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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프랑스국립도서관이 한국 사진을 소장하기 시작한 이유

강철

100년을 못사는 예술가의 이름을 1,000년 이상 기록하고 소장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예술의 본질이자 목적일 것이다. 아직도 많은 작가는 수많은 전시 이력과 출신 대학을 나열하지만, 예술가의 척도는 ‘권위 있는 타자’로부터의 ‘영구 소장’이다. 지난 9월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한국 사진을 처음으로 소장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우리에겐 문화재 반환으로 유명하고, 세계적으로는 구글 라이브러리 프로젝트에 유일하게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국립도서관은 왜 한국 사진을 소장하는지 궁금했다. 


도미니크 베르사벨(Dominique Versavel) BnF 사진부 디렉터


Q. 프랑스국립도서관(BnF)을 소개해 달라. 도서관인데 박물관 기능이 있다.

A. 프랑스국립도서관(Bibliotheque nationale de France, 이하 BnF)는 프랑수와 1세(Francois 1er)가 도서 발행 시 국가에 제출하는 납본을 의무화하면서 설립된 왕립 도서관이다. 이 납본법은 도서로 시작되어 판화, 인쇄, 사진, 영상 등으로 확장됐으며 오늘날에는 프랑스의 주요 인터넷 도메인 등 동시대의 기록적, 유산적 가치가 있는 모든 자료를 소장, 전시, 연구하고 있는 프랑스의 국립 기관이다. 각 분야의 자료는 주로 ‘미테랑(Mitterrand) 도서관(신관)’의 해당 분과에 체계적으로 소장되어 있으며 특수한 자료의 경우는 ‘리슐리외(Richelieu) 도서관(구관)’에 거처하고 있다. 도서관과 박물관의 기능을 함께 지니고 있다. 박물관의 측면으로는 고대 유물부터 현대 미술까지 다양한 자료를 소장하고 전시하며 엄격한 조건으로 다른 박물관에 소장품을 대여하기도 한다. 특히 사진부는 체계적으로 정리된 각종 사진 자료를 집대성하는 곳으로 여겨졌으며 지난 세기 중반부터 소장된 자료들을 재정비하면서 오늘날의 권위를 완성하게 되었다.


Q. BnF의 중점 분야는 무엇인가? 소장품 가운데 사진의 가치는 무엇인가?

A. BnF에서 어느 분야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나의 지향점을 두고 각 부서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막대한 소장품을 보유한 곳이 바로 BnF이다. 사진부에서만 대략 6백만 점의 필름, 인화, 도서, 기타 자료 등이 소장되어 있다. 부서마다 소장품을 보존하고 연구하면서 BnF의 가치를 완성하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다. 사진은 기록적 가치를 가지면서 동시에 예술적,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BnF 사진부는 사진술에 관한 다양한 지식과 활용 그리고 예술사와 역사의 맥락을 따라가며 소장품을 선정한다. 특히 1950년대 이후 작가별 소장품을 재분류하고 연구하면서 사진의 예술적, 역사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Q. 어떤 사진을 소장하고 있나? 질과 양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있다.

A. 1849년에 첫 사진 소장이 이루어지면서 사진부가 생겼다. BnF의 사진 소장은 납본으로부터 시작되어 1960년대부터 전문 학예사들에 의해 체계적으로 작품 소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사진부에는 3명의 전문 학예사가 시대별(19세기, 20세기, 현대)로 각각 담당하고 있다.특히 최초의 사진술인 다게레오타입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사진부의 가장 오래된 자료들이다. 또한 칼로타입, 오토크롬, 스테레오스코피 등 사진의 역사와 관계가 깊은 자료들을 소장하고 있다. 그리고 펠릭스 나다르, 외젠 앗제, 만 레이, 로베르 두아노,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들을 소장하고 있다. 사진부는 네가티브 및 포지티브 필름, 밀착본, 프린트 등 대략 6백만 점의 사진 관련 자료들을 소장하고 있고 판화를 포함하면 대략 1,500만 점의 자료들이 판화 및 사진 분과에 포함되어 있다.


Q. 사진은 언제 예술로 인정받았고, BnF는 어떤 기준으로 소장하는가?

A. 1950년대 이후 작가별로 소장 작품을 재분류하고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예술로서 사진의 가치와 의미를 더 강조하지 않았나 싶다. 오늘날에도 납본법을 근거로 사진 소장을 이어 가면서 재단 및 박물관 등을 통해 기증을 받거나 구매를 통해서도 소장이 이루어진다. 특히 20세기 유명 작가들의 경우 사후 유족들에 의해 영구 소장과 전시를 목적으로 많은 작품이 기증되었다. 현대사진의 경우 사진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작가를 선호하며, 유산적 가치가 있는 작품의 경우 경매를 통해 소장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Q. 아시아 사진도 소장하고 있나?

A. 주로 일본 및 중국 작가를 소장하고 있다. BnF에서 올해 처음으로 소장한 한국 작가는 이명호이다. 캔버스를 통해 피사체의 존재를 재현하거나 또 다른 환경을 재연하는 그의 작품은 사진의 역사에 남을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한국 사진을 연구하여 소장할 계획이다. 앞으로 BnF 사진부의 역사적, 예술적 소장품을 열람하고 전시를 관람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강철(1972- ) 홍익대 예술학과 석사. 김달진미술연구소 편집연구원, 월간디자인 수석기자 역임. 현 서울포토 디렉터, 『사진연감』,『KREATIVE』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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