사물을 인식할 수 있을까? 앎은 구별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여기에 호오(好惡)의 감정이나 필요에 따른 욕구가 작용하기 시작하면서 부지불식간 차별이 시작된다. 그것이 개인적인 차원의 선택의 문제라면 큰 문제가 없으나,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차원의 차별로 발전하면 사회는 갖가지 갈등과 부작용에 빠진다.
콩쿠르나 공모전 같은 예술행사도 그 구별하려는 의지로 인해 애초의 의도와 관계없이 차별을 낳곤 한다. 그것은 우수한 기량을 지닌 예술가를 선택하고 격려하는 행위가 될 수 있으나, 취미판단의 문제에 특정한 기준을 강요해 낙선한 나머지를 '수준이 떨어지는 것 혹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낙인 찍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1863년 파리에서 열린 '낙선전'은 이런 낙인 효과에 저항한 대표적인 사례인데, 그런 '폭력'이 얼마나 문제가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은 역사가 잘 증명하고 있다. 당시 살롱전에서 떨어진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는 오늘날 그 무렵에 제작된 그림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현대의 어떤 미술사가도 당시 살롱전에 입선한 작가들을 낙선한 인상파 화가들보다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인상파 화가들과 감히 비교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런 사실들을 감안한다면, 코리아나미술관의
춘계예술대전이 얼마나 민주주의적 가치와 문화예술의 본질에 충실한 전시인가를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공모전은 당선작과 낙선작을 모두 전시하고 있고, 그에 따라 심사위원들의 기준과 관객의 다양한 관심과 기호가 평등하게 비교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매우 이례적인 이런 전시 방식은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예술의 내재 요구에 오히려 더 부합하는 전시 형태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전시를 보며 우리는 진정한 혁신이란 피상적인 탈바꿈이 아니라 사물의 본질로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춘계예술대전의 이런 이례적인 행사 성격은 그 예외성으로 인해 관객의 시선을 입선작이 아니라 오히려 낙선작에 쏠리게 한다. 물론 입선작은 '살롱전'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구별해 전시한다. 우수상 5인과 심사위원특별상 1인 등 모두 여섯 작가의 수상작이 이 전시에 들었다. 봉지에 바느질을 해 출품작을 만든 추수희를 비롯해 스크린 프린팅과 애니메이션, 도자예술, 영상 및 설치 분야를 다룬 이고은, 정주아, 박지원, 이경규가 우수상 수상자이고, 고기를 잡거나 곶감을 말리는 모습을 사진으로 포착한 양길석이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자다. 이들의 작품은 무엇보다 '인간의 예술에 대한 욕망과 예술의 정형성'을 조명하려는 이 공모전의 주제의식을 잘 드러내는 작품들이다.
그럼에도, 이들 수상작보다 낙선작들이 공모전의 주제의식을 더 잘 드러낸다는 점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위에서 언급했듯 입선작은 모두 6점이다. 하지만 출품작 수는 모두 1천32점이다. 그런 까닭에 1천26점의 낙선작이 빽빽이 걸려 있는 전시공간을 보노라면 그 압도하는 느낌이 선정작이 걸린 공간과 도무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다. 선정작이 작품의 '내공'으로 주제의식을 전하고 있다면, 이 작품들은 천차만별인 내공의 수준을 떠나 그저 그렇게 몰려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공모전의 주제의식을 강렬히 대변한다. 흔히 질이 양보다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너무나 많은 숫자 앞에서는 하나하나의 질이라는 게 얼마나 제한적인 의미를 갖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독특한 성격을 지닌
춘계예술대전은 주제와 형식에 대한 어떠한 제한도 두지 않았다. 응모자가 자유롭게 출품하도록 해 네 살짜리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직업화가, 아마추어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응모했다. 그러니 낙서 비슷한 그림에서부터 드로잉, 유화, 폐품을 이용한 조형물, 광고기구, 대학입시에서나 볼 수 있는 '입시용 그림' 등 분류 자체가 쉽지 않은 형형색색의 작품들이 전시공간을 수놓게 됐다. 예술을 향한 사람들의 욕망이 그만큼 '총천연색'으로 '유치찬란'하게 드러난다. 나름대로 자유로운 표현으로 분출되었다 싶은 게 있는가 하면, 기왕의 전형이나 정형을 무비판적으로 따른 작품도 적지 않다. 그렇게 어우러지고 섞이어 우리 시대의 미술이 사람들의 욕망과 어떻게 만나며 그것들이 어떻게 정형화되어왔는지 생생히 목격하게 한다.
이렇게 아우성치듯 제 각각의 목소리를 내는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보는 동안 우리는 기왕의 공모전이나 기타 미술 경쟁 제도가 상황에 따라 얼마나 독재적이며 상투적인 것으로 전락할 수 있는가 하는 데 대해 깊은 성찰에 잠기지 않을 수 없다. 낙선작들이 늘 대중의 시야로부터 사라지도록 하는 것은 지독한 은폐다. 기득권자들의 배타적인 독점권을 완성해주는 위장 행위인 것이다.
그러나 예술은 태생적으로 민주적이고 개방적이다. 그 사실을 이번
춘계예술대전이 흔치 않은 낙선작 공동 전시를 통해 생생히 보여준다. 이런 전시 구성에 더해 '춘계예술대전 드림팀'의 작품을 건물 곳곳에 설치한 것은, 이 행사의 성격을 공모전+낙선전+기획전의 비빔밥으로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격식을 따지는 요리 일반이 그렇듯 메인 디시와 사이드 디시 따위로 나누지 않고, 모든 게 민주적으로 조화롭게 어울린 비빔밥은 어쩌면 예술의 본원적인 이상이 가장 잘 나타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춘계예술대전은 그 푸짐하고 맛있는 비빔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운 것 같은, 깊은 만족감을 주는 미술행사라 하겠다.
1. 전시 기획의도 및 주제'유전자의 구조와 DNA의 배열방식은 '우연'이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또 한편으로는 그 우연한 DNA들이 세대를 넘어 전승되는 것은 구조 전체를 유지하려는 절대적인 필연성에 의한 것이다'.- 자크 모노 <우연과 필연> 中에서
인간의 무한한 다양성과 세대 지속성이라는 자연의 섭리 속에는 풀 수 없는 '우연'과 '필연'의 명제가 존재한다. 예술에 대한 욕망 또한 이와 다를 바 없다. 새로운 욕망은 우연이라는 이름 하에 새로운 결합을 만나고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낸다. 또한 세대를 넘어 내려온 예술의 정형성을 모방하고 따르는 필연도 반복되고 있다.
코리아나미술관의 열번째 기획전인
춘계예술대전은 인간의 예술에 대한 욕망과 예술의 정형성에 대해 새롭게 조명하고자 기획된 이색 전시회이다. 설치 미술에서 디자인 건축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최정화 작가가 아트 디렉팅을 맡아 총괄 기획을 하였으며, 공모전이라는 형식을 빌려 395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여 예술의 '우연과 필연'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춘계예술대전은 최정화 작가와 젊은 아티스트로 이뤄진 '춘계예술대전 드림팀(이하 드림팀)'이 전체 전시를 기획하고, 코리아나미술관이 위치한 스페이스C 7층 건물 전체를 갤러리로 활용하였다. 지난 2월 말에 열린 공모전인 '제 1회 인터내셔널 영 아티스트 춘계예술대전'을 통해 모인 일 천 여 점이 넘는 작품은 각각의 예술성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공간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작품으로 승화 시켰다.
코리아나미술관은 최정화 작가와 젊은 작가들의 예술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간섭은 하지 않는 오픈 형태로 진행하였다. 최정화 작가 특유의 거침없는 신선함, 날 것으로의 시도, 한국적이면서 일상적인 소재를 통한 의식 환기 등을 높이 평가하여, 기존의 전시의 틀을 깨는 새로운 것을 꾀하고자 한 것. 또한 압구정에 위치한 지역적 고정 관념과 20주년을 맞은 코리아나 화장품의 세련되고 정형화된 이미지의 활력을 일깨우는 새로운 에너지를 창조하고자 하였다.
코리아나미술관 유승희 부관장은 '젊은 작가 지원 프로그램인 아트월 프로젝트의 연장선에서 신진, 기성 작가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표현하고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의 큰 의미가 있다'며 ' 2회, 3회
춘계예술대전으로 연계하여 더욱 발전되고 차별화 된 기획전 시리즈로 이끌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주헌 미술평론가는 이번 전시에 부쳐 '1천26점의 낙선작이 빽빽이 걸려 있는 전시공간을 보노라면 그 압도하는 느낌이 선정작이 걸린 공간과 도무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다.'며 ' 태생적으로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예술의 본질을
춘계예술대전이 흔치 않은 낙선작 공동 전시를 통해 생생히 보여준다'고 평하였다.
2. 전시내용전시는 크게 ▶공모전 당선작으로 구성된 '살롱전' ▶낙선작으로 구성된 '낙선전' ▶지명 작가들이 활약한 '설치전' ▶비디오 아트를 상영하는 '게릴라 영상회' ▶작가와 관객이 함께 하는 토론회와 워크샵 등으로 구성된다.
1) 공모전 (살롱전+낙선전)
'400명의 아트 용사가 모였다, 아트 파워 레인저'
최정화 작가와 드림팀의 이색 전시의 첫 발은 '공모전'이었다. 지난 2월 말에 개최된 '제1회 인터내셔널 영아티스트 춘계예술대전'작품 공모를 통해 1,032점의 작품이 모였다. 주제와 형식에 자유가 없었던 이번 공모전에는 한국,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4세에서 67세 이르는 폭넓은 연령대, 기성 작가 외에도 요리 모형 제작사, 철도청 직원, 청자 장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티스트가 참가하였다. 작품 또한 순수 회화에서 공예, '입시 미술', 사진, 비디오 아트에 이르는 다양한 형식이 시도 되었다.
공모전 작품이 모두 전시된다는 것은 이례적인 시도이다. 최정화 작가를 비롯하여, 아르코 미술관의 백지숙 관장, 대안공간 풀의 조선령 큐레이터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6작품은 '살롱전'에, 나머지 작품은 모두 '낙선전'을 통해 전시된다. 기존 공모전이 당선작 위주의 전시를 통해 예술을 정형화하고, 위계 질서를 편성하는 것에 반해, 이번 전시회에서는 당선과 낙선작 모두 전시를 함으로써 예술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천 여 점에 이르는 낙선작이 모여 발산하는 새로운 예술적 에너지를 창조하였다.
'제1회 인터내셔널 영아티스트 춘계예술대전'은 대상과 우수상을 구분하지 않고, 우수작 5인과 심사위원 특별상 1인을 선정하였다. 비닐봉지 위에 바느질이라는 참신한 기법을 선보인 추수희 씨를 비롯하여 스크린 프린팅, 영상 애니메이션, 도예 공예, 영상 및 설치를 출품한 이고은, 정주아, 박지원, 이경규 씨 등이 당선되었다. 특히 모든 심사위원으로부터 논란이 되었던 대구의 양길석씨의 사진 작품은
춘계예술대전이 추구하고자 하는 예술에 대한 욕망과 예술의 정형성을 논하는 데 충분하여 '심사위원 특별상'으로 선정하였다. 고기를 잡거나 곶감을 말리는 양길석씨의 사진 연작 5점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예술은 어떤 의미와 범위를 가지는가에 대해 신선한 시각으로 답변해 준다.
그러나 이번 전시의 백미는 '낙선전'이라 할 수 있다. 빼곡히 갤러리를 메운 1,026점의 작품은 개별 작품이 모여 마치 수많은 DNA 예측 불허 배열처럼 예상하지 못했던 거대한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탄생하였다. 하나하나의 작품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와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서로 맞부딪히며 일어나는 소리 없는 파워 게임은 수많은 내러티브를 창출해 낸다. 공모전은 단지 시스템과 장소만을 제공했으나, 그 시스템 안에는 수많은 이들의 '예술적 욕망'이 모여들어 공간을 차고 넘친다. '낙선전'은 그 규모와 다양성에서 오히려 '살롱전'을 능가하며 관객에게 시각적 충격을 준다. 이 모든 결과물은 '아무나, 아무 것이나 예술적으로 정의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출품 가능하다'는 공모전의 룰을 따르지만, 그 느슨한 구조 때문에 역설적으로 힘을 발휘하고 생명력을 가지게 된다는 역발상적인 효과를 끌어내었다.
드림팀 기획 총괄을 맡고 있는 이노을 작가는 '누가, 얼마나 많은 작품이 공모될 지 알 수 없었지만, 작품 수와 작품 완성도를 보니 일상 속에 예술에 대한 욕망이 얼마나 가득한지 엿볼 수 있었다'며, '너무 많은 작품으로 인해 8M 천정에 붙은 그림을 보기 위에 망원경을 이용하고, 구석에 붙은 그림을 보기 위해 손전등을 사용해야 할 만큼 방대한 전시장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2) 지명작가 주요 설치 작품
'봄바람난 전시장과 유치찬란한 압구정의 만남'
코리아나미술관이 있는 건물 스페이스C 곳곳에는 갖가지 설치물이 봄의 향연을 만끽하게 한다. 천정원, 유쥬쥬, 배수경, 배윤미, 건국대 건축전문대학원 김종진 교수팀 등 10명의 아티스트로 구성된 '춘계예술대전 드림팀'의 설치 작품이 건물 외벽, 주차장, 계단, 로비 등에 전시된다.
1) 건국대 건축전문대학원 실내건축설계과의 김종진 교수팀은 스페이스C 건물 외벽에 그물과 오색 패브릭으로 장식한
를 전시한다. 바람에 흩날리는 천은 봄을 맞은 여심을 표현하고, 그물이나 고급스럽지 않은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미술관 인근 지역이 갖고 있는 압구정 지역의 이미지와 상반된 느낌을 연출하여 행인들에게도 새로운 시각적 재미를 선사하고자 한다.
2)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천정원 작가는 값싼 재료와 화려함이 공존하는 '퐌타지 오브제'인 <쑈! 윈도우>로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천 작가는 국산 마네킹과 로코코 바로크 식의 캐릭터 설치 의상을 통해 아기자기하면서도 세태 풍자적인 설치물을 제작하였다. 스페이스C 1층 로비와 까페의 통유리 창 등에 전시되어 마치 의상을 전시한 쇼윈도우를 연상케 한다.
3) 유쥬쥬 작가는 춘계예술대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고 전시에 참가한 모든 작가들 작업의 장수를 비는 의미의 설치물 쥬쥬서낭당을 선보인다. 작가는 '설치물 자체가 의미를 갖고 관객과 소통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춘계예술대전에 많은 작품이 출품된 만큼 다른 작품과의 조화와 소통을 통해 창조되는 에너지가 흥미로웠다'며 '코리아나미술관 전체에서 봄의 경쾌함과 설레임을 관객들이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3) 관객 참여 프로그램
'봄꽃 피듯 피어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
이 밖에도 춘계예술대전은 11일 오프닝과 함께 '제1회 인터내셔널 영아티스트 춘계예술대전'의 시상식을 개최하고, <게릴라 상영전> <낙선작가 성토대회> 등 전시 기간 내에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게릴라 상영전은 전시 프리뷰 형태로 도산공원 인근 '세컨호텔'에서 진행되며, 미술관 전시장 안에서도 상영한다. 공모전에 출품된 비디오 아트 클립을 엮어 상영하며, 낙선전과 같이 작품 개별 의미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과의 '우연한' 연속성을 갖게 되면서, 관객들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공모전에 낙선한 작가들이 모여 토론을 나누는 낙선작가 성토대회는 작가들의 작품 의미와 견해를 나누고, 출품 전과 달리 전시를 통해 새롭게 재창조되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또는 타인 작품에 대한 느낌을 교환하는 장이다.
3. 전시 의의
1. 통제되지 않는 공간, 열린 개방형 미술관으로서의 코리아나미술관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기성작가와 신진작가, 주류와 비주류의 예술적 소통을 지향하는 춘계예술대전은 우선 코리아나미술관이 그간 추구해 온 통제되지 않은 공간, 열린 미술관으로서의 취지와 연결된다. 코리아나미술관은 기획전과 아트월 프로젝트 등을 통해 실험적인 전시형태와 젊은 작가들을 지원해 왔으며, 화이트 큐브내의 틀 지워지고 정형화된 전시방식을 탈피하며 새로운 형식의 미술관을 지향해왔다.
춘계예술대전을 통해 기성작가, 신진작가, 학생작가 모두와 그들 작품들이 발산하는 정형화되지 않은 거대한 에너지를 미술관이라는 기존 제도권 내에 수용한 것 역시 제도적 미술관의 틀을 해체하고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표현의 장을 확대 재생산하려는 수평적이고 열린 민주주의식 미술관의 예술적 실천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 코리아나미술관: 이질성이 공존하는 혼성의 장소로 / 공공의 미술관으로서의 역할?
춘계예술대전을 통해 코리아나 미술관은 이질적인 작가와 작품, 공간이 뒤섞인 혼성의 장소로 재편성된다. 경력, 학력, 연령을 무시한 작가군과 fine art와 공예, 디자인이 뒤섞인 전시, 작품을 통해 미술관 내부공간과 주차장, 로비, 카페 등 미술관 외부 장소의 소통은 이질성이 공존하는 혼성의 장소로 미술관을 재규정한다.
이러한 혼성의 장소는 자연스럽게 여러 계층의 이질적 관객을 끌어들인다. 미술전문가뿐 아니라, 공모전에 참여한 아마츄어 작가들, 지역 주민 등 다양한 계층을 관객으로 참여시키면서 공공성으로서의 미술관의 역할을 재고하게 한다.
3. 문화매개자로서의 코리아나 미술관
번잡한 강남 한복판에 자연을 끌어들이고자 마련된 '꽃밭 프로젝트' 등 춘계예술대전의 외부 프로젝트들은 지역사회를 고려하고 지역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문화매개자로서의 미술관의 역할을 제시한다.
* '문화매개자로서의 미술관'이라는 명칭은 박신의의 아래 논문에서 인용.
박신의, 「문화계획의 관점에서 본 미술관의 새로운 역할배치」, 『현대미술관 연구』, 16집, 2005, 국립현대미술관
4. 코리아나미술관과 춘계예술대전: 미술계에 논쟁의 장을 제시
춘계예술대전이 보여주는 살롱전과 낙선전의 병행, 아마추어 작가의 작품을 포함 천점이상의 작품 전시, 작품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탈 집중적인 전시디스플레이 방식 등은 분명 미술계에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코리아나미술관은 새로운 전시 형태에 대한 자유로운 논쟁의 장을 제공하여 미술계가 21세기 미술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다시 한번 재고하게 한다는데 의미가 있을 수 있다.
■ 전시명:춘계예술대전 春季藝術大展
■ 일시: 2008년 4월 11일- 6월 8일(휴관일 없음)
■ 장소: 코리아나미술관 전관 및 인근 지역
■ 주최: 코리아나미술관
■ 주관:춘계예술대전 드림팀
■ 아트디렉터: 최정화
■ 후원: ㈜코리아나 화장품, 서울특별시, 사립미술관협회
■ 협찬:대림산업
■ 참여작가:395명 (공모전참여작가 377명+지명작가 18명)
■ 전시작품:회화,영상,설치,사진,공예,디자인,퍼포먼스등 천여점
코리아나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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