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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5세 미만 작가 작품만 컬렉션하는 세계 유일의, 기요사토(淸里)사진미술관

강철

지난 9월 기요사토 사진미술관에 다녀와서, 잘 나가는 사진예술가들에게 물었다. 왜 기요사토 사진미술관에 지원하지 않았냐고. 그러자 막상 지원하려고 하니 35살이 지났다고 한다. 그래서 20대 작가들에게 물어보니, 기요사토가 뭐냐고 한다. 한 마디 덧붙인다. 20대 대학생 작품을 컬렉션하는 미술관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고. 작년 기요사토 사진미술관 컬렉션에 지원한 전체 310명 중 한국 작가는 5명이다. 방글라데시는 16명이 지원했다. 세계화 시대라고 하지만, 바로 옆 기회도 내 것이 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젊은 예술가에게는 ‘미술관 소장’이라는 절호의 기회이고, 미술관으로서는 ‘젊은 컬렉션’이라는 새로운 모험이다. 일본에서 도쿄도사진미술관과 양축을 이루는 기요사토사진미술관 컬렉션 운영을 큐레이터 타무라 야스오(田村 泰男)와 야마지 유코(山地 裕子)를 통해 들어보자. 

 


Q. 왜 35세 미만의 작품만 소장하나? 

A. 20대 예술가는 아무도 신경 써주지 않는 환경에 처해 있다. 나중에 작가로 크게 성장하고 돌이켜 보면 20대 시절 작품의 참신함과 강렬함을 스스로 보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예술가를 응원하는 것이 우리 컬렉션 방향이며, 미래의 안목을 믿는 미술관의 자신감이기도 하다.  

 

Q. 소장된 작가가 36세 이후 작업을 중단하거나, 소위 유명세가 없다면 어떻게 되는가?

A. 35세 미만의 작품을 소장한다는 것은 미래의 유명세를 담보하고 컬렉션하는 것이 아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20대 예술혼에 ‘미술관 컬렉션’이라는 영예를 주고, 그 나이로서 적잖은 경제적 도움도 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우리가 많이 소장한 작가일수록 세계적으로 큰 활동을 하고 있다. 미술관 입장에서 그들이 더 크게 성장했을 때 개인전을 위한 준비가 자동으로 되기도 한다.


Q. 100점이 넘게 소장된 작가도 있다. 매년 지원해도 매년 소장이 가능한가?

A. 만약 20살부터 35살까지 매년 지원하고 매년 소장된다고 가정하면, 16년 동안 소장될 수 있다. 전년도에 소장되었다고 해서 누락되는 것이 아니라, 매년 객관적인 심사로 계속 소장이 가능하다. 다른 공모전에서 수상해도 아무 상관 없다. 순전히 작품으로만 매년 판단한다.


Q. 젊은 작가라도 작품값이 다를 텐데, 어떤 가격으로 구입하나?

A. 미술관 소장가가 정해져 있다. 점당 3만 엔~10만 엔(42만원~140만원, 2012년 10월 환율적용)이다. 통상 미술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의 절반이 미술관 소장가므로, 화랑 판매가가 6만 엔~20만 엔(84만원~280만원)인 작품들이다. 컬렉션 양은 작가에 따라 다른데 많이 소장하면 한번에 20점, 적게는 2~3점이다. 작가당 평균 7점 정도 구입한다.


Q. 왜 미술관을 사진으로 특화했나?

A. 설립자가 젊은 시절 사진예술가를 꿈꿨다. 그래서 사진으로 특화한 미술관을 설립했다. 기요사토 사진미술관은 1995년에 설립되었는데, 그 해에 도쿄도 사진미술관도 막 생길 때여서 전반적으로 사진에 대해 큰 관심은 없을 때였다.

 

Q. 미술관 컬렉션 심사는 어떻게 하나?

A. 일본 사진의 거장 호소에 에이코(細江 英公)가 1995년 미술관 개관부터 관장으로 재직 중인데, 심사위원은 미술관 관장과 매년 다른 2명의 일본 사진작가가 합류하여 3인이 한다. 만장일치 합의가 있을 때 컬렉션 결정이 난다.

 

Q. 일본인 심사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면, 일본 사진예술가에게 유리한 것이 아닌가?

A. 오히려 해외작가에게 유리하다. 왜냐하면, 지원자는 일본인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컬렉션 비중은 일본작가와 해외작가가 반반 정도이다. 기요사토 영 포트폴리오 컬렉션 지원은 이미 일본에서 유명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세계를 지향하는 미술관이다. 한국에서 사진을 전공한 젊은 예술가, 미술대학에서도 사진을 매개로 참신한 작업을 시도하는 예술가들이 2013년에 많이 지원해주면 고맙겠다.



강철(1972- ) 홍익대 예술학과 석사. 김달진미술연구소 편집연구원, 월간디자인 수석기자 역임. 현 서울포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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